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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탄핵역풍' 득실계산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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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탄핵역풍' 득실계산 분주

[현장] '40%의 비판적 부동층'에 큰 기대

"비판적 지지의 망령이 돌아왔다."
"무슨 소리, 탄핵 반대에 민주노동당이 앞장서야 한다."

12일 민주노동당 인터넷 게시판은 접속 불능이었다. 진보정당에 탄핵이 미칠 영향과 대처방법에 대한 갑론을박은 2002년 대선 투표 전날 밤의 정몽준 후보단일화 약속 파기가 몰고온 '정몽준 쇼크'를 방불케 했다.

***"탄핵무효는 우리당 지지로 귀결될 뿐", "소극적 반대는 고립을 자초할 것"**

이날 게시판에서는 "'탄핵규탄'이나 '탄핵무효'는 필연적으로 노대통령과 열린우리당에 대한 지지로 귀결될 뿐"이라는 입장과 "탄핵반대가 곧 노대통령과 우리당 지지는 아니다. 국민의 70%가 분노하고 있는 상황에서 소극적 태도는 고립을 자초할 뿐"이라는 입장이 팽팽히 맞섰다.

13일 권영길 대표는 서울역에서 전국 지구당 위원장과 함께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총선은 친노-반노, 탄핵찬성-반대의 장이 아니다. 정책대결의 장이어야 총선을 보수정치권이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민주노동당의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탄핵은 반대하되 보수정당과 선은 분명히 긋겠다'는 당 지도부의 방침 발표에도 당 안팎의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이런 식으로 탄핵되어 유감이지만 이라크 파병, 한-칠레 FTA, 부안 사태, 비정규직 문제 등에 있어서 반민중적 행보를 보여온 노 대통령은 안 그래도 탄핵감이었다"부터 "노 대통령의 1년간의 실정은 심판받아 마땅하지만 이번의 탄핵은 명백히 잘못됐다", "싸움을 크게 보고 우리당과 함께 싸워야 한다. 수구세력 척결은 장기적으로도 반드시 거쳐가야 할 길이다"까지 논쟁은 지속됐다.

***"우리당 지지-반대 구도는 유권자 운신의 폭을 좁히는 것"**

노회찬 사무총장은 이와 관련, "보수 3당 모두가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탄핵정국으로 풀려고 하고 있다"며 "이렇게 민생과 상관없는 이전투구식 정쟁에 민주노동당까지 뛰어들어 표계산을 하기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정책선거에 더 충실하자는 것이 당내 분위기"라고 말했다.

문명학 기획실장은 "친노-반노 혹은 우리당 지지-반대로 유권자들의 운신 폭을 좁히는 것은 총선 자체 의미를 상실케 하는 것"이라며 "총선은 기본적으로 국민이 지난 4년간 의원들의 활동을 평가하는 자리임에도 탄핵정국이 국민들의 역할을 정쟁의 엑스트라로 제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는 그 동안의 노대통령과 우리당의 실정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당장 이광재씨만 봐도 소환됐음에도 출마 얘기를 당당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철 대변인은 "현재 '민주-반민주'라는 구호는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부안 사태를 대하는 태도라든지 이 정권 하에서 이루어진 집시법 개악이라든지를 보면 노무현 정권은 반(反)민주주의의 장본인"이라고 비판했다.

***"'40%의 비판적 부동층'에 큰 기대"**

김종철 대변인은 "현재 열린 우리당에 대한 압도적 지지는 무당층 외에도 한나라당, 민주당 지지층이 골고루 이탈하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것으로 그만큼 탄핵 쇼크가 컸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그나마 긍정적인 것은 이번 사태로 인해 과거로 회귀하면 안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노동당은 '30%의 대통령 지지도'와 '70%의 탄핵 반대' 사이에 존재하는 '40%의 간극'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 40%의 정치적 유동층은 "노 대통령의 실정을 비판하지만 탄핵이 문제해결이 아님을 인식하고, 한나라ㆍ민주당에게는 정권을 심판할 권한 또한 없다"는 의지가 확고한 정치수준이 높은 '비판적 부동층'이라는 이유에서다.

김 대변인은 "우리당은 현재 이 40%의 유동층의 반사적 지지를 받고 있고 총선은 아직 한 달이나 남았다. 이라크파병 철회(철군)동의안 상정 계획, 농업식량주권 확보, 법인세 인하가 아닌 부유세 징수, 비정규직, 손배가압류 문제 등 민주노동당은 앞으로 열린우리당과의 차별성을 확실히 보여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주노동당 일각에서는 열린우리당이 당 지지율에서 압도적 우위를 계속 지켜나갈 경우 지난 대선막판의 '정몽준 쇼크'때와는 달리, 민주노동당 지지표가 이탈되지 않고 도리어 상당수 '비판적 부동층'이 민주노동당에 표를 몰아주지 않겠냐는 기대도 하고 있다.

과연 거센 '탄핵역풍'이 민주노동당에게 어떤 반사효과를 가져다줄지, 예의주시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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