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러시아, 중국이 접경 지역에 자유무역지대의 창설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3국 간의 경제·무역 협력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홍콩신보〉는 16일 중국 지린(吉林)성 개발판공실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중국 땅인 지린성 훈춘(琿春)의 북-중 및 중-러 접경지대에 국제 자유무역지대를 조성하기 위해 항만과 도로 건설공사를 본격 개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또 〈길림신문〉은 같은 날 보도를 통해 북한 땅인 함경북도 온성군 남양에 올해 안에 북-중 변경지역 주민을 위한 대규모 시장이 설립된다고도 전했다.
교역과 시장활동을 기초로 하는 북-중-러의 이같은 경제협력은 위폐 문제로 인한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가 심화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북한 경제의 숨통을 틔우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또 북핵 6자회담이 공전을 거듭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시작되면서 한-미-일 3국의 경제·안보 관계가 급속도로 가까워지는 상황에서 북-중-러 3국이 경제공조를 모색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을 낳게 한다. 일각에서는 지난 1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 이후 점쳐졌던 '특구식 개발'의 구체적인 일면이 드러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북-중 자유무역지대는 기존 시설 활용 뒤 본격 추진**
훈춘 변경 경제협력구 쉬룽(許龍) 부주임은 〈홍콩신보〉와의 인터뷰에서 중-러 양국이 먼저 훈춘과 하산에 일정 범위의 '봉쇄형 관리구역'을 만들어 교통·운수·자원 등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도로와 항만을 개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곳에서는 통상적인 관세 감독관리가 면제되고 양국 상품이 면세로 수출입될 수 있으며 제3국의 화물이나 사람도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다는 게 쉬룽 부주임의 설명이다.
북-중 접경지역의 경우는 일단 현재의 도로와 철로, 항만을 활용해 무역량을 늘려간 뒤 통관 관련 규정을 정비하면서 연계 도로와 항만을 개발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 통해 도로와 항만 투자가 궤도에 오르면 양국 공동의 공업단지를 개발해 훈춘과 북한 나진항의 공동 발전을 모색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쉬 부주임은 "삼국 자유무역지대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선 기초시설 건설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훈춘은 올해부터 도로·항만 구역의 토지개발 프로젝트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3국 자유무역지대에는 러시아의 전력이 들어올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한·일본 기술도 유인 계획**
지린성 투먼(圖們) 통상구 맞은편인 온성군 남양에 설립될 시장은 투먼시 인구유동, 물류의 증장을 이끌 뿐 아니라 옌볜(延邊)조선족 자치주와 지린성 수출 가공업의 발전을 도모한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
지린(吉林)성 검사검역국 관계자는 〈길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린성과 함경북도가 현재 시장 설립 규모, 거래목록 등에 관한 세부적인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시장이 생기면 가장 큰 규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길림신문〉은 또 "북한의 자원과 한국·일본의 선진 기술을 충분히 이용하는 데 유리하며 지린성 제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두만강 지구의 국제합작개발을 추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해 남한과 일본의 기술·자본에도 문호를 개방할 계획을 갖고 있음을 내비쳤다.
투먼 통상구는 북한을 비롯한 러시아, 일본 등과 다변무역을 진행하는 곳으로 유일하게 도로와 철도가 북한과 통해 제3국인이 유효증명서를 가지고 통상하는 것을 허락하고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