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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표도 '예민한 현안' 모두 회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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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박근혜 대표도 '예민한 현안' 모두 회피

[대표연설] "국민들, 국가에 대한 근본적 회의 갖고 있다"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으기보다는 국론분열이 더욱 심해지고, 경제와 안보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국가가 가장 기본적인 임무인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지도 못하는 것을 보면서, 국민들은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에 분노하며, 국가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를 갖게 됐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현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고 김선일씨 피살사건과 관련해서도 외교안보 시스템의 전면적인 혁신을 주장하며 정부를 압박했다.

그러나 박 대표는 한나라당 대다수 의원들의 반대표로 박창달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것에 대해 일언반구 언급을 하지 않았고,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이라크 추가파병이나 분양원가공개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을 회피했다.

전날 열린우리당 천정배 대표의 연설에 대해 "국민적 관심으로 떠오른 이라크 추가파병이나 분양원가 공개 등 껄끄러운 현안에 대해 피해나갔다"고 비판했던 한나라당이 자신들도 똑같은 행태를 보인 셈이다.

***"법인세, 소득세, 부가가치세 인하"**

박 대표는 경제 분야 정책에 대해 노 대통령의 경제인식을 비판하며 과감한 감세 정책을 제안했다.

박 대표는 "OECD 국가 가운데 최악인 반(反)기업 정서가 투자의욕을 꺾고 있다"며 "기업가를 죄인시하는 풍토에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래서야 누가 투자를 하고 소비를 하겠나"며 "경제와 민생을 국정의 최우선과제로 생각하고 또 그렇게 행동하는 대통령의 자세 전환이 필요하다"고 압박했다.

박 대표는 이어 "한나라당은 지금의 경제상황을 위기로 규정하고 과감한 감세정책을 제안한다"며 ▲법인세와 소득세의 지속적인 대폭 인하 ▲소기업과 자영업자에 대해선 3년간 법인세, 소듯세, 세무조사 면제 ▲근로소득자의 소득세 인하, 특별소비세 인하 ▲현재 10%수준인 부가가치세 인하 방안도 검토 등을 제시했다.

박 대표는 "감세로 줄어드는 세수는 정부의 불필요한 대형 국책사업을 재검토하고 자영업자의 소득파악을 제대로 한다면 해결될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서라도 예결위의 일반 상임위화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미동맹, 우리 경제와 직결된 문제"**

외교안보 분야에 대해선 고 김선일씨 피살사건과 관련해 외교안보시스템의 혁신적 개혁을 주장하고 한미동맹의 강화를 역설했다.

박 대표는 "규모 군대를 파견할 전쟁 중인 곳에서 자국민이 실종된 지 20여일이 지나도록 정부는 상황 파악조차 못했고, 외교부는 AP통신의 실종 문의마저 묵살했다"며 "김씨의 주검이 발견된 시각에 대통령은 외교부에서 '희망이 보인다'는 보고를 받고 있었다"고 정부의 무능을 질타했다.

박 대표는 "가안보관련 정보를 종합 관리하는 NSC(국가안전보장회의), 테러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국정원이 무슨 일을 했는지 국민들은 알지 못한다"고 덧붙이고, "외교안보 시스템의 전면적인 혁신이 없다면 이런 사태는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박 대표는 "우리나라도 이미 테러 위협에 노출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아무런 대비책도 없다"며 "이번 기회에 테러에 대비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지난 50년 동안 한반도 평화를 지키고, 경제 번영의 중요한 역할을 해온 한미동맹이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면서도 "한미동맹 문제는 단순히 안보차원을 넘어서 우리 경제와 직결된 문제"라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주한미군의 철수에 따른 안보 공백을 메우기 위해 들어갈 천문학적인 국방비를 어떻게 부담할지 정말 걱정"이라며 "지금이라도 우리 정부는 미국 정부와 긴밀히 협의하여 주한미군 감축 일정과 내용을 재조정하는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핵문제 해결위해 북한의 결단 촉구"**

박 대표는 남북관계에 대해선 "유연하고 미래지향적인 대북정책을 지향하겠다"고 다시 강조하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바탕에서 ▲국민적 합의와 공감대 위에서 투명하게 추진되고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환경 조성"등을 주장했다.

박 대표는 "평화정착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선결과제는 북핵문제의 해결"이라며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협력의 활성화, 북한경제의 회생을 위해 북한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행정수도 이전, "대한민국의 명운을 걸겠다는 각오로 임하겠다"**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해 16대 한나라당이 당론으로 '행정수도 이전 특별법'을 통과시킨 것에 대해 박 대표는 이날 공식적인 대국민 사과를 하며 '정부의 명운을 걸고 성과시킨다'는 대통령에 대해서 "대한민국의 명운을 걸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임하겠다"고 맞섰다.

박 대표는 "한나라당이 지난 해 12월 '신행정수도의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 통과 당시에 충분한 타당성 검토와 여론 수렴을 거치지 않은데 대해서 국민여러분께 정중하게 사과를 드린다"며 "나라와 국민의 앞날에 너무나 중요한 이 문제를 두고, 졸속으로 법안을 심의하고 통과시킨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대통령께서는 이 정부의 명운을 걸고 반드시 성사시키겠다고 했는데, 나와 한나라당은 대한민국의 명운을 걸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임하겠다"며 "1백조원이 넘는 돈이 들더라도 국가의 앞날을 위해 해야 할 일이라면 할 것이고, 1억원이 들더라도 해서 안될 일이라면 안하겠다는 각오로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수도이전 문제를 정치적 이해관계로 접근하지 않겠다"며 "이 중요한 국가 대사를 두고 한나라당이 또다시 당론을 번복하고 국민을 두 번 속이는 일은 없을 것이다. 충분히 검토한 뒤 당의 공식입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1인 1연금제도", "기업도시 건설", "공교육 평준화 반대"**

박 대표는 정부의 국민연금 정책에 대해서 "정부가 국민의 불만을 스쳐가는 바람 정도로 생각하고 즉흥적인 처방만 내놓고 있다"고 비판하고 ▲국민연금 사각지대 해소 ▲재정의 건전화 ▲기금운영의 효율화 ▲다른 연금과의 공평성 확보 등의 원칙을 제시했다. 이어 박 대표는 "1인 1연금제도를 받아들여 모든 국민이 골고루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지방 경제와 중소기업 살리기 대책으로 "지방에 기업도시를 건설하거나 수도권 대학들이 이전할 수 있도록 토지, 조세, 금융의 차원에서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관련규제를 과감히 풀어야 한다"며 "굳이 수도권에 있을 필요가 없는 공기업이나 정부산하단체의 경우 지방으로의 이전을 과감히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분야에 있어서 박 대표는 "지금 논의되고 있는 서울대 폐지론과 대학평준화는 국가발전에 역행하는 위험한 발상"이라며 "명문대를 없앨 것이 아니라 다른 대학을 국내 명문대는 물론 세계 유수의 대학과 경쟁할 수 있도록 끌어올리는 것이 올바른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일반계 고교를 대폭 늘리고, '자립형 공립학교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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