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과비평’이라는 이름이 출판역사에서 갖는 의미는 특별하다. 60년대부터 시작된 숱한 판금과 폐간의 역사를 나열하지 않더라도 그 이름만으로도 70, 80년대를 살아온 이들에게 ‘창작과비평’은 하나의 희망으로 존재했다. 허나 2002년 시청 앞에 모였던 세대들에게는 창비가 수많은 출판사 중에 하나일 뿐이다. 은희경과 신경숙 같은 젊고 대중적인 작가들이 - 물론 이 작가들이 작품 속에 담아내는 고민과 철학은 가볍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주제가 20대에게 어떻게 다가갔는지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일 것이다 - 모인 다소 상업적인 출판사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창비(대표 고세현)는 지난 6월 파주출판단지에 새로 사옥을 짓고 둥지를 틀었다. 9월엔 신사옥 입주식을 갖고 사명을 ‘창작과비평’에서 ‘창비’로 바꿨다. 사옥도 짓고 사명을 바꾼 것이 단순한 이사의 의미만을 갖지는 않을 것이다. 고세현 사장은 입주식 때 가진 인터뷰에서 “지킬 것은 지키겠다”고 말했다.
사실 지금의 창비는 많은 비판을 받기도 한다. 너무 상업적으로 가는 것은 아니냐, 보수 언론에서도 창비 책을 다뤄주는 걸 보면 변절한 것 아니냐는 등. 이런 비판이 정당한 것인가는 사람들 나름의 판단에 맡겨야 할 것이다.
창비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또 파주시대로 이주한 상황에서 창비의 변화와 기타 궁금한 것들에 대해 묻기 위해 창비 고세현 대표를 지난 21일 만나보았다.
***쭉 바뀌어 왔다**
사실 회사가 이사를 하고 사명을 바꿔서 회사가 어떻게 바뀌었나라는 질문은 우문이었다. 고 대표는 “파주로 오고 사명을 바꾼 시점으로 이전과 이후가 딱 구별되는 것은 없다”며 “쭉 바뀌어 왔다”라고 답했다.
고 대표는 계속해서 “최루탄 맞으면서 싸웠던 사람들과 월드컵 때 모인 사람들이 다른 부분도 있지만 다르지 않은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도 이런 독자들에게 맞춰가면서 출판활동의 폭을 넓혀가고 있는 것”이라며 창비의 변화는 세상의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9월 입주식에서 창비는 '한결같음'과 '새로움의 추구'를 자신만의 특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법고창신 - 지킬 것은 지키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나간다**
하지만 고 대표는 “지킬 것은 지킨다”고 말했다. 이것은 그런 변화의 와중에서도 중심은 잃지 않겠다는 것이다. 창비의 중심은 무엇인가.
고 대표는 “분명한 것은 시대의 발전과 역사 발전을 거스르는 '반동적인' 책은 안 낸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베스트셀러였던 한 책을 거론하며 “그런 책은 (제발 내달라고) 가져와도 안낸다”라고 한 고 대표의 말에서 창비의 고집이 느껴진다.
***보수 언론과는 미묘한 관계**
창비가 낸 책은 보수언론에서도 종종 크게 다루는 경우가 있다. 창비 책의 광고가 나가기도 한다. 이런 상황은 창비가 변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근거로 내세우는 것 중 하나이다.
고 대표는 “편집진들이 기고를 한 적은 없는 걸로 알고 있다”며 분명한 선이 있음을 강조했고 “(해당 언론에서) 창비 책이 기사거리가 되기 때문에 다루는 것일 뿐이다. 책을 보내기도 하지만, 창비에서 먼저 (써달라고) 요청한 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고 대표는 “사실 팔아야 될 책이 있으면 백낙청 선배가 말려도 경영자의 입장에서 광고할 때도 있다”라고 회사 내에서도 논란이 있고, 자신의 입장이 곤란했던 경우도 있었다는 것을 털어 놓았다.
***파주로 왔다고 당장 경제적 효과가 크지는 않아**
출판사와 인쇄소 등 출판 산업 전반에 관한 회사들이 한 곳에 모이게 된다. 순간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은 동종업계 집적에 따른 경제적 효과다.
하지만 고 대표는 “올해 말까지 입주하면 세금혜택이 있을 뿐, 모여 있음으로써 생기는 큰 경제적 효과는 없다”고 예상을 뒤집었다. 인쇄소나 재고창고 등 집적에 따른 경제적 효과에 대해서는 “여기 들어온 인쇄소는 규모가 큰 회사들이라, 단행본 출판에는 맞지 않다”며 “우리는 고양이나 일산에 있는 인쇄소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판에만 전념하겠다**
파주출판단지엔 곧 아시아 문화센터나 공연장들도 들어설 계획이다. 이곳 설립을 주도했던 이기웅 출판단지 이사장은 출판뿐만 아니라 문화활동도 풍부하고 다양한 축제도 벌어지는 미래 모습에 대한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지난 10일부터 19일까지 열흘간, <어린이 책 한마당>축제가 이곳 파주에서 열리기도 했다.
