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내 친노 성향 당원들이 5일 당 비상대책위원회 즉각 해체와 당 진로를 결정하기 위한 '전당대회 준비위원회' 구성을 촉구했다. 이에 맞서 비대위는 의원들을 대상으로 당 진로를 묻는 설문조사를 예정대로 진행키로 해 양측의 갈등이 전면전으로 확산되고 있다.
친노 당원 "무능,독선 비대위 즉각 해산하라"
열린우리당 중앙위원과 당원협의회장 등 270명이 참여한 '전국당원대회 준비위원회'는 5일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대위가 부질없이 당내 갈등과 당-청 갈등만을 조장하면서, 정작 중요한 국정현안에는 당론 하나 정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당은 한 자리수 지지율의 식물정당으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직격했다.
참여정치실천연대, 의정연구센터, 국민참여1219, 신진보연대 소속 당원들이 주축이 된 이들은 "비대위가 당을 수습하기는커녕 오히려 혼란과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며 "비대위를 즉각 해산하고 중앙위원회의 권한을 회복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정기 전당대회가 반드시 개최되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조속한 시일 내에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 제17조에 정한 '전당대회준비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이들은 지난 11월 비대위가 의결한 '기간당원제' 폐지에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기간당원제도 당이 추구해 온 가장 중요한 가치 중 하나이므로 운영상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논의 역시 전체 당원들의 의사와 요구에 기초했어야 마땅하다"며 "당헌개정은 위임받은 권한을 넘어선 월권행위였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오는 10일 1000여 명이 참여하는 전국당원대회를 서울 영등포 당사 앞에서 개최할 것을 예고했다.
김한길 "盧, 국정 전념해야 레임덕 최소화"
이에 맞서 비대위도 이날 저녁 비공개 간담회를 통해 당 진로를 묻는 설문조사 문항과 방법 등을 확정하고 곧바로 의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작업에 착수키로 했다.
지도부는 또한 전날 노무현 대통령의 '서신'에 대해서도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는 등 친노세력의 반격에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김한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고위정책조정회의에서 "대통령이 국정에 전념하는 것은 대통령의 레임덕을 최소화하는 길이기도 할 것"이라며 "나라와 국민에게 좋고 대통령과 여당에게도 좋으니 자꾸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당청관계에 국민들이 이제 짜증 내는 듯하다"며 "대통령 때문에 우리가 이렇게 됐다거나 당이 잘 한게 뭐 있냐며 서로를 탓하면서 세월을 보내는 것은 그야말로 '이건 아니잖아' 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최소한 12월 국회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의정활동에 전념하는 것을 방해하는 상황은 어제로 끝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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