'복잡한' 손학규, 박상천 · 김한길 만나 탐색전

"민주당도 대통합 참여해야"…민주당 '러브콜'에 난감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는 4일 중도개혁 평화세력의 대통합에 통합민주당이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전 지사는 이날 여의도 63빌딩 모 음식점에서 통합민주당 박상천, 김한길 공동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손 전 지사 측 배종호 대변인이 전했다.
  
  손 전 지사는 이날 회동 직전 대통합신당 창당과 단일 경선을 통한 후보 선출에 합의한 범여권 예비후보 연석회의에 참석했다. 손 전 지사는 열린우리당과 탈당파가 주도하는 국민경선-대통합신당 추진에 동참하는 동시에 '열린우리당 배제론'을 고수하며 연석회의를 비판하고 있는 통합민주당과도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것. 일각에선 '양다리 전술'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孫, 우리와 손잡자" VS "통합민주당이 대통합에 오라"
  
  김한길 공동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중도개혁세력의 승리를 공유하는 우리가 만났다"며 "항간에 '손에 손 잡고'가 유행이던데 손에 손 잡고 우리 목표를 향해 함께하는 방향을 모색해보자"고 손 전 지사의 통합민주당 경선 참여를 권유했다.
  
  이에 손 전 지사는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는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미래를 향해서 통합을 향해 나가자"며 "이 자리에서 박, 김 대표께도 국민대통합이라는 말씀을 드린다. 앞서 연석회의는(이날 오전 범여권 6인 연석회의) 국민대통합을 위한 첫걸음이다. 다 같이 하나가 되자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상천 대표는 "정당이 기본노선, 정책노선이 있어야지 잡탕식이어서는 안 된다"며 "여론조사에 따라 다르겠지만 중도개혁통합이 더 많이 나오는 곳도 있고 문제는 중도개혁대통합의 뜻을 몰라서 어떤 여론조사에서는 60%가 모른다고 한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회동 직후 브리핑에서 "손 전 지사와 통합민주당의 두 공동대표, 세 사람은 중도개혁평화세력의 대통합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며 "오늘 회동에서 손 전 지사는 중도개혁민주평화세력의 대통합에 반드시 통합민주당이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손 전 지사 측 배종호 대변인은 비공개 회의 내용을 전하며 "손 전 지사는'지금은 용광로 정치를 해야 할 때'라며 '지금은 작은 차이를 넘어 중도개혁 민주세력이 다함께 커다란 통합의 길로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고 전했다.
  
  배 대변인은 '통합민주당의 경선 참여 요청을 거부한 것이냐'는 질문에 "거부했다기 보다는 박상천·김한길 대표가 대통합의 원칙에 합의했다고 봐달라"며 "후보자 연석회의를 추진하는 쪽과 통합민주당 간의 참여범위와 방법론 상 의견 차이가 있지만 손 전 지사가 가교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손학규, 복잡한 속내
  
  일단 박상천, 김한길 공동대표의 '러브콜'에 손 전 지사가 선을 그은 회동이었지만 양측의 만남 자체가 통합민주당에 대한 손 전 지사의 관계 개선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사실상 열린우리당 중심인 대선후보 연석회의와 통합신당 추진 논의에 두 발을 디뎌 놓을 경우 자칫 범여권의 다른 한 축인 통합민주당과의 관계가 틀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비노 진영인 통합민주당이 독자행보를 지속해 범여권 분열상황이 고착될 경우 손 전 지사로서는 득이 될 게 없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도 이런 측면에선 손 전 지사와 이해가 일치한다. 정 전 의장은 박상천, 김한길 공동대표와 5일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