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舊) 여권의 대선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이 "대학 총장이라서 정치를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대선 참여 의사를 내비쳤다.
정 전 총장은 15일 <충북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경영학 분야의 대가로 꼽히는 피터 드러커의 말을 인용해 "피터 드러커는 '대학 경영을 무난히 한 사람은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고 했다"며 "대학은 개성이 강한 교수 집단, 젊은 혈기가 넘치는 학생들, 그리고 직원들로 구성돼 경영이 쉽지 않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치경험이 없는 정 전 총장에 대해 '정치권에서 살아 남을 수 있겠느냐'는 질문이 제기되고 있는 데 대해 '대학 총장도 정치를 잘 할 수 있다'며 자신의 경쟁력을 과시한 것.
또 정 전 총장은 '엘리트 코스만 밟은 귀족적 이미지가 강하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 "겉으로 드러난 학력(경기중·고, 서울대, 프린스턴대학 박사)만 보고 그러는데 엘리트주의자는 결코 아니"라고 부인하면서 "서울로 올라와서 초등학교 3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평일에 밥을 먹은 적이 없고 죽, 수제비, 미군부대에서 주는 옥수수가루 등으로 끼니를 해결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한편 충청도 출신이라는 부분에 대해 그는 "초등학교 다니다 서울로 올라왔지만 충청도 출신이라 덕 본 것도 많아 갚으려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정 전 총장은 '너무 뜸 들인다'는 지적에 대해 "생각은 신중하게 하고 행동은 빠르고 과감하게 해야 한다"며 "최근에는 (정치 진출 문제로) 고민하느라 잠도 덜 자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 전 총장은 "정치에 참여할지 안할지는 아직 모른다. 고민하고 있다"며 "지금은 강의에 충실하고 있다"고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분명한 답변을 피했다.
그는 근황을 묻는 질문에 "가급적 많은 사람들을 만나 문의하고 조언을 받는다. 정치인들과의 만남은 오해 살 수 있어 자제한다"며 "다만 20년 동안 특별한 인연을 맺어 오고 있는 김종인 의원에게서는 정치 진출에 관해 조언을 많이 듣는다"고 말했다.
한편 정 전 총장은 "한국은 경제에선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인지, 정치에선 성숙된 민주화가 정착될 수 있을 것인지 등 모든 면이 불안하고 사회는 여러 부문에서 양극화돼 있다"며 "이런 불안과 양극화를 단기적으로는 경제를 통해서, 중장기적으로는 교육을 통해서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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