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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한나라, 대화물꼬 트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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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한나라, 대화물꼬 트이나

한나라, '여야원탁회의', '청와대 회동' 수용

한나라당이 여당의 여당의 원탁회의 제안을 조건부 수용하고 25일 노무현 대통령과 5당대표와의 회동도 참석키로하자 이에 열린우리당이 즉각 환영의사를 밝혀, 4대입법 등으로 여야간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정국에서 대화의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한나라, "여야의 완전한 타협이 전제"**

전여옥 대변인은 23일 오후 박근혜 대표 주재로 열린 긴급 최고위원 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여야가 반드시 합의한다는 것을 전제로 원탁회의 제안을 받기로 했다"며 "원탁회의내에 특위를 구성해 민생법안을 논의하고 정부관계자는 필요한 경우에만 배석시키도록 하고 기본적으로 여야의 일대일 대화 테이블이 되도록 하자"고 조건을 제시했다.

전 대변인은 "여야 원탁회의에서는 공정거래법도 논의돼야 하며 각 상임위별로 흩어져 있는 법안을 하나로 뭉뚱그려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며 "쟁점 법안에 대해 정치적 처리를 해보자는 뜻도 깔려 있다"고 여야의 '타협'에 방점을 찍었다.

그간 원탁회의 제안을 '실익이 없다'는 이유로 거부해 온 한나라당이 이 처럼 방향을 급선회한 이유는 운영위, 정무위 등 한나라당이 상임위 불참을 계속할 경우 예산 심의 등의 지연으로 인한 여론의 역풍이 우려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긴급대책회의에서도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심도있게 토론이 가능한가 의문이다"라고 원탁회의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지만, 박근혜 대표가 "대화를 충분히 하는 한나라당의 입장을 보여주자"면서 설득했다고 전여옥 대변인이 밝혔다. 이같은 방침에 따라 공정거래법과 최광 예산처장 면직동의안 처리에 대한 반발로 전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불참하고 있는 운영위와 정무위는 곧 정상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급선회가 지연전술의 일환이라는 관측도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공정거래법 개정안 처리과정에서도 보여줬듯이, 한나라당이 여당의 법안 처리를 마땅히 저지할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는 협상에 응하는 유연한 자세를 보여 강행처리에 대한 상대의 명분을 약화시키려 한다는 분석이다.

한나라당이 공정거래법과 기금관리기본법 등 여야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법안을 원탁회의 의제로 포함시키자고 나선 것과 전 대변인이 '여야의 완전한 합의', '정치적 해결' 등을 강조한 것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해준다.

25일로 예정된 청와대 회동에 대해서도 박근혜 대표는 24일 오전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대통령의 해외순방 성과를 듣는 자리이니 만큼 반드시 현안을 얘기해야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정치 현안에 대한 대화는 자제하자는 청와대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 참석한 중진 의원들이 "정치인들이 만나는 만큼 정치 얘기를 해야 한다(강재섭)", "노 대통령 자화자찬만 들으려면 갈 필요가 없다(이규택)", "한나라당 대표를 여러 정당 중의 하나(one of them)로 취급하는 것에 대해 입장을 확실히 정할 필요가 있다(박희태)"고 강한 불만을 표시했지만, 박 대표가 "현안에 대해서 대화를 하자고 하면 그때 대화하면 된다. 현안에 대해서 얘기 안하면 안간다고 하는 것도 구태"라고 강경한 입장을 보여 논란을 잠재웠다.

***우리, "어떤 법안도 논의 가능"**

한나라당의 이 같은 제안에 열린우리당은 즉각 환영하고 나섰다.

열린우리당 천정배 대표는 24일 오전 확대간부회의에서 "한나라당이 우리의 제의를 받아들인 것을 환영한다"며 "원탁회의에서는 기금관리기본법, 국민연금법 등 투자활성화 방안을 비롯해 어떤 법안도 논의가능하다"고 말했다.

천 대표는 "사회 전반에 분열과 갈등이 고조돼 있는 만큼 이에 집권여당이 무한 책임을 지고 화해, 타협의 분위기를 만들어 가겠다"며 "민노당 등 다른 야당도 테이블을 같이하자는 우리당에 비해 한나라당은 양당 회담을 원하는 등 형식에 다소 차이는 있지만 잘 협의해 보겠다"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이부영 당의장도 "원탁회의가 끝없는 갈등의 연속이었던 우리 정치를 대화와 타협의 장으로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예산과 개혁입법을 잘 마무리 하고 심기일전하기 바란다"는 기대를 내비쳤다.

한나라당의 전술적 입장을 모르는 바 아니나, 열린우리당은 국회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과반 여당으로서 우선은 야당과 대화 테이블에서 협상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유익하다는 계산에서 원탁회의에 최대한 적극적인 자세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이날 오전부터 열린우리당 이종걸, 한나라당 남경필 수석부대표는 한나라당이 제시한 '여야의 완전한 타협', '특위 구성' 등의 원탁회의의 조건과 의제에 대한 사전논의에 착수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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