고세현 대표는 “창비는 이곳에서 출판 이외의 다른 문화사업을 할 생각은 아직 없다”고 잘라 말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다른 문화사업이 아닌 “출판사들간의 협조”라며 “아직 시작인 만큼 공동의 이익을 실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심스레 첫걸음을 내딛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출판계는 어렵다. 창비가 출판계에서 갖고 있는 네임밸류 때문에라도 창비의 역할은 그래서 더욱 주목된다. 이날 만나본 창비 고세현 대표의 말에서 특별한 것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지킬 것은 지킨다”는 말은 어떻게 보면 매우 상식적인 말이다. 하지만 이런 상식이 결국 지금의 창비를 만들었을 것이다. 상식이 통용되지 않는 지금 사회, 창비의 고집과 상식이 더욱 빛난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지킬 것은 지킨다”**
프레시안: 파주출판단지 특집기사 형식으로 구성되어, 주(主)의 입장에서 열화당의 이기웅 사장의 인터뷰를 했고 객(客)의 입장에서 창비 고세현 사장을 인터뷰 하려 한다. 질문은 크게 창비에 대한 것과 출판단지에 대한 것으로 나누어 질 것이다. 먼저 창비에 대한 질문부터 하겠다.
창비의 이주가 단지 사옥을 옮겼다는 의미뿐만 아니라, 회사명을 창작과비평사에서 창비로 바꾼 만큼 새롭게 태어난다는 의미도 있을 것 같다.
고세현: 66년 1월에 처음 계간지를 냈다. 그 때는 편집인들이 모두 20대 초반이었고, 뜻있는 민족문화운동을 해보고자 한 것이다. 그리고 74년 독립해서 단행본을 냈다. 그 당시 비판적인 언론 가운데 하나였다. 80년대 들어서는 폐간되었다. 난 81년에 입사했는데, 그 때 사람들은 취직한다는 개념이라기보다, 운동 반 취직 반의 입장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창비에 입사하는 사람들의 생각은 많이 다를 것이다.
이젠 독자도 마찬가지다. 그 전과 이전이 어떻게 다르냐. 파주로 오고 사명 바꾼 시점으로 딱 구별되는 것은 없다. 쭉 바뀌어 온 것 일 뿐이다. 그 와중에 사옥도 이주한 것이고. 이념적인 사회과학서적 외에도 90년대에 들어 창비는 신경숙 은희경 등 스펙트럼을 넓혀왔다. 독자들도 마찬가지다. 최루탄 맞으면서 싸웠던 사람들과 월드컵 때 모인 사람들이 다른 부분도 있지만 다르지 않은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축구를 보기 위해 시청 앞에 모인 사람들도 80년대와 같은 상황에 있었다면 그들의 선배들과 같은 행동을 했을 것이다. 우리도 이런 독자들에게 맞춰가면서 출판활동의 폭을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개명에 대해서는 창비를 아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 했다. 정기구독자나, 서점직원, 애독자 등. 40대 이상은 반반으로 의견이 엇갈렸다. 예전 이름에 대한 향수를 느끼는 사람도 있었지만. 20, 30대는 바꾸자는 의견이 많았다. 젊은 층에서는 ‘창작과비평사’를 문장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다. 실제 신문 같은 데서 ‘창작과비평사’는 고유명사라서 붙여 써야 되는데, 띄어 쓰는 경우도 있다. (웃음) 발음하기도 어렵고 접근도도 떨어지고 해서 대중적인 정서에 맞췄다. 전체적으로 ‘창비’가 우세했다. 하지만 계간지는 '창작과비평'으로 유지했다, 주식회사 명칭만 ‘창비’로 바꿨다.
9월 입주식 인사말에서 창비가 창작과비평사의 약칭임을 모르는 사람도 창비를 잘 알 수 있도록 다가가겠다고 했다. 지금은 교보가 대한교육보험의 약자임을 모르는 사람이 많듯이 말이다.
프레시안: 창비가 변했다는 말이 있다.
