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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재신임-입당, 대통령이 판단할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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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재신임-입당, 대통령이 판단할 문제"

정쟁 지양 모습, 민생투어 재개, "이번이 마지막 기회"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과 관련해서 "그것은 대통령이 판단할 문제"라며 이를 정쟁거리로 삼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노 대통령의 열린우리당 입당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반응을 보였다.

당내 일각에서 이 문제를 정쟁화하려는 데 대한 제동인 동시에, 당의 이미지 제고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박근혜, "재신임, 누가 권하지도 않았다"**

박 대표는 21일 기자들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노 대통령의 재신임 문제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서 "재신임은 전적으로 노 대통령이 판단할 문제이며, 총선이 끝났으니 대통령이 재신임 받았다고 생각하면 그만"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원래 재신임 문제는 측근비리가 불거졌을 때 노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스스로 던진 것으로 누가 권하지도 않았고, 하라고 하지도 않았다"며 이같이 답했다. 박 대표는 노 대통령의 열린우리당 입당문제에 대해서도 "그것도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간의 얘기이고, 대통령이 판단할 일"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총선 결과를 재신임으로 간주하겠다"는 노 대통령 발언에 대해 전여옥 대변인이 "헌재 결정 때까지 노 대통령은 자중자애해야 한다"고 공격적인 논평을 낸 것과는 거리가 있는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전 대변인은 박 대표 발언이전에 논평을 통해 "이번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을 이처럼 단순하게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책임있는 지도자의 모습이 아니다"라며 "열린우리당에 대한 지지(38.3%)보다 야3당에 대한 정당 지지율(45.7%)이 높다는 사실에 대해선 뭐라고 할 것이냐"고 주장했었다. 그는 "노 대통령은 헌재의 결정이 내릴 때까지 자중하며 오해를 살 일을 해서는 안된다"며 "오만한 다수당이 아닌 겸손한 집권당으로서 격에 맞는 언행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었다.

***"국가보안법, 철폐는 안되고 보완은 필요"**

박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이밖에 현안중 하나인 국가보안법 개폐와 관련해선 "산업스파이 등을 막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국보법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며 "지금 상황에선 철폐는 안되고 보완문제는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고 말해, 개정쪽에 무게를 실었다.

박 대표는 한나라당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미래지향적이고 능동적인 방향으로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게 할 것이며, 북한 노동당과 대화창구를 만들 수 있다"며 "다만 남북이 공동발전하려면 상호신뢰를 쌓아야 하고, 제도화돼야 하며,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6월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 출마여부에 대해선 "뭐든지 당과 나라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해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22일부터 민생투어 재개**

이처럼 정쟁을 기피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박 대표는 22일 인천을 시작으로 이달말까지 전국을 돌며 민생.경제현장 방문에 나서기로 했다.

박 대표는 이날 인천 공단의 한 업체를 방문하는 데 이어, 남구 도화동 인천 정보산업진흥원도 찾아 임직원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한나라당은 이같은 박 대표의 민생.경제현장 방문에 대해 그동안 정치적 이슈에만 매달렸던 우리 정치의 관심을 민생과 경제분야로 돌리고, 지난 총선 기간 쏟아낸 공약의 실천을 위한 민의 수렴 차원으로 의미를 부여했다.

배용수 수석부대변인은 21일 "방문 지역에 따라 특성에 맞도록 국회의원이나 당의 수석전문위원들이 배석하게 될 것"이라며 "이런 과정을 거쳐 17대 국회가 개원되면 정책이나 입법에 반영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대표 "이번이 마지막 기회"**

박근혜 대표는 이에 앞서 20일 여의도 천막당사에서 행한 당선자대회 인사말에서 "국민이 우리에게 1백21석이라는 큰 지지를 보내준 것은 거듭나서 잘하라는 마지막 기회를 주신 것"이라며 "이 마지막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 역사에서 소멸될 것"이라며 자기쇄신의 필요성을 강조했었다.

박 대표는 "우리는 이제 진짜 야당이 됐다. 우리가 서있는 천막당사가 한나라당이 서있는 현 위치"라며 "모든 기득권을 다 버리고 겸허한 마음으로 국민속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당의 현주소를 확인하고 각오를 다졌다.

박세일 공동선대위원장도 "이번 선거는 긴 역사의 흐름으로 볼 때 한국보수세력의 철저한 패배의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면서 "좌파가 끊임없는 자기혁신으로 오늘에 이른 반면 보수세력은 패배를 반복했다. 이 시기를 보수혁신이라는 천재일우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박 대표 지시에 따라 한나라당은 대대적인 조직 군살빼기에 들어갔다.

한나라당은 우선 총선전 호화당사라는 지적을 받아온 구 중앙당사가 매각되는대로 국회 개원전 영등포나 마포, 강서구 일원에 초소형 당사를 마련해 이주한다는 계획이다. 한나라당이 물색하는 당사 규모는 연건평 5백-8백평 규모의 공간으로, 현재의 국회앞 당사가 지하 주차장을 뺀 사무공간만 4천평인 것과 비교하면 최고 8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은 사무처의 규모도 대폭 줄여, 현재 3백여명에 달하는 사무처 요원을 1백명선으로 감축하기로 했다.

과연 한나라당이 자신의 공언대로 건강한 보수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지, 예의주시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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