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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또..."386은 베짱이", "헌재는 파시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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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여야 또..."386은 베짱이", "헌재는 파시스트"

[대정부질문] 인신공격-막말 질의, 일부초선 "이게 국회냐" 개탄

16일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열린우리당 김종률 의원의 관습헌법 비판 발언과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의 고압적인 인신공격성 질문 태도를 두고 여야의원들이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설전을 벌이는 등 논란을 벌였다.

이 같이 대정부질문이 연일 '정쟁의 장'으로 변모하자 일부 여야 초선 의원들은 자성론을 펼치며 구태 타파를 위한 '초선의원 모임 결성'을 선언하기도 했다.

***주성영, "업무에나 충실해라" vs 정동영 "정책질의를 하라"**

검사출신의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대구 동갑)은 마치 피고인을 대하듯 정동영 통일부장관에게 고압적인 태도로 질문을 해 여당 의원들의 강한 반발을 샀다.

주 의원은 정 장관에게 "유관순 여사가 구속된 죄명이 무엇인지 아냐"고 질의한 뒤 정 장관이 답변하지 못하자, "내란죄의 국토참절"이라고 자답했다. 이어 주 의원은 "내란죄의 부하수행이라는 말은 아냐"고 묻고 역시 정 장관이 답변을 하지 못하자, "모르면 (국보법과 관련한) 얘기는 하지 말아야지"라고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주 의원은 "정 장관은 유신시절 문화방송(MBC)에 입사했는데, 당시 보도를 보니 저항언론인 7백10명이 거리로 뛰쳐나왔다"며 "당시 정동영 기자는 무엇을 하고 있었나"라고 묻기도 했다. 이에 정 장관은 "정책에 관한 질의를 하면 성실히 답변하겠다"며 "내 신상에 관한 조사를 많이 한 것 같은데, 다음에 개인적으로 답변해 드리겠다"고 불쾌한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주 의원은 멈추지 않고 "정 장관은 정치인을 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언론사를 떠났다"며 "이해찬 총리의 언론관은 지난번에 드러났는데 장관의 언론관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정 장관은 "어떤 답변을 듣고 싶어하는 지는 알겠는데, 총리에게 직접 질문하시라"고 맞받아친 뒤, "통일부 장관으로서의 답변할 수 있는 정책질의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주 의원은 "그럼 통일부 장관 업무에 충실하시고 쓸 데 없이 다니면서 자신 없는데(국보법 관련) 대해 말하고 다니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여당 의석 곳곳에서 주 의원을 비난하는 발언이 쏟아졌다.

***주성영, "386 베짱이 감별법"**

이날 주 의원은 직접 질의를 하지는 않았지만 미리 배포한 대정부질문서를 통해 "부록. 베짱이386 감별법, 개미 386 및 일반 베짱이와 구별되는 베짱이 386만의 5가지 특징"이라는 글을 수록, 386의원들을 베짱이에 비유하며 매도했다. 그는 앞서도 386을 베짱이에 비유, 물의를 빚은 적이 있다.

그는 우선 "항상 시원한 그늘에서 놀다 보니 얼굴이 흰 것은 당연하고, 머릿속이 텅 비다보니 가만히 귀를 대고 들어보면 바람소리를 들을 수 있다"며 "386 베짱이들은 핼쑥한 얼굴에 바람소리가 난다"고 비꼬있다.

그는 "두목 베짱이가 관리하는 '놀짱' 축음기 한 대면 일사분란, 만사 오케이"라며 "노래가락은 듣기 좋은데 실제로는 제 소리가 없다. 그야말로 립씽크를 하니 그렇다"고, 386들이 노 대통령의 말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보통 베짱이보다 팔이 두 배나 길다"며 "마주보며 얘기하면서도 상대방의 뒤통수를 치다보니 그렇게 진화한 것이라고 한다. 이른바 '용불용설'"이라고 독설을 이어갔다.

그는 "앞에서 보면 홀쭉한 척 하지만, 등쪽에 달린 배로 '억억'받아 먹는다"며 "등에 달린 배에 유리구슬 몇 개씩을 가지고 다니는데, 여기서 '뒷 다마 친다'라는 말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베짱이 386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말은 '베짱이가 몸보신에 좋다'라는 말인데, 이는 씨가 마르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국가기밀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다"고 국정감사 기간 동안 정부측에서 국가기밀 자료 제출을 꺼린 것을 빗대기도 했다.