고세현: 어떤 사람은 ‘시대가 어느 시댄데 아직도 그러고 있냐’고 말하고 어떤 사람은 ‘창비가 변했다, 타락했다’고 한다. 그만큼 양쪽에서 우리에 대한 기대가 있다고 생각한다.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법고창신’ 정신에 따라 지킬 것은 지키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가는 것에 대해 고민 중이다. 새로운 것이란 대중의 정서에 어느 정도 부합하고, 맞춰지는 그런 책을 말한다. 「동의보감」이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등 이념적인 책들이 아니더라도 폭을 넓히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물론 어려움도 많고 대중에 영합한다는 비판도 있지만 우리는 중심은 지킨다.
프레시안: 극우언론에서 창비를 띄워준다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고세현: 원칙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체로 편집진이 특정 신문(흔히 말하는 보수 언론)에 기고를 하거나 인터뷰를 하지는 않는 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보도자료나 책을 보낼 때 특별히 그쪽을 배제하지는 않는다. 기사를 쓰려고 마음먹으면 책을 안 보낸다고 못 쓰는 것은 아니다. 보내되 그 쪽의 기자들에게 (써달라는) 요청은 절대 하지 않는다. 다른 신문(좀 더 진보적인) 같은 데는 기자들과의 교류가 있지만 전혀 (교류가) 없는 곳도 있다.
그런데 우리 쪽의 편의주의인지는 모르겠지만 보수언론의 독자들도 창비의 책을 알 권리는 있다고 생각한다. 또 그 쪽에서도 뉴스 가치가 있는 것을 다루기 때문에 창비 책이 필요하다면 쓰는 것이다. 또 지난번에는 브루스 커밍스 현대사를 엄청 비판하기도 했다. 이런 경우처럼 필요할 때는 서평형식으로 외부필진 동원해서 비판하기도 한다. 띄워주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사실 (보수언론에) 광고도 한다. 황석영의 삼국지 같은 경우 광고 했다. 좀 더 팔아야 했기 때문이다. 경영자 입장에서 상업적 필요에 의해서 광고하기도 한다. 그 외의 책은 안하지만, 이렇게 상업적 필요가 있을 때는 백낙청 선생이 말려도 한다. 보수언론하고는 좀 민감하고 미묘한 관계라 할 수 있다.
프레시안: 3층에 문학도서관이 있다고 들었다.
고세현: 준비는 하고 있으나 아직 없다. 출판단지 안에 분산된 형태로 조그만 도서관의 연합체가 자리잡았으면 한다. 출판단지조합이나 다른 출판사들의 호응이 있으면 연합체를 구성하는 하나의 도서관이 되고, 그렇지 않으면 내부에서 활용하는 자료실이 될 예정이다. 그래서 문학도서관은 아직 장담은 못하겠다.
프레시안: TV 오락 프로그램에서 책 소개하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그 프로그램에서 다룬 첫 책이 창비 책이다. 고급 독자의 시각에서는 천박하다거나 책을 희화화한다거나 한다는 지적이 있는 걸로 안다. 하지만 분명한 효과 중에 하나는 책하고 담쌓은 청소년들에게 접근도를 높여준다는 것이다. 비판적으로 볼 수도 있지만 다른 측면도 있다고 생각한다. 청소년들에게 책을 읽게 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히 긍정적 효과이다.
프레시안: 이제 출판단지에 관련된 질문을 하겠다. 사옥 이전 비용도 만만치 않았을 것 같다.
고세현: 모든 출판사가 다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여기 들어오는 출판사들은 구분이 된다. 민음사처럼 큰 회사는 서울에도 사옥이 있고 여기에도 들어왔다. 다른 대부분 출판사는 서울에 사옥을 마련하지 못한다. 워낙 비싸니까. 그래서 땅값이나 건물값 때문에 여기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도 여기 땅 값이 싸서 들어온 것이다. 여긴 (땅값이) 서울의 10분의 1 정도 밖에 안 된다. 서울에서 창비는 계속 셋방살이만 했다. 문학과지성사 같은 경우는 이미 서울에 사옥이 있어서 굳이 들어올 필요가 없는 것이고. 또 여기에서조차 집을 마련하지 못하는 영세한 곳도 있다. 그러니까 중간 정도 출판사들이 여기 들어온다고 보면 된다.
프레시안: 다른 출판사 중에 창비가 들어왔으니, 우리도 들어가겠다고 말하는 곳도 있다.
고세현: 그건 우리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이고. 사실 대형 출판사나 유명 출판사가 안 들어오면 또 서로 안 들어가려고 하지 않겠나. 창비는 사실 입주 시기가 중간쯤이었다. 그러나 앞에서 다 뒤로 가서 우리는 그대로인데 입주가 빠른 것처럼 되어 버렸다. 다른 출판사에서는 눈치보고 있는 것은 좀 아쉽다. 원래의 순서대로 진행됐으면 우리도 좀 더 좋은 여건에서 시작할 수 있었을 것이다. 지금은 교통도 불편하고 아직 부대시설도 없어 열악한 편이다.
