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서 봄까지(題字 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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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송이 꽃이 열리면 세계가 일어선다’란 말씀이 절집에 내려온다.
그 반대말은 무엇일까?
‘낙엽 한 잎이 지면 세계가 무너진다’인가? 이렇게 말해도 되는가?
절집에 들어선 사람들 중에 지식인들은 반드시 이 대목에서 걸려 넘어진다.
한번 일어섰으니 한번 무너지는 게 아니라 한번 일어섰으니 한번은 무너지지 않아야 할 것 같기 때문이다.
뻔한 일이니 ‘그렇다’라고 인정하고 낮이 왔으면 당연히 밤이 온다라고 생각해버리면 그만일 터인데 이상하게 여기서 ‘아니다’란 생각이 슬며시 솟아오르고 의심을 내기 시작한다.
절집에서 이런 사람들에게 쓰는 말이 있다.
‘여우 같은 의심(狐疑)’이란 말이다.
그런데 불교에서는 바로 이 의심이 없으면 크게 깨닫지 못한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불교는 곧 ‘의심내는 공부’다.
뻔한 일을 의심하는 공부란 말이다.
허허!
낙엽 한번 요란하게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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