주 의원에 앞서 열린우리당 김종률 의원은 기존 원고대로 헌재의 관습헌법을 강하게 비판했다. 다만 사전 배포자료에 있었던 나치즘, 히틀러, 무솔리니라는 용어는 실제 질의에선 언급하지 않았다.

***한나라 "김종률, 괴펠스가 환생했나" vs 우리 "우리는 절제된 편" **

질의를 통해 여야 의원들이 번갈아 가며 서로를 향해 독설을 쏟아붓자 양당은 의사진행발언을 신청, 서로의 주장을 반박했다.

먼저 한나라당 유기준 의원은 김종률 의원의 헌재 공격에 대해 "김 의원이 발언은 않했지만 인쇄물을 통해 주장한 것들을 보면 괴펠스(히틀러 치하 선전부 장관)가 환생한 게 아닌가 우려된다"며 "괴펠스식 선전선동, 인기 영합주의적 정치는 국민을 오도해 파멸로 이르게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유 의원은 "헌재의 결정은 국민들에게 가장 중요한 수도의 소재지 문제에 불문 헌법을 적용한 것일 뿐이지 기존 법질서가 파괴하거나 해체한 적이 없는데도 집권자 구미에 맞게 제정됐던 나치 독일을 빗대는 것은 근거 없는 비방"이라며 "김 의원이 본말을 전도해 짜깁기 식으로 역사를 전도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이어 "여당은 겉으로는 헌재의 결정을 수용하고 존중한다고 하면서 속으로는 불만을 표시할 뿐 아니라 탄핵, 인신공격 등을 통해 헌재 재판관을 무력화하려는 시도가 난무하고 있다"며 여권의 잇따른 헌재 공격을 겨냥하기도 했다.

이에 열린우리당 강기정 의원은 주성영 의원의 베짱이 발언을 문제삼아 "질의서를 준비해 뒀다가 여러 의원들의 우려에 결국 발언을 않은 김 의원은 문제가 될 것을 뻔히 알면서도 기필코 발언을 한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에 비하면 매우 절제된 것"이라며 맞섰다.

강 의원은 "주 의원은 현재 신분이 검사인가, 의원인가. 예전에 내가 국보법 위반으로 구속된 적이 있었는데 일부 검사들이 꼭 주 의원이 총리 대하듯 하더라"며 주 의원이 공안검사 출신임을 상기시켰다.

강 의원은 "국무위원들 보기에 창피해서 이런 식의 대정부 질문을 계속할 수 없다"며 국회 의장단에게 원활한 의사 진행을 위한 '특단의 조치'를 요구하기도 했다.

***초선 의원 '자성론', 초선의원 모임 결성 추진**

이처럼 대정부질문이 사안과는 무관하게 연일 막말과 정쟁으로 점철되자, 여야 초선 의원들 사이에 자성론도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대정부질문에서 일부 초선 의원들이 다선 의원들에 비해서 전혀 떨어질 것 없는(?) 구태를 보여준 데 대해 "초심으로 돌아가자"고 선언한 것.

열린우리당 최성, 한나라당 고진화, 민주노동당 심상정, 민주당 손봉숙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정부질문이 구태정치의 전형인 정치공세로 얼룩지고 말았다"며 "오늘 당장 국회의원들은 자신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함께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다는 초심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심각한 위기상황에 직면했다"라고 자성론을 펼쳤다.

이들은 24일 '의회민주주의 확립을 위한 초선의원 대토론회'를 개최할 것임을 밝히고, '초선의원 연대모임' 결성을 제안했다.

고진화 의원은 "1백87명 초선의원들의 의사가 효율적으로 결집되면 자유투표 등으로 소신을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관행적으로 내려온 낡은 정치행태를 실질적으로 개혁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심상정 의원은 "토론회나 모임이 자칫 일회성으로 그쳐 이벤트로 언론에 비칠 수 있다"면서 "토론회를 통해 구체적인 제도개혁방안을 논의한 뒤 실질적인 국회개혁의 견인차가 되도록 모임을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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