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농민단체 "경찰 진압에 실명, 뇌출혈, 갈비뼈 파손…"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농민단체 "경찰 진압에 실명, 뇌출혈, 갈비뼈 파손…"

"23일 수능 보는 날, 농기계로 전국 고속도로 막을 것"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농민단체들은 1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경찰의 농민대회 살인진압 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16일 오전 2시 현재 110여 명의 농민이 여의도 성모병원 등에 입원하고 55명이 연행됐다"며 "특히 입원자들은 실명한 김정호(43) 씨를 비롯해, 뇌출혈, 갈비뼈 파손 등 중상자가 대거 포함됐다"고 '경찰의 과잉진압'을 규탄했다.

<사진 1>

이들은 "공권력이 사람이길 포기했다"며 "20대 진압경찰들이 60,70세 노인을 잔인하게 짓밟았으며, 구급차 앞에서 치료하던 여성들까지 군화발과 방패로 얼굴을 가격했다"며 흥분을 참지 못했다.

이어 "경찰의 살인적 진압에 대해서는 국가인권위 제소와 함께 경찰청장 및 서울경찰청 기동단장 고소 등 모든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또 14일 경북 성주에서 "쌀개방 안돼, 죽여라, 나는 간다"는 유서를 남기고 음독을 시도해 현재 생명이 위태로운 오추옥 씨를 언급하며 "그간 남성농민들이 농약을 마실 때, 아이들을 생각하며 차마 그러지 못한 여성농민들마저 이제 농약을 들이키는 현실이 되고 말았다"며 "정책이라는 이름의 농민 학살이 더 이상 일어나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민단체들은 "정부가 23일 쌀협상 국회비준 처리를 강행한다면 18일 부산 APEC 투쟁, 21일 국회 앞 농민대투쟁에 이어 23일 수능일에 전국의 모든 고속도로 및 국도, 철길에 농기계를 동원한 진입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음은 이날 농민·시민사회·종교단체 공동기자회견문 전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살인적 폭력탄압 책임자를 파면하고 국회비준 강행처리를 즉각 중단하라!**

11월 15일 여의도 공원 그곳은 80년 5월 광주 그대로였다.

부상당한 농민을 치료하는 여성에게 곤봉과 방패가 날라들고 머리 허연 칠순 노인도 아랑곳하지 않고 군화발이 날라들었다. 진압에 나선 경찰 지휘자는 "모두 죽여버려, 밟아버려"라고 외치며 미친개처럼 전경들을 독려하고 미소를 머금은 전경들은 더욱 날뛰며 무차별 폭력을 자행하였다.

과연 누구를 위한 나라인가?

국회비준을 하기 전에 최소한 쌀협상 결과가 우리 농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농업회생을 위한 근본대책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를 농민-국회-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라도 한번 하자라는 농민들의 마지막 바람을 이렇게 군화발로 짓뭉개는 것이 과연 농민을 국민의 한 사람으로 인정하는 나라인가.

우리는 더 이상 농민을 국민 취급하지 않는 정부를 인정할 수 없다. 이미 수차례 경고했던 바와 같이 이렇듯 농민을 군화발로 짓밟는 노무현 대통령을 우리는 더 이상 인정할 수 없다. 또한 민심을 저버리고 앞으로는 대책 운운 하면서 뒤로는 정치적 야합을 일삼는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역시도 더 이상 믿을 수 없다.

오죽했으면 지난 11일 농민의 날, 앞날이 촉망받던 젊은 농민이 음독자살을 하고 어제(15일) 경북 성주에서 또다시 오추옥(41세) 여성농민이 '국회비준반대, 쌀개방반대'를 외치며 음독하여 병원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겠는가?

오늘 이 자리에 모인 농민·시민사회·종교단체는 다시 한번 노무현 정부에게 경고한다. 만약 오늘(16일) 또는 23일 국회비준 처리를 강행한다면 어제의 투쟁보다 몇 십 배 더 강고한 투쟁으로 단호히 대처해 나갈 것이다.

먼저 오는 21일 다시 국회 앞에서 전국 30만 농민들이 집결하는 농민대투쟁을 전개할 것이며 아울러 23일 오전 11시에는 전국의 모든 고속도로 및 국도, 그리고 철길에 농기계를 동원한 진입투쟁을 전개할 것을 밝혀둔다. 아울러 18일 부산에서 열리는 아펙회담에 대해서도 최대한 많은 농민들이 참여하여 쌀협상 국회비준에 대한 정치적 압력을 계속하고 있는 부시방한저지투쟁을 온몸을 내걸고 전개할 것을 선언한다.

그리고 어제 있었던 경찰의 살인적 진압에 대해서는 국가인권위원회 제소와 경찰청장 및 서울경찰청 기동단장 등 관련자에 대해 고소하는 등 모든 법적 절차를 동원하여 반드시 그 책임을 물을 것이다.

우리는 더 이상 협의를 요구하지 않는다. 우리는 더 이상 노무현 정부에 대해 기대도 미련도 갖지 않는다.

만약 노무현 정부가 불타오르는 농심을 달래고 더 큰 파국을 바라지 않는다면 지금 당장 국회비준강행 처리방침을 중단하라. 또한 어제 연행된 농민들을 석방하고 부상자들에 대한 모든 책임을 다해야 한다. 아울러 그동안 쌀비상대책위가 줄기차게 요구해 온 농업회생을 위한 10대 개혁안을 조건없이 받아들여야 한다.

땅을 지키는 농민도 너무나도 소중한 이 나라 국민이다. 노무현 정부는 농민의 정당한 요구를 물리력을 동원해 가로막지 말고 귀를 열고 허심탄회하게 농민들과 대화에 나서라! 더 이상 농민들이 이 엄혹한 농업현실과 쌀개방 위협아래 죽음의 행렬을 하지 않도록 특단의 대책을 세워라!

이제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는 노무현 대통령 자신에게 있음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농민들의 요구에 답을 하라!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