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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렬 “대선자금 파악되는대로 공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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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렬 “대선자금 파악되는대로 공개하겠다”

이미 조사착수, 이회창계 “아마 알아내기 힘들 것” 반발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6일 한나라당 자체적으로 대선자금을 조사한 후 파악되는 대로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회창 전 총재측 인사들을 중심으로 반발기류가 감지돼 시행에 이르기까지에는 적지 않은 난항이 예상된다.

***한나라, 대선자금 자체조사 및 공개키로**

최 대표는 이날 열린 상임운영위원회의에서 “대선자금의 규모와 내용에 관한 문제에 대해 검찰수사와 계좌 추적이 진행되고 있다”며 “어차피 나중에 밝혀질 것이라면 이것을 숨기고 덮고 회피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고 박진 대변인이 전했다.

최 대표는 “검찰에서 수사하고 있는 대상을 (당에서) 전체적으로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고 전제한 뒤 “어떤 형태로든 당 자체로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서 파악한 후에 내용을 밝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며 검찰 발표가 나오기 전에 대선 자금 선(先)공개 의사를 밝혔다.

***이재오 사무총장 이미 조사 착수**

당내 대선자금의 자체적인 조사는 이재오 비대위원장 겸 사무총장 주도하에 지난 대선 지도부와 그 핵심 라인을 상대로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자금 용처에 대한 선 공개 문제는 당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던 사안 중 하나로, 그동안 “현실적 어려움”을 들어 소극적이던 최 대표의 태도 변화를 두고 여러 갈래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소장파를 비롯한 일부 의원들의 ‘전모공개’ 요구가 잇따르고 있는 당 내 현실을 반영한 조치라는 관측이다. 또한 검찰수사에는 비협조적이면서 노무현 대통령 측근비리-대선자금 의혹에 대한 특검법을 강행처리키로 한 방침이 정략적으로 비쳐질 것을 감안, ‘자기고백’을 병행해 비판 여론을 무마하겠다는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당 내에선 한 발 나아가 최 대표가 이번 기회에 친(親) 이회창계와의 본격적인 선긋기를 위한 구체적 액션에 돌입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자체조사 방침을 밝힌 만큼 ‘부실조사’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일정부분 출혈을 감수해야 하고, 그 경우 친 이회창계로 구성됐던 지난해 대선 지도부에서 ‘희생양’을 찾을 수밖에 없다는 논리에서다.

이는 얼마 남지 않은 내년 총선 공천을 앞두고 ‘전국구 전원 물갈이’ 등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예고한 대목과 맞물려 파장이 예상된다.

***이회창계, “알아낼 수 있겠나”**

이같은 최 대표의 대선자금 자체조사 및 공개 방침에 대해 이회창계 중진들은 대체로 대선자금 문제와 자신의 무관성을 강조하면서도 촉각 세운 반응을 보였다.

이 전총재 측근으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이날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공개 여부에 대해선 뭐랄 수 없지만 그게 완전히 밝혀질 수 있는 것인지는 회의적이다”며 “아마 알아내기 힘들 것”이라고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또다른 측근 의원은 “사전에 최 대표와 이재오 총장에게서 자체조사에 대한 얘기를 듣지 못했다”고 전제한 뒤, “나는 대선자금 내용을 모르고, 더욱이 이 사안은 민감한 문제라서 입장을 말하기 곤란하다”고 속내를 감췄다.

이 같은 당내 반발을 감수하고 한나라당이 납득할만한 자체조사 결과를 내놓을 지에 대해선 회의론이 높다. 자체조사 결과가 검찰 수사 수준에 못 미칠 경우 제2, 제3의 ‘은폐축소 의혹’에 휘말릴 위험부담도 있다. 더욱이 자체조사 과정에서 이 전 총재측과의 충돌이 격해질 경우 자칫 돌이킬 수 없는 내분으로 빠져들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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