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한국 무기급 플루토늄 생산 조사"

〈AFP〉 보도…과기부는 부인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한국이 건설 중인 대전의 한 실험실에서 무기급 플루토늄을 생산할 계획인지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고 〈AFP〉 통신이 19일(빈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통신은 빈의 한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한국이 폐기연료를 압축된 방사능 형태로 만들기 위한 '건식 정련 처리' 과정을 거치고 있다"면서 "지금 중요한 사안은 폐기연료를 변형시킬 때 플루토늄을 따로 분리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도 '핵실험 보고 누락'으로 조사받아**

익명을 요구한 이 소식통은 금속이나 광물을 변형시킬 때 고온을 사용하는 건식 정련 처리법은 다량의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IAEA는 이 방법을 이용한 사용 후 핵연료 처리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

이 소식통은 그러나 사용 후 핵연료의 건식 정련 처리는 지난해 IAEA가 한국의 플루토늄 분리에 대해 조사한 것과는 다른 종류의 처리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통신은 IAEA의 이같은 조사 활동이 북한의 핵 개발에 압력을 넣고 있는 미국과 한국을 당황스럽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대전에 있는 한국원자력연구소가 사용 후 핵연료를 변형하기 위한 시설을 2004년 착공해 2007년 완공할 예정이라며 한국은 그 시설이 "플루토늄 분리를 위한 게 아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IAEA가 우려하는 것은 "무슨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라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IAEA의 조사 착수 사실은 IAEA와 가까운 다른 소식통에 의해서도 확인됐다.

IAEA는 지난해 한국의 미신고 핵물질 실험에 대해 조사한 바 있으나 이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하지 않았다.

IAEA는 지난해 11월 이사회에서 한국의 핵물질 실험 보고 누락은 심각한 우려사항이지만 추출 핵물질이 소량이고 지속적인 핵실험 증거가 없다는 점을 들어 미확인 사안들은 추후 IAEA 사무국이 적절한 방식으로 보고한다는 내용의 의장성명을 채택하는 선에서 한국의 핵물질 실험 문제를 종결했다.

***과기부, 관련사실 부인…"올해 8월 IAEA 사찰 실시"**

〈AFP〉의 이같은 보도에 대해 과학기술부는 20일 "언급된 시설은 원자력연구소가 대전에 건설 중인 '사용후 핵연료 차세대 관리종합공정 실증시설(ACPF)'로 이미 설계정보를 IAEA에 제출해 검증을 받은 상태이며 플루토늄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

ACPF는 '건식 정련 처리'를 뜻하는 '파이로 프로세싱'과 관련된 시설로, 원자력연구소는 1997년부터 '사용후 핵연료'의 부피와 발열량을 감축할 수 있는 이 공정에 대한 연구개발을 추진하면서 관련 시설을 지난해 착공했으며 2007년경에 가동에 들어간다는 것이 과기부의 설명이다.

과기부 관계자는 "한-IAEA 핵안전조치 협정과 추가 의정서에 따라 2004년 7월 실험시설의 초기설계 정보서를 제출하는 등 IAEA의 의무사항을 성실히 준수하고 있다"며 "특히 올해 8월에는 IAEA 사찰관이 현장을 방문해 사찰을 실시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IAEA로부터 어떠한 의혹이나 질문을 받은 바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