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북한의 핵폐기 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를 하나씩 주고받는 방식을 거부하고 양 측이 향후 몇 개월 간 취할 조치들을 세트로 묶어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20일자 <워싱턴타임스>가 보도했다.
라이스 장관은 전날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은 자신들이 실패한 일의 책임을 남에게 돌리는 데 뛰어난 사람들이라 (하나씩 주고받기를 하면) 사소한 조치들을 하나의 성과로 결합시킬 수 없을 것"이라고 북한 측에 대한 강한 불신을 피력하며 이같이 말했다.
라이스 장관은 또 "우리는 모든 조치를 취할 때마다 다른 조치들이 제대로 취해졌는지 측정해야만 하는 상황으로 돌아가길 원하지 않는다"며 "궁극적으로 전 세계가 확인하려는 것은 한반도가 비핵화란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느냐 하는 것이므로 좀 더 폭넓은 조치들이 취해져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은 현재 베이징에서 진행되고 있는 6자회담에서도 핵폐기와 관련된 작은 항목들을 동결.신고-검증-폐기 등 큰 범위의 조치들로 분류하고 일정 기간 동안 한 조치들이 완료되면 미국의 상응 조치가 주어지는 형식의 '단계별 패키지' 방식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다.
라이스 장관은 이 방식에 대해 "더 큰 유연성을 가졌다"고 설명하며 "엄격한 순차적 방식은 작은 행동 하나마다 다음 행동을 위해 먼저 어떤 행동이 취해져야 하느냐를 놓고 끝없는 논쟁만 하느라 진전이 없게 된다"고 말했다.
라이스 장관은 중국이 제안한 일정기간 동안 양측이 이행할 의무들을 협상하는 '작업계획(work plan)'에 대해서도 미국과 같은 개념이라며 "좋은 안"이라고 동의를 표했다.
이처럼 '단계별 패키지'의 효용을 강조하던 중 라이스 장관은 "이 개념은 과학이 아니라 예술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라이스 장관은 "아이고, 이런 말은 절대 해서는 안 될 말인데, 또 여러 군데서 인용하게 생겼다"며 무릎을 쳤으나 발언을 번복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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