프레시안: 이주 이후의 경제적 효과로는 어떤 것들을 기대하나.
고세현: 큰 것은 없다. 올해 말까지 입주하면 세금혜택이 있는데 그 정도 효과가 있으려나. 물론 세금혜택이 무시할만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출판사 집적으로 인한 경제적 효과는 크지 않다고 본다.
프레시안: 하드웨어적인 효과, 예를 들어 인쇄소 같은 곳도 들어오는데 물류비용이 절감된다든지 하는 효과가 있지 않나.
고세현: 실제로 여기 들어온 인쇄소들은 아주 큰 인쇄소들이라 교과서 같은 대량출판용만 받는다. 몇 십만, 몇 만부규모의 책들만 인쇄하는 곳이다. 단행본 같은 경우 5천부 정도 찍는데, 여기 인쇄소에서 찍을 수는 없다. 우리는 근처의 파주나 고양에 있는 인쇄소에 맡기고 있다.
프레시안: 이주로 인한 직원들의 불만은 없는가.
고세현: 파주출판단지는 10년을 끌어온 프로젝트였다. 애당초부터 여기 이사 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직원 70% 정도가 일산서 살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더 일자리와 더 가까워졌다. 이사 왔다고 해서 회사를 떠난 사람은 없다.
프레시안: 어린이 책 한마당이 10일부터 19일까지 열렸었다. 창비도 참가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자체평가를 한다면.
고세현: 준비가 부족하고 해서 우리가 희망한 만큼의 효과는 못 거뒀지만 상당한 의미는 있었다. 프로그램 자체가 좋았다. 책 축제는 대체로 다양한 책을 보고 파는 그런 축제인데, 우리는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여러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학부모들은 칭찬도 하고 항의도 했다. 항의는 대부분 인원제한 프로그램에 참가하지 못한 것에 대한 것이었다. 그 외에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항의는 없었다. 다만 처음이라 운영이 미숙한 점은 있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고 나름대로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창비에서 어린이 책도 꽤 출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고세현: 창비 어린이 책은 77년부터 출간했다. 그 당시엔 어린이 책은 전부 전집류였기 때문에 처음에 우리가 이 일을 했을 때 다 바보 같은 짓이라고 했다. 지금은 어린이 책 매출이 창비 전체 매출의 1/3이나 된다. 불황 때도 어린이 책 매출은 영향을 별로 안받는다. 아무리 형편이 어려워도 교육비는 잘 안 줄이니까. 또 당시 창비 어린이 책을 보고 자란 어른들이 지금 어른이 되어 아이를 키우고 있다. (웃음) 그 사람들이 창비 어린이 책에 대한 믿음이 있으니까 지금 아이들에게 사주는 것이라고도 생각한다.
프레시안: 어린이 책을 만드는데 원칙이 있다면
고세현: 지금은 많이 줄어들었지만 아직도 어린이책을 날림으로 만드는 곳들이 있다. 우리는 공들여서 만들어 보고자 했다. 처음에 이원수, 이오덕, 권정생 같은 분들의 작품으로 출발했다. 외국 책 번역도 하지만, 어린이 책은 창작동화 위주가 된다. 어린이 책을 포함해서 분명한 것은 시대의 발전과 역사 발전에 부합하지 않는 책은 안낸다는 것이다. 다만 무색무취한 것에 대해서는 폭을 넓혀가고자 한다.
(베스트셀러가 된 돈벌기에 관한 어떤 책을 거론하며) 이런 책은 내달라고 찾아와도 절대 안낸다. 안내주니까 요샌 가져오지도 않는다.
프레시안: 출판단지가 문화 마을화되고 있는데 출판 외에 문화, 예술 분야에 진출할 생각은 없는가?
고세현: 아시아문화센터 외에도 공연장, 극장 등이 들어선다는 소문을 들었다. 창비에선 아직 문화사업을 할 생각은 없다. 다른 출판 회사나나 사업 주체들이 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프레시안: 출판단지가 어떤 모습이었으면 좋겠나?
고세현: 내가 말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공공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내 땅에서 내가 사업 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다른 사업체들과의 공동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협력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지금은 (사업체들 간의 협력이) 부족하다.
프레시안: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고세현: 창비가 좁은 범위의 이념성을 고집하지 않는다고 너무 실망하지 말아 달라. 우리는 “창비가 책을 내면 믿을 수 있는 책이다”라는 느낌을 주고 싶다. 넉넉지 않은 조건 속에서도 우리 사원들 모두 자부심을 갖고 일하고 있으니, 실망 말고 애정을 갖고 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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