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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어는 역시 부시의 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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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어는 역시 부시의 푸들?

영국 언론들 "부시의 관료만도 못해"

'부시의 푸들'이라는 놀림을 받아 온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가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나눈 대화가 '생중계'되는 바람에 영국 언론들이 "역시 블레어는 부시의 푸들"이라며 개탄을 금치 못하고 있다.

G8 정상회담 오찬장에서 '생중계 사고'

'생중계 사고'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G8(선진 7개국+러시아) 정상회의 폐막 오찬장에서 벌어졌다. 부시 대통령과 블레어 총리가 테이블에 놓인 방송용 마이크로폰이 켜져 있는 줄 모르고 은밀한 대화를 나눈 것이다.

부시=어이, 블레어(Yo, Blair). 잘 지내나?

블레어=뭐 그럭저럭….

부시=스웨터 고맙네. 자넨 마음 씀씀이가 정말 놀라워.

블레어=뭘 그런 걸 가지고….

부시=자네가 직접 골랐다면서?

블레어=그럼 당연하지. (농담조) 사실 내가 직접 짰어.

부시=그런데 그 코피(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의 태도(레바논 사태에 대해 평화유지군 보내자는 권고) 말이야….

블레어=내가 한번 그 곳 상황을 봤으면 무척 좋을 텐데….

부시=콘디(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가 곧 갈 거야. 자네 제안을 콘디에게 얘기했어.

블레어=콘디가 가면 반드시 성공해야 하잖아. 하지만 나는 그저 얘기만 해도….

부시=그들(유엔)이 할 일은 시리아에 얘기해 헤즈볼라가 이런 형편없는 짓(this shit)을 그만두도록 막는 거야. 그러면 모든 게 다 끝나…. 코피에게 전화하고 싶어. 바샤드(바시르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게 전화해서 뭔가 되게 하라고 말이야.

블레어=어, 이거?(마이크가 켜져 있다는 사실을 알고 당황)


"중동방문 승인 요청 거절당한 게 타격"

영국의 로이터 통신은 "영국의 언론들은 이같은 대화 내용이 블레어 총리가 미국에 비해 부차적인 역할을 맡고 있으며, 영국이 그렇게 자랑해 온 '특별한 관계'가 불평등한 것임을 보여주었다"고 전했다.

영국의 <데일리 미러>는 "어이, 부시. 앞으로는 우리 총리를 존중해서 대해주소"라면서 부시 대통령의 무례함을 꾸짖는 다른 영국언론들에 합세했다.

나아가 <데일리 미러>는 "블레어 총리는 이번 대화로 '미국 대통령의 푸들'이라는 대중적 이미지가 한층 굳어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로이터 통신은 "블레어 총리에게 가장 큰 타격은 중동방문을 승인해 달라는 요청이 부시 대통령에게 일축당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가디언>은 "블레어 총리는 라이스 국무장관의 가방을 들어주겠다고 제안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 <가디언>은 이어 "블레어 총리는 상관의 허락을 기다리는 모습으로, 주권국가의 수반은커녕 부시의 관료만도 못하게 보였다"고 개탄했다.

<인디펜던트>는 "중동방문 승인 요청이 거절당한 것은 블레어 총리에게 타격이 될 것"이라면서 "블레어 총리는 섹스, 부패, 무능력 등 온갖 스캔들로 인해 당내로부터 사퇴 시한을 밝히라는 압력을 받고 있는 처지"라고 전했다.

블레어 총리는 2009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은 밝힌 상태다. 윈 그랜트 워익대 정치학 교수는 "이번 대화는 블레어 총리가 자신이 종종 주장했던 관계를 부시와 맺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이번 대화가 현실을 반영한 것일 뿐"이라면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과 미국의 관계는 언제나 비대칭적인 것이고, 미국이 지배하는 관계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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