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장 선거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유행열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미투(Me too)'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과거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 중인 60대 여성이 "성폭행범은 절대 공직 후보가 될 수 없다는 사례를 남겨달라"며 민주당에 유 전 행정관 공천 배제 및 징계를 촉구했다.
차 모(60) 씨는 3일 서울 영등포 민주당 중앙당사 앞을 찾아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회견에는 차 씨 가족 등 20여 명이 함께했다.
차 씨는 "나는 40년 전 나를 운동권으로 이끌어 준 선배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 가해자는 바로 민주당 청주시장 후보로 나온 유행열"이라며 "오랜 세월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어 눈물로 괴로워했었는데, 8년 전 다른 사람들의 미투를 보며 내 잘못이 아니란 사실을 알게 돼 용기 내 미투를 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또 "2018년 미투 이후 민주당 젠더폭력특별위원회 조사가 있었고, 유 전 행정관의 성폭력이 인정돼 청주시장 후보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이번에도 민주당이 내 미투를 인정해 유 전 행정관이 정밀 심사 대상으로 분류됐다"며 "그러자 유 전 행정관은 지지자와 언론을 대거 동원해 공천관리위원회 심의위원들에게 압박을 가하며 자신의 세력을 과시하고 있다"고 했다.
차 씨는 "권력의 힘 앞에 고작 몇 장의 플래카드를 붙이는 정도밖에 할 수 없어 가슴이 무너지고 처참함을 느낀다"며 "가짜 미투를 외치며 2차 가해로 나를 두려움에 떨게 하는 유 전 행정관은 결코 공직 후보 자격이 없다"고 호소했다.
이어 "민주당은 성폭력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나를 짓밟고, 가족을 비롯해 나를 지지하는 사람들을 정치 공작 세력이라고 비난하는 유 전 행정관을 반드시 징계하고 제명해야 한다"며 "40년이 아니라 100년이 지나도 성폭행범은 절대 공직 후보가 될 수 없다는 사례를 남겨 여성들이 정직하고 공정하게 사는 좋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했다.
차 씨 배우자 유모 씨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적극적으로 나서 유 전 행정관을 공천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유 전 행정관은 청주시장 출마를 선언하는 언론 인터뷰에서 "부당한 컷오프는 다 없애겠다며 당선된 정청래 대표의 말에 용기를 얻어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유 씨는 "40년 동안 혼자 몰래 고통을 감내했던 아내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미어진다. 유 전 행정관은 미투를 정치 공작이라고 주장하지만, 세상에 제 아내의 아픈 상처를 정치공작으로 활용하는 남편이 어디 있나"라며 "지금 이순간에도 도당 사무실 앞에서 단식 농성을 하며 지역 언론을 통해 2차 가해를 일삼는 유 전 행정관이야말로 공작 정치인"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의도가 어떻든 정 대표의 발언으로 가해자들이 힘을 얻고 발언하고 있다. 정 대표는 이 사태를 비롯해 각 지방에서 벌어지고 있는 가해자들의 행위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라며 "선량한 시민들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정 대표와 민주당은 책임지고 유 전 행정관을 제명해달라"고 했다.
앞서 차 씨는 2018년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유 전 행정관을 대상으로 "1986년 자신을 성폭행하려 했다"는 미투 운동을 벌였다. 이는 그해 4월 민주당 젠더폭력특별위원회 조사로 이어졌고, 결국 유 전 행정관은 지선 출마를 포기했다.
유 전 행정관이 이번 지선에서 다시 한 번 청주시장에 도전하자 차 씨는 다시 미투 운동에 나섰다. 지난달 충북 청주시 청원구 곳곳에 "더불어민주당은 성비위 후보자를 즉각 후보에서 배제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게시했으며, 민주당 충북도당에 유 전 행정관의 공천 배제를 촉구해 정밀심사 대상으로 분류하게 했다.
유 전 행정관은 현수막 내용이 허위 사실에 기반한 정치공작이라며 차 씨를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했다. 또한 심사 결과에 반발해 지난달 23일부터 단식투쟁을 시작했다. 같은 날 민주당 충북도당 고문 25명은 유 전 행정관을 지지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민주당 공천관리심사위원회는 지난달 27일 유 전 행정관에 대한 심의를 진행했다. 당일 항의 차 민주당 충북도당에 방문한 차 씨는 단식 농성 중이던 유 전 행정관을 마주치자 격분한 나머지 실신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민주당 젠더폭력특별위원회는 차 씨의 신고에 따라 양 측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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