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이 2일 윤광웅 국방부장관의 해임건의안 부결과 관련해 당 지도부 인책론을 제기하고 나서 4.30재보궐 선거 이후 잠복했던 당내 주류-비주류 갈등이 재연될 전망이다.
***이재오 "한나라당도 노무현 정권의 뻔뻔함을 닮아가"**
대표적인 당내 비주류 의원인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윤 장관의 해임안 부결에 대해 "한나라당이 마치 할 일을 다 했는데, 수의 부족 때문에 당했다는 식으로 치부하고 방관하는 것은 국민에게 몰염치한 행동"이라며 "오히려 윤 장관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타당과 얼마나 성의있는 공조노력을 했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원내전략을 비판했다.
그는 "매사를 수적 열세로 변명할 량이면, 아예 해임건의안을 내지 말고 차라리 계속해서 물러나라고 정치적 압박을 가하는 것이 옳았다"고 주장한 뒤, "되지 않는 줄을 뻔히 알면서 생쑈를 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기만이며 스스로 야당임을 포기한 한심한 작태"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이제 한나라당도 노무현 정권의 뻔뻔함과 몰염치함을 닮아가고 있다"고 거듭 지도부를 비판하고 "당 전체가 나사가 빠져 허우적대는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도부와 다른 의견을 수용하기는 커녕 모든 것이 좋은게 좋다는 식으로 무조건 일사분란한 단합만을 강조하는 때는 지났다"며 "옳은 일을 옳게 하는 데는 일사분란과 단합이 절실히 필요하지만, 옳지 못한 일을 해놓고 그것을 덮기 위해 일사분란 함을 강조한다면 그것이야 말로 지도력 부재의 뻔뻔함"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당내 모든 비판을 당내갈등과 분열인듯 몰아가는 음모적이고 공작적인 발상에서 한나라당은 스스로 벗어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6월 국회의 원내전략 부재와 국민들에게 실망을 준 것에 대해서 누군가는 책임지고 사과하고 당을 새롭게 추수려야 한다"며 "남에게 책임을 물으려면 우리의 잘못에 대해서도 스스로 책임질줄 알아야 한다"고 사실상 원내전략 총책인 강재섭 원내대표를 겨냥해 인책론을 제기했다.
그는 "대여전략에서 진지함도 당당함도 투지도 없이 그냥 대충대충 넘어가는 행태를 이제 끝내야 한다. 그리고 모든 책임을 구성원 전부에게 돌리려는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상대적으로 여론의 지지도가 높을 때 당은 더욱 긴장하고 당의 구석구석을 추스려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류-비주류 갈등, 혁신위안 주도권 다툼**
이 의원의 공개적 인책론 제기로 지난 3월 취임한 이래 3개월여 동안 대여관계를 무난히 이끌고 왔다는 평가를 받은 강재섭 원내대표의 리더십이 첫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우리당과 민노당의 공조로 해임건의안 부결-정부조직법 가결이 예상된 30일, 한나라당 지도부는 본회의를 몇시간 지연시키며 대책을 논의했지만,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했다. 당시 의원총회에서도 정부조직법 처리에 대해 집단 퇴장을 요구하는 의견이 다수였지만, 강 대표는 "본회의장에 들어가되 강한 항의를 하자"는 제안을 했고, 이에 당내 비주류 의원들은 "쇼하는 것 아니냐"고 반발한 바 있다.
해임안을 계기로 재연된 주류-비주류 갈등은 정국 하한기인 7월~8월 논의될 집단지도체제 등이 포함된 당 혁신안을 두고 본격적으로 불거질 전망이다. 이에 이 의원의 이날 인책론도 혁신위 안을 앞둔 당내 주도권 선점의 의도로 관측된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