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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직접 나서서 '노 대통령 대북정책'과 차별화

"노 대통령, 정상회담 못하면 점수 잃을 것"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이 추진하는 대북정책과의 차별화에 직접 나섰다.

독일을 방문중인 김 전 대통령은 14일 베를린 독일외교협회 청사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노무현 정부는 6자회담과 연계하거나 병행해서 정상회담을 개최하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하반기(8.15) 이전'에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으며, 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남북관계가 북핵 해결의 '반 발짝' 뒤에서 쫒아가야 한다거나 남북정상회담보다 남-북-미-중 4자 정상회담이 더 중요하다는 노무현 정부의 전략에 대한 비판으로 풀이된다.

임동원·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을 대표로 하는 김 전 대통령의 외교안보 참모들은 최근 현 정권의 이같은 인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향후 전개될 한반도 정세에서 한국의 역할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남북정상회담을 먼저 추진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 독일 외교협회에서 강연하는 김대중 전 대통령 ⓒ연합뉴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발언을 통해 이같은 문제의식을 스스로 밝히며 북핵 2.13합의 이행이 진전되며 나타날 새로운 국면에서 목소리를 높이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남북정상회담을 실현하지 못하고 물러나면 노무현 대통령은 남북문제에 대해 많은 점수를 잃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방코델타아시아(BDA) 북한계좌 송금 문제가 해결돼 6자회담이 급진전하면 남북정상회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남북정상회담은 6자회담과 병행할 필요는 없고, 더욱이 6자회담보다 뒤로 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하고 남북한이 남북문제에 대한 주도권을 갖기 위해서도 정상회담이 열려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난 정권에서 남북한 정상이 만난 데 이어 노무현 정부도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고 그래야 다음에 어떤 정권이 들어서도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남북정상회담의 정례화'를 주장하기도 했다.

이어 김 전 대통령은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는 대북 정책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말하고 국민이 햇볕정책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한나라당이 집권한다고 해도 대북 화해 정책이 크게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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