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김영일 전 사무총장이 오는 12일 검찰에 자진출두하기로 밝힘으로써 검찰 수사에 계속 불응해왔던 한나라당의 방침이 선회되었다.
그러나 정작 SK1백억원의 열쇠를 쥐고 있는 최돈웅 의원은 계속해서 검찰 수사에 응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여론의 압박과 특검 명분을 얻기 위한 고육책으로 한나라당이 검찰 수사에 응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
***김영일 전 사무총장 수요일 자진 출두**
홍사덕 원내총무는 10일 오전 여의도 당사 기자실을 찾아 “김 전 총장이 언제라도 조사에 응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면서 “수요일에 나가겠다고 알려 왔다”고 말했다. 김 전 총장의 검찰 출두는 검찰의 요구나 통보에 따른 것이 아니라, 김 전 총장 스스로 결정한 것이라고 홍 총무는 밝혔다.
이재오 비대위원장 겸 사무총장도 상임운영위원회가 끝난 뒤 브리핑을 갖고, “검찰이 자기들 필요와 의도에 따라 우리 당 누구를 언제 소환한다고 언론에 보도를 내면서 마치 비자금 정국을 검찰이 즐기는 듯하다”고 검찰에 대해 비난한 뒤, “대선자금 정국을 빨리 마무리 짓고, 비자금 정국을 정치개혁 정국으로 넘기는데 도움된다는 판단으로 검찰 수사와 관련 없이 김 전 총장이 가급적 빨리 출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이재오 “최돈웅 소환 보도는 야당 탄압”**
하지만 한나라당은 최돈웅 의원에 대해서는 감싸기로 일관하고 있다.
홍 총무는 최돈웅 의원이 검찰에 출두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홍 총무는 “최 의원은 마지막 소환조사 때 검찰로부터 ‘더 이상 물어볼 것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며 “사소한 미진한 것이 있으면, 최 의원 변호사나 서면을 통해 답할 것”이라고 홍 총무 자신이 소환 불응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총장도 “최 의원 소환에 대해 언론에 자꾸 보도가 나가는 것은 야당 탄압이고 편파 수사”라고 전제한 뒤, “금명간에 만나서 SK1백억 이외의 다른 것이 있는 지 물어보고 상황을 정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다른 당직자들에 대한 수사에 대한 한나라당의 협조도 불투명하다.
이 총장은 “야당을 쌍끌이 투망식으로 털어보려는 것은 정치검찰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며 검찰 수사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부끄러운 과거를 털고 일어나려는 야당과 정치권에 대해 더 이상 검찰이 나서서 혼란시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해 당직자들의 소환에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김영일 전 총장의 조사로 검찰에서 새로운 사실이 밝혀질 지 여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진정 한나라당이 대선자금비리를 완전히 털고 일어날 생각이라면 최돈웅 의원을 비롯해 다른 당직자들의 검찰 소환 조사에도 성실히 협조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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