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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법 폐지안, 2백일여만에 법사위 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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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법 폐지안, 2백일여만에 법사위 상정

우리 "민노, 우리 안 지지해 달라", 한나라 '간첩공세'

국가보안법 폐지안이 2일 국회 법사위에 상정됐다. 이날 국보법 상정은 작년 10월 20일 열린우리당 최용규 의원과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이 각각 폐지법을 국회에 제출한 지 근 2백일여만의 상정이다. 한나라당의 개정안도 이날 함께 상정됐고, 폐지안과 형법보완을 위한 개정안, 국보법 개정안은 법안심사 소위로 넘겨져 병합심의를 벌이게 된다.

***국보법 폐지안, 논의기구 이견 **

지난해 연말, 여야간 극심한 몸싸움까지 겪었던 폐지안은 우여곡절 끝에 법사위 상정은 성사됐지만 정치권의 논의가 얼마나 착실하게 진행돼, 언제쯤 그 결과를 보게 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여야는 '여야 합의로 처리한다'는 원칙만 정했을 뿐, 어떤 마지노선도 정해 놓지 않은 상태다. 법사위에서 처리하자는 우리당, 민노당과 달리, 한나라당은 상임위 정수에서 뒤지는 법사위가 아닌 별도 기구 논의를 선호하고 있어 논의 기구에 대해서도 이견이 있다.

민노당 노회찬 의원은 "다시는 정치권이 국보법을 방치하는 무책임한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며 '늦장처리'를 염려하며, "모든 정당이 5, 6월 법사위에서의 심도 깊은 토론을 거쳐 6월 임시회에선 꼭 처리하겠다는 대국민약속을 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별도 기구가 아니라 법사위에서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논의기구에 대한 확답을 요구한 노 의원의 이같은 질의에 최연희 법사위원장은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는 말로 즉답을 피했다.

***우리당 "민노, 우리 안 지지해 달라"**

상정과 함께 시작된 대체토론에서 우리당은 4.30재보궐 선거 패배로 인한 '여소야대' 정국을 의식한 듯, 민노당을 향해 "우리의 안을 지지해 달라"고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우리당 이은영 의원은 "우리당에도 일부 의원들은 국보법 폐지로 안보 공백을 우려하고 있다"며 "그래서 우리당은 형법보완을 통해 기우를 잠재우고자 하는데, 우리의 형법보완안도 과거와 같은 민주화 운동에 대한 탄압이나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보는가"라고 질의했다. 이 의원은 "만일 우려가 적다면 민노의 의석수로 볼 때, 우리당과 연계해서 국보법 폐지-형법 보완을 지지해줄 의사는 없나"고 말했다.

이같은 질문에 우리당은 민노당 노회찬 의원으로부터 형법개정안에 대한 질타를 들었지만, "모든 것을 열어놓고 논의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얻어냈다.

노 의원은 "열린우리당이 낸 형법개정안은 국민들의 불안감을 과대평가해서 과잉 대응을 하는 것 같다"며 "현행 형법으로도 국가안보의 형사법적 방어 체계가 충분히 될 수 있음에도, 내란목적단체 등을 신설해서 사실상 국보법에서 논란이 돼 왔던 독소조항이 형법으로 이전한 것 아닌가 하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현행 국보법이 가지는 가장 큰 문제가 죄형법정주의를 인정하지 않고 법적용을 너무 과도하게 신축 적용한다는 것인데, 형법개정안도 그렇게 될 소지가 크다"고 거듭 형법개정안을 비판했다.

그러나 노 의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보법의 완전 폐지안을 제출하긴 했지만, 모든 것은 열어놓고 논의가 가능하다"고 '폐지'를 위한 공조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나라 "남한내 북한 동조세력 상당한 수 있다"**

한나라당은 때아닌 '간첩공세'로 국보법의 존치를 주장했다.

국보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한나라당 장윤석 의원은 "국보법의 주 규제 대상은 북한의 위협과 대남공작을 수행하는 공작원들"이라며 "북한이 대남공작을 포기하지 않는 한 남쪽에는 북한의 공작에 동조하는 세력이 있어서 문제"라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독일이 통일된 뒤, 서독지역 사회 구석구석에서 동독의 공작에 동조했던 2만명의 명단이 공개됐다"며 "과거 남쪽에는 북한의 대남적화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상당한 수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90년대 이후에 남북간 교류협력이 확대되고 있다고 해도 당시 남쪽에 잠복해 있었던 북한 동조세력 전부 출국했나. 북한으로 갔겠나"며 "남북대치 상태에 잠복해 있었던 동조세력은 여전히 외국으로 가지 않고 남쪽에 머물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그 수치가 얼마나 되나'는 같은 당 주성영 의원의 질의에 "내가 정확하게 추정하기는 어렵지만 지난 김대중 정권의 고위당직자는 4만명 정도 될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발언한 적이 있다. 독일에도 2만명이 있었는데, 이 수치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남한내에도 이른바 '간첩'이 수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한편, 이날 법사위에선 '한국철도공사 등의 사할린 유전 개발사업 참여 관련 권력형 외압과 불법뒷거래 등의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에 관한 법률안'도 상정돼, 수사 대상 등을 놓고 여야간 심의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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