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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국보법 찔끔개정'에 소장파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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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국보법 찔끔개정'에 소장파 반발

원희룡 "찔끔개정 안될 일. 인권탄압조항 대폭 고쳐야"

국가보안법 개정안의 수위를 두고 한나라당 지도부인 최고위원들 사이에 이견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은 13일 당내 '국가수호비상대책위원회' 현판식을 시작으로 국보법 존치를 위한 본격적인 여론몰이에 나섰다.

***원희룡, "정부참칭 조항도 전향검토"**

지난 10일 한나라당 주요당직자회의에 보고된 국보법 개정안은 2조 정부참칭-반국가단체 조항 유지, 7조 찬양고무 조항을 목적범으로 개정, 10조 불고지죄 적용대상에 친족 제외 등 사실상 '찔끔 개정'에 그쳤다.

이에 박근혜 대표는 13일 상임운영위회의에서 "우리는 국보법 개정 당론에 대한 절차를 밟고 있다"며 "당론이 정해진 것도 아닌데, 당에서 보도가 나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제동을 걸었다. 박 대표는 "나중에 당론이 확정됐을 때 국민들이 헷갈려 할 수 있다"며 "논의중인 것은 당 안에서만 얘기가 되고 확실한 당론이 결정된 후 보도되도록 각별히 조심해서 조치를 해야 된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박 대표의 발언에 뒤이어 원희룡 최고위원은 "한나라당의 개정안이 '찔끔 개정'으로 그쳐선 곤란하다"고 개정안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 원 최고위원은 "우리는 인권탄압 조항을 대폭 고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며 "불고지죄는 삭제할 것을 제안하고, 찬양고무는 목적범으로 개정했는데, 그럴 바에야 '선전선동'으로 명확하게 고치자"고 주장했다.

원 최고위원은 당내에서 대다수가 고칠 수 없다고 주장하는 2조 정부참칭 조항에 대해서도 "이 부분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북한이 남한을 교란-전복하겠다는 것에 대해선 분명히 체제 안정망을 발동하지만 정부로서의 실체성과 평화공존원칙은 우리가 정치적으로 채택한 노선이기 때문에 (2조는) 얼마든지 손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소장파 대표격인 원 최고위원의 이같은 반발은 최근 박 대표의 '우경화' 조짐에 대한 소장파의 우회적 제동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박 대표는 "최고위원이 개인 의사지만 이렇게 저렇게 해야 된다고 하면 국민들이 헷갈리지 않을까 싶다"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박 대표는 "당에서 여러 생각이 있는 만큼, 당 기구를 통해 가장 합리적이고 시대에 맞는 개정안을 내서 한나라당의 입장이라고 발표하는 것이 좋겠다"고 거듭 신중함을 강조했다.

***김덕룡, "폭발사고가 국보법 존치 필요성 보여줘"**

한편 한나라당은 국보법 존치를 위한 여론몰이에도 나섰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북한 량강도의 대규모 폭발을 국보법 존치의 필요성과 연관시킨 주장을 펼쳤다. 김 대표는 이번 사고에 대한 정부의 뒤늦은 대처를 질타한 뒤 북한의 폐쇄성을 지적하며 "이런 일을 보면서 정말 국보법이 존치돼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어떤 집단인지 알아야 한다. 온 세계는 북한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도 알 길이 없다"며 "21세기 최후의 폐쇄적인 집단과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 바로 알기 운동이 전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근혜 대표는 "폭발 사고에 대한 여러 설이 나오고 있는데, 아직 어떤 것이 확실한지 진상을 모르고 있는 상태"라며 "핵실험이란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데, 단순 사고인지 그 원인을 밝혀내는 것이 급한 일"이라고 원론적인 언급에 그쳤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당내 '국가수호비상대책위원회' 현판식을 염창동 당사에서 거행하는 것을 시작으로 오후엔 김수환 추기경을 예방하는 등 국보법 존치를 위한 본격적인 여론몰이에 나선다. 국회내에서는 통외통위, 법사위 등, 각 상임위를 통해 국보법 개폐에 대한 논리대결을 펼친다는 방침이어서 한나라당의 장내외투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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