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14일 "지역구도 타파를 위해선 민주당과 합당하는 것이 이상적인 모델"이라고 주장했다.
***홍준표 "합당은 지역구도 타파에 가장 좋은 방법"**
홍 의원은 이날 14일 국회방송의 '토크 앤 로(law)'에 출연해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통합 가능성도 충분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홍 의원은 또 "노무현 대통령이 연정을 말하고 있지만 이는 경제실정을 공동으로 책임지자는 이야기"라고 비판한 뒤 "지역구도 타파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합당"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홍 의원은 이어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합당의 시기에 대해 "지방선거 이후"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합당의 현실적 가능성에 대해선 "나는 이상적인 모델이라고만 했다"며 말을 아꼈다.
그동안 한나라당에선 영남 출신 의원들이 민주당에 대한 '러브 콜'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부산이 지역구인 정형근 의원은 지난 4월 "민주당과의 통합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수호하고 경제적 번영을 이어가며 통일에 대비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했고, 경북 상주의 이상배 의원, 경남 사천의 이방호 의원은 민주당을 포함한 자민련, 뉴라이트 등 '범보수연합'을 주장했다.
당내에서도 보수 성향이 강한 의원들의 이 같은 주장은 한때 당의 '탈영남' 주창에 따른 영남ㆍ보수 의원들의 위기감의 발로로 풀이돼 왔으나 '4.30재보궐' 선거 전후로 당의 지지율이 상승하자 더 이상 제기되지 않았었다.
그러나 최근 노 대통령이 촉발시킨 '연정론'이 정계개편으로 이어질 경우에 대비한 '맞불' 성격과 '호남 끌어안기'의 일환으로 풀이되고 있다. 유승민 대표 비서실장도 며칠 전 기자와 만나 "대선 전에는 이합집산이 일어나지 않겠느냐"며 "한나라당도 연정에 관심이 많다. 호남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중 전대통령의 재평가 작업 등 꾸준한 서진정책에도 불구하고, 이날 한나라당이 위원장 선출이 무산된 전남도당을 중앙당에서 관리하는 사고도당으로 지정할 정도로 호남에서 한나라당의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 점도 지방선거 이후 민주당과의 합당론을 제기하는 상황변수가 되고 있다.
***민주 "호남과 민주당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건가"**
홍 의원의 이 같은 주장에 당사자인 민주당은 "뿌리가 다르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열린우리당의 연정 제안, 한나라당 일각의 합당 주장 등 몸값이 치솟고 있는 민주당은 그렇게 싫은 눈치만은 아니다.
유종필 대변인은 "정당의 정체성을 무시한 무원칙한 합당은 정치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며 "한나라당이 진정으로 동서 화합과 국민 통합을 원한다면 과거의 지역차별에 대해 사과와 반성을 먼저 한 뒤, 지역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유 대변인은 "홍 의원의 발언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과 호남을 일시적으로 이용하려는 생각이라면 이는 과거보다 더 큰 잘못을 저지르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갈증을 2% 채워주는 음료수는 아니다"고 경계했다.
그러나 유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돈 많은 부잣집에서 손을 잡자는데 뿌리치고 가진 것 없는 민주당에 손을 내미는 것은 가상한 측면이 있다"며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뿌리를 더듬어 가면 한국정치의 양대 정당이라고 볼 수 있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집안처럼 원수를 진 관계는 아니라고 본다. 민주당도 집권을 했고 한나라당도 최소 10년간 야당 경험을 한 만큼 과거와는 많이 다르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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