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부시, 흑인 표 구걸?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부시, 흑인 표 구걸?

'악연' 깨고, 최대 흑인 민권단체에서 첫 연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최대 흑인 민권단체의 연례 총회에 처음으로 참석해 연설을 함으로써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시 대통령이 20일 총회에 참석한 전미흑인지위향상협회(NAACP)는 지난 2000년 대선 당시 부시 후보자에게 불리한 캠페인 광고를 내보내는 등 부시 대통령에게 적대감을 보여 왔다.

이 때문에 부시 대통령은 취임 후 매년 반복되는 협회의 초청을 거부해 왔다. 미국 역대 대통령 중 이 총회에 참석하지 않은 경우는 '최악의 대통령'으로 평가받는 제29대 대통령 워런 하딩이 유일하다.

그러나 지난해 협회장이 바뀐 것을 계기로 부시 대통령은 흑인층과의 관계 개선을 도모하기 위해 올해는 협회의 초청을 수락했고, 연설을 통해 흑인들이 여전히 차별 대우를 받고 있다는 점을 시인하는 등 호감을 얻기 위해 애를 썼다.

AP 통신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은 22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인 이번 총회에서 "미국에는 여전히 인종차별주의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사람의 마음을 바꾸는 것보다는 법을 바꾸는 게 훨씬 쉽다"면서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공화당을 불신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고 흑인들이 느끼는 미국의 현실을 솔직하게 시인했다.

AP 통신은 "이 대목에서 청중들은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고 전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에이브러험 링컨을 배출했던 정당이 아프리카계 미국인 사회와 맺은 역사적 연대의 끈을 놓은 것은 비극"이라면서 "너무나 오랜 동안 공화당은 아프리카계 미국인 유권자를 단념했고,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은 공화당에 대한 기대를 버렸다"고 관계 개선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지난 10여 년간 공화당에 대한 흑인들의 지지율은 10% 안팎에 머물렀다. 지난 2004년 대선에서 부시 대통령이 존 케리 민주당 후보와의 대결에서 얻는 흑인표는 11%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부시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 흑인 투표권을 보장하는 법안 시한을 연장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도 포함시켰다. 그는 "미국 남부 지역에서 인두세와 읽고쓰기 능력검사 같은 인종차별적인 투표관행을 금지시킨 기념비적인 인권법의 시한을 연장해줄 것을 상원에게 촉구한다"고 말한 것.

AP 통신은 "청중은 부시 대통령의 연설 내내 대부분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으나 이 대목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기립 박수를 보냈다"고 전했다.

부시 대통령의 연설 직후 상원은 내년 시한만료를 앞둔 이 법의 시한연장 규정을 포함한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지난 주 하원을 통과했다.

미국 시민들은 지난 1870년 제15차 수정헌법에 따라 인종을 불문하고 투표권을 갖게 됐으나 남부를 비롯한 많은 지역에서는 그 뒤 100년이 지나도록 흑인들의 투표권 행사가 보호받지 못하다가 1965년 투표권법 제정으로 보장받을 수 있었다.

미국 정계에서는 이날 부시의 이례적인 연설을 오는 11월 중간선거와 연관짓는 관측들이 적지 않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의회 다수당으로서의 입지를 다시 확보할 수 있을지 안심할 수 없는 공화당이 흑인표 득표율을 올리기 위한 고육지책의 성격도 있다는 것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