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11일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의 '연정' 제안에 대해 "도저히 납득이 안 간다"고 일축했다. 오히려 한나라당은 부가가치세 인하 등 감세정책을 제시하며 경제정책 선점에 나섰다.
***"與 자신 없으면 정권을 내놔라"**
박 대표는 이날 오전 당사에서 열린 상임운영위회의에서 "하루하루 먹고 살기 힘든 국민을 앞에 두고 정부여당이 한다는 얘기가 고작 이건가"라며 "우리로서는 도저히 납득이 안가는 얘기고 국민도 납득하지 못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재섭 원내대표는 "문 의장의 제안 중에서 하한기 여야정 정책협의회를 열자는 것만이 옳은 것이고, 나머지는 전부 민생경제와 관련이 없다"고 가세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의 연정 발언을 계기로 정치권에 논의가 촉발된 것을 지적하며 "과거의 여당은 대통령 말을 열심히 수첩에 받아적어도, 나와서는 체면을 차리고 의논했는데, 지금은 청와대가 한마디만 하면 그 즉시 말과 행동으로 일사분란하게 복종하고 있다"며 "오히려 군사문화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고위원들의 비난 수위는 더 높았다. 이강두 최고위원은 "저질적이고 정략적인 꼼수 발언"이라며 "현 여당은 자신이 없으면 정권을 내놔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이규택 최고위원은 "97년에 'DJP연합'으로 국회가 이틀 동안 154건의 법안을 날치기했고 '세풍', '총풍'으로 한나라당을 박살내려고 했던 악몽이 떠오른다"며 "'DJP연합'이 실패했던 데에서 알 수 있듯이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정체성과 정책이 다르기 때문에 연정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의 인기가 바닥으로 떨어지니 한나라당을 물귀신 작전으로 끌어 들여 나라를 완전히 함몰시키려는 수작"이라고 성토했다.
김무성 사무총장은 "노 대통령이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인 개헌 문제를 들고 나와 정국을 소용돌이로 몰아가고 국론분열을 기도하고 있다"며 "정치권이 서민들 먹고사는 문제에 전력투구 하지 않고, 당리당략적 이전투구를 벌이면 폭동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박근혜 "부가세 인하, 금리 인상"**
그러면서 한나라당은 논란의 소지가 다분한 경제 정책을 쏟아냈다. 여당의 정치적 쟁점에 대해 경제 정책으로 맞대응 하며 국면 전환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부가가치세 인하 ▲수도권 규제 완화 ▲출자총액 제한제도 폐지 ▲금리 인상을 주장했다.
맹형규 정책위의장도 ▲유류세 10% 인하 ▲석유수입부과금을 리터당 14원에서 8원으로 인하하는 방안 ▲석유판매 최고가격제 시행 등 에너지 정책을 제안했다.
이밖에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는 분양원가 공개의 단계적 확대 등을 적극 검토하며 여당과의 정책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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