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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채 문광장관 "솔직히 미국의 고집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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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채 문광장관 "솔직히 미국의 고집 때문에…"

"그 대신 4천억 기금 모아 영화산업 지원"

"문광부는 지난 1년간 '스크린쿼터 92일안'을 가지고 재경부와 협의해 왔다. 그러나 미국이 계속 73일을 고집해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고 그간의 모든 노력들이 무위로 돌아갔다는 솔직한 고백을 드린다."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은 27일 기자회견을 갖고 스크린쿼터 축소에 따른 후속대책을 발표하며 이와 같이 말했다.

이날 정 장관은 "현재 한국 영화는 스크린쿼터에만 안주해 블록버스터, 로맨틱코미디에만 의존하고 있어 매년 제작되는 80여 편 영화 중 10%만이 극장을 독점하는 등 체질개선이 필요했다. 이를 계기로 예술영화 지원 등을 통해 영화산업의 구조개편을 이뤄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으나 "영화계와 발 맞추다 갑자기 돌변한 이유가 뭐냐" "예술영화 지원과 스크린쿼터는 다른 문제 아니냐"는 등의 질문이 쏟아지자 결국 이와 같이 고백했다.

정 장관은 '이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불쾌한 기색을 보이며 "책임지는 것은 전혀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무엇이 더 책임지는 자세인지는 생각해봐야 한다"며 "영화계가 제안한 대국민 토론회는 얼마든지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문광부가 이날 발표한 후속 대책은 향후 5년간 4000억 원 규모의 한국영화발전기금을 조성해 제작이 위축되지 않도록 투자조합 등에 지원한다는 것이다.

정동채 장관은 "4000억 원 중 2000억 원은 2007~2008년에 걸쳐 국고로 지원하고, 나머지 2000억 원은 개봉관으로부터 영화상영관 입장료의 5%를 모금해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상영관 모금은 관련법 개정 절차를 거쳐 2007년 1월 1일부터 시행하며 이로 인해 입장료가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그러나 "아직 극장들과 합의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조성된 영화진흥기금은 영화투자조합에 대한 공적자금 출자 확대, 비주류 예술영화, 독립영화, 다큐멘터리에 대한 제작 지원, 현재 10여 개 관에 불과한 예술영화 전용관의 100개 관까지 확대 등 예술ㆍ독립영화의 배급ㆍ상영부문에 지원할 계획이다.

정동채 장관은 "이 지원은 한국영화가 현재의 실효적 쿼터인 106일(146일에서 40일을 감경한 일수) 이하로 내려가지 않도록 정책적 지원을 다하겠다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부는 또 이 4000억 원 기금을 활용해 이 참에 ▲해외진출 전략센터 운영과 해외 공동영화 제작지원 ▲디지털 시네마 기술표준 확립과 기술기반 구축 ▲영화 현장인력 처우개선과 재교육 등의 정책을 펴나가면서 제작ㆍ배급사와 극장간의 수익분배율 개선, 영화제작 투자소득에 대한 세제 혜택 등 우리 영화계 현안의 대부분을 해결해 나가겠다고 나섰지만, 이 대책이 영화인들의 반발을 잠재우기는 힘들어 보인다.

정지영 스크린쿼터지키기 영화인대책위원장은 26일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문광부가 어떠한 내용의 지원 발표를 하든 스크린쿼터 축소를 정당화하는 명분이 될 수 없다. 독립영화등에 대한 지원은 스크린 쿼터와 상관없이 필요한 것"이라고 못박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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