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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일본에 당당하게 요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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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일본에 당당하게 요구하라"

[현장] '위안부'문제 해결을 위한 6백차 수요시위

일본군 '위안부'문제 해결을 위한 6백차 수요시위가 17일 낮 12시 주한 일본 대사관 앞에서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위안부 할머니 20여명과 함께 사회복지법인 나눔의 집, 한국여성의전화연합,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한국정신대연구소, 한국여신학자 협의회, 한국기독교 협의회 여성위 등 시민단체와 종교단체와 학생 등이 참가해 '위안부 문제 해결'과 '일본 정부의 전쟁 범죄 인정'을 외쳤다.

이날 집회는 한국에서뿐만이 아니라 대만, 필리핀, 일본, 미국, 스페인, 벨기에, 독일 등 7개국의 대사관이나 역, 시청 앞과 전국의 대학에서 동시 다발로 진행되었다.

<사진 1>

***"12년동안 어느 것 하나 이행된 적 없다"**

신혜수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 상임대표는 개회사에서 "1992년 1월 8일 수요시위가 시작된 이래 하루도 빠짐없이 시위를 하며 일본정부에게 위안부 문제 해결을 요구했으나 12년 동안 어느 것 하나 이행된 적 없다"며 "일본정부는 1995년 겉치레 조사 후, '위안부 문제는 당시 국제법상 전쟁범죄로 규명되지 않았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그동안 정대협은 범죄인정, 진상규명, 공식사죄, 법적 배상, 책임자 처벌, 역사교과서기록, 추모비와 사료관 건립등을 요구해왔다. 2000년 일본군성노예 전범국제법정과 UN, ILO등 국제기구들은 일본군 위안부 제도는 명백한 전쟁범죄라며 일본정부에게 사죄와 법적 책임 이행을 권고했으나 일본정부는 이를 회피해왔다.

신 대표는 "일본 정부는 한편으로는 '일부 군의 강제가 있었다'고 인정하지만 한편으로는 범죄행위임을 전적으로 부인하면서 신사참배를 계속하고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와 배상 대신 '아시아평화위로금'이라는 기만적인 행태를 계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 일본에게 당당히 요구하라"**

신 대표는 한국정부에게도 "80세 고령의 할머니들이 유엔으로, ILO로 다니며 일본정부에게 문제해결 촉구하고 국제여론을 모으면서 오늘 600차까지 오기까지 한국정부는 대체 어떤 외교 활동 노력을 기울였냐"며 "정부는 일본 정부를 대상으로 사죄와 배상청구, 책임자 처벌 소송을 제기하고 당당히 요구하라"고 촉구했다.

<사진 2>

그는 이어 "전쟁만행을 온몸으로 증언하는 할머니들의 삶과 말을 기록으로 남겨야 하며 이를 통해 할머니들의 명예와 인권을 회복해야 한다"며 "국민들도 일년에 한번씩은 꼭 수요집회에 참여해 일본 정부를 압박해달라"고 요청했다.

수요 집회에 계속 참여해온 일본인 고노 다이스케 씨는 "95년 '낮은 목소리'라는 다큐를 보고 수요집회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얼마 전부터 계속 참여하게 되었다"며 "일본 뿐 아니라 세계 여러 지역에서 할머니들을 찾아오고 있고 그렇게 이루어진 만남이 할머니들에게 새로운 힘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김희선 의원도 참석해 "해방된 지 59년이 됐지만 해방됐다고 말할 수 없음은 바로 이 자리의 할머니들이 온 몸으로 증명하고 있다"며 "그러나 동시에 할머니들의 행동은 국제적 평화운동의 시발점이 되고 있다. 저도 앞으로 부끄러운 역사를 바로잡는 일과 위안부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법안 마련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할머니, 끝까지 살아계셔서 반드시 사과를 받아내세요"**

이거임(서초고3)군은 "초등학교 6학년부터 엄마와 함께 수요시위에 참가해 벌써 6년째가 되어간다"며 "언제까지 이 수요시위가 계속되어야 하냐. 잘못된 역사는 반드시 청산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연단에 오른 이 군이 울먹거리며 "할머니들, 끝까지 살아계셔서 반드시 사과를 받아내세요"라고 외쳐 몇몇 할머니들은 눈물을 닦아야 했다.

이날 집회에는 오키나와, 재일한국인, 일본인들이 2000년 역사교과서 왜곡을 계기로 만든 일본 평화회 회원들이 참석해 공연하기도 했다. 이들은 "오끼나와에서 위안부 문제를 공부하고 토론하면서 할머니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지난 12일 한국에 왔다"며 "5일동안 나눔의 집에 같이 있으면서 할머니들의 고통과 분노와 함께 따뜻한 마음도 느꼈다. 돌아가서 일본 정부를 바꾸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 3>

이들이 직접 만든 노래인 '별들에게'를 작사한 오키나와 국제대학교에서 온 가와미찌 미유키(19)는 "600회는 그냥 숫자가 아니다. 그동안 집회하면서 얼마나 힘이 드셨을까 생각하면 그냥 눈물이 난다"며 "오키나와에 들어가서 홈페이지도 만들고 할머니들이 이렇게 싸우고 있는 것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여러분들이 이렇게 함께 해주셔서 아픈 데도 없다"**

92년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계속 수요시위에 참가해온 나눔의 집에 사는 김순덕 할머니(84)는 "이렇게 많이 와주셔서 감사하다"며 "이 문제가 이렇게 오랫동안 해결이 안되서 유감"이라고 짧은 소회를 밝혔다.

<사진 4>

대구에서 올라온 이용수 할머니는 "13년동안 배운 게 많고 저는 아픈데도 없다. 여러분들이 함께 해주시는 게 그게 약이 되고 힘이 된다"며 "앞으로도 여러분들의 관심이 계속돼 이 문제가 꼭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승연 위안부 누드 사건을 계기로 만들어진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네티즌 연대' 대표 허남현씨는 "처음에는 이러한 주제로 돈을 벌려는 기획사나 연예인에게 그저 분노했지만 생각해보면 우리는 수요시위가 12년이 넘게 열려왔다는 사실도, 할머니들이 얼마나 힘겹게 살아왔는지도 몰랐다. 너무 부끄러웠다"며 "네티즌 연대는 앞으로도 정대협과의 지속적인 관계를 통해 자원봉사와 명예와 인권의 전당 건립 후원 등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시위에 참석한 600인 선언 참가자는 선언문을 통해 "다시는 이와 같은 범죄가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 각 나라의 교과서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올바르게 기술하고 올바른 역사교육을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아시아 각 나라가 역사관, 자료관, 명예와 인권의 전당 등을 건립해 피해자의 체험과 운동의 역사를 전시·보존하고 인권 평화 교육을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사회복지법인 나눔의 집 안신권 국장은 "아이러니하게 위안부 누드 사건으로 수요집회와 할머니들의 투쟁이 더 많이 알려지게 됐지만 할머니들은 현재 찜찜한 기분"이라며 "한창 누드로 시끄러울 때는 하루에 몇천명씩 홈페이지에 들어와 서버가 다운되고 자원봉사 지원도 늘었지만 그 때가 지나자 또 잠잠해졌다. 지속적인 관심과 마음이 아쉽다"며 안타까워했다.

<사진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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