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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인의 반격' 시작된 것인가

"성전 촉구" 녹음테이프 방송, 최근 게릴라공격 빈발

드디어 사담 후세인의 복수전이 시작됐는가? 미국의 독립기념일인 4일(현지시간) 카타르의 알-자지라 방송은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목소리로 추정되는 녹음 테이프를 방송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에 대한 성전을 촉구한 이 녹음테이프의 진위는 즉각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후세인 대통령의 목소리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목소리의 주인공이 후세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라크 점령 미군 당국은 이 녹음테이프를 검토할 것이라면서 아직은 진위를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사담 후세인은 지난 4월9일 미군에 의해 권좌에서 물러난 후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후세인, "성전 세포조직이 이라크 전역에 결성돼 있다"**

후세인 전 대통령은 이 테이프에서 녹음 날짜가 6월14일이라고 밝히면서 "나는 아직 (이라크) 지도부 그룹과 함께 이라크에 머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라크 국민들의 미군에 대한 무장 공격을 치하하면서 "형제 자매들이여, 나는 여러분들에게 성전 세포조직이 이라크 전역에 걸쳐 결성돼 있다는 기쁜 소식을 전한다"고 강조했다.

후세인은 이어 "미군들에게 항복하거나 협력하지 말라"면서 "나는 당신들이 이들 영웅적인 전사를 보호하고 작전기간 침략자들에게 이들의 소재지나 관련 정보를 제공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그들과 이라크 국민, 그리고 무자헤딘(이슬람 전사)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그들의 확신과 성전, 희생에 감사한다"면서 이라크 국민에게 미군에 맞서는 저항 투쟁을 지원해줄 것을 호소했다.

후세인은 이라크 정권의 급격한 붕괴와 관련해 이는 `필요한 퇴각'이었다고 주장하면서 "우리는 정부를 잃었으나 우리의 원칙을 포기하거나 항복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침략자들에게 묻는다. 대량살상무기가 어디 있는가?"라며 미 부시 행정부의 거짓말을 공격했다. 그는 이어 "저들의 목적은 이라크를 파괴하는 것이며 대량살상무기는 이를 감추려는 구실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후세인은 또 "저항이 진행되고 있으며 당신들도 이를 들었을 것으로 알고 있다. 위대한 무자헤딘 덕분에 저들은 우리의 위대한 영토 안에서 하루도 피해를 보지 않고 넘어가는 날이 없다. 신의 뜻에 따라, 앞으로 다가올 날들은 침략자들에게 고난과 역경의 날들이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계속되는 게릴라전**

알-자지라의 이브라힘 히랄 보도국장은 이 테이프가 이날 전화를 통해 전달됐다면서 그러나 "소스는 알지 못하고 어디서 전화가 걸려왔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사람이 전화를 걸어 테이프를 틀어줘 이를 녹음했다"면서 "녹음시간은 20분이었지만 뉴스가치가 있는 것은 10분 가량"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독립기념일에 맞춘 이번 테이프 공개는 미국이 후세인의 체포 또는 그의 사망과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는 이라크 시민들에게 2천5백만 달러, 또 후세인 아들 우다이와 쿠사이의 체포를 위한 정보 제공자에게 1천5백만달러의 포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한 지 하루만에 나온 것으로 미군 당국을 당혹케 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미군은 미 해군의 정예 대테러부대인 델타포스와 중앙정보국(CIA) 요원들로 '태스크포스 20'을 구성, 후세인은 종적을 추적하고 있으나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후세인을 비롯해 이라크정권 인사 55명을 전쟁범죄자로 지명수배했으나 현재까지 32명만 체포했을 뿐이다.

특히 최근 격화되고 있는 이라크인들의 무장저항 투쟁이 산발적ㆍ우발적이 아닌 조직적 양상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지하에 잠적한 후세인의 지령에 의한 반미 게릴라전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 6월 중순 미 점령당국이 이라크 석유 수출 재개 발표한 직후 이라크의 주요한 송유관이 폭파된 바 있다.

또한 3일(현지시간)에는 이라크 주둔 미군병사 1명이 현지 저항세력의 공격을 받아 사망하는 등 사담 후세인 추종세력의 잇단 공격으로 미군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미군 대변인은 이날 오후 8시30분 바그다드 동부지역에서 이동중이던 미군 군용차량들이 공격을 받아 미군 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또 이날 밤 바그다드 북쪽 90㎞정도 떨어진 발라드지역 인근 미군기지에서 수발의 박격포탄 공격이 발생, 최소한 19명의 미군이 부상했다.

최근 후세인 추종세력의 공격이 점점 대담해지면서 미군들은 거의 매일 공격을 받는 처지에 놓이고 있으며 주요 전투가 종식됐다는 선언을 한 5월1일 이후 지금까지 최소한 27명의 미군병사가 현지 저항세력의 총격으로 사망했다. 이와 관련, 리카르도 산체스 이라크 주둔 미군사령관은 최근 미군에 대한 피격이 잇따르자 성명서를 통해 "우리는 아직 전쟁중"이라고 강조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후세인이 살아있는 한 미국은 이라크 치안 확보 못할 것"**

한편 이집트의 영자 주간지 알-아흐람 위클리는 지난 주 이라크 소식통들을 인용, 후세인이 아직 이라크 내에 생존해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신문은 복수의 이라크 소식통을 인용해 후세인의 조카이자 경호원인 나미르 에드함 이브라힘이 지난 6월 하순 이라크 국외에 있는 자신의 부인에게 위성전화를 걸어 자신과 후세인이 바그다드 북부에 숨어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후세인이 계속해서 은거지를 옮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브라힘은 후세인 이복동생의 아들로 경호원 겸 운전기사로 일해 왔다.

알-아흐람 위클리는 런던에 활동하고 있는 이라크 전문가 하룬 모하메드의 말을 빌어 만일 후세인이 생존해 있다면 자신이 잘 알고 있는 고향 티크리트 인근에 은거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외국으로 망명할 경우 오히려 미 정보기관에 발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모하메드는 특히 "후세인이 살아 있는 한 미국은 결코 이라크에서 평화나 치안을 확보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후세인의 생존은 지지자들의 조직적 반미 투쟁을 본격화시킬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후세인의 생존 가능성 때문에 많은 이라크인들이 미 군정에의 참여를 꺼리고 있다고 알-아흐람 위클리는 전했다. 현재 바그다드에 살고 있는 압델-아미르는 알-아흐람 위클리와의 전화통화에서 "사람들은 후세인이 권좌에 복귀해 보복할 것을 두려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라크의 주요 정치인들은 미 점령당국 책임자인 폴 브레머에 대해 많은 이라크인들이 새로운 정부 구성에 참여하기를 꺼리는 것은 후세인의 생사가 분명치 않기 때문이라고 불평했다.

한편 바그다드에서 발행되는 신문 <알-아할리>는 지난 6월 21일 한 쿠르드족 지도자의 말을 인용, 후세인의 페다인 민병대가 곧 모습을 드러내 미군에 대한 조직적 공격을 시작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오사마 빈 라덴에 이어 지하에 잠적한 사담 후세인이 미국의 중동지배 전략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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