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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학 비판이론으로서의 양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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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학 비판이론으로서의 양명학

신영복 고전강독<160> 제13강 강의를 마치며-14

명(明)나라 중기에 양명학(陽明學)이 소위 심학(心學)으로 등장하게 되면서 신유학에 대한 비판이론으로서 상당한 충격을 던지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양명학의 대두를 계기로 지식인 사회에 상당한 반향과 새로운 지적 전환의 가능성을 불러일으키게 됩니다.

그러나 비판이론으로서의 심학은 신유학과 같은 강도와 파장을 가져오지 못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심학이 당쟁의 와중에서 그 입지를 상실하고 후에 강화학파로서 명맥을 유지하는 데서 그칩니다. 우리는 물론 이 심론(心論)에서 매우 중요한 성찰적 관점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여러가지 사정으로 다루지 못합니다.

주자의 이론이 ‘性卽理’임에 반하여 심론의 요지는 ‘心卽理’입니다. 신유학이 선종불교에 대한 비판적 체계라면 양명학은 신유학에 대한 비판의 논리로 구성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주자의 체계가 독서궁리(讀書窮理)-->지혜(智慧)라는 논리임에 반하여 심론은 ‘양지(良知)’에 직접 호소하는 체계입니다. 바로 이러한 성격이 선종불교와 마찬가지로 심론이 대중화에 성공하게 합니다.

신유학이 선비의 학문에 갇히는 것과는 달리 육상산(陸象山)의 강론에는 수많은 사람이 운집하였던 것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명대(明代)의 인구증가와 사회의 계급적 질서가 급속하게 변화하는 과정에서 심론의 차별철폐사상과 평등사상이 상인계층의 전폭적 호응을 받게 되었다는 것이 통설입니다.

그리고 심론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주체성의 강조입니다. 주체성이 심(心)이라는 또 하나의 주관적 관념론으로 표상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만 이 심론(心論)은 적극의지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육상산의 이론을 계승한 왕양명(王守仁)은 심(心) 성(性) 이(理)를 통일적으로 규정합니다. 구체적 현실은 심(心)으로 통일된 인식(認識)된 세계’이며 인간과 세계는 통일되어 있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왕양명의 체계는 心=性=理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심(心)으로 통일되는 것이지요.
“효친(孝親)의 마음이 없다면 효도의 이(理)가 있을 수 없으며, 충성의 마음이 없다면 충성의 이(理)가 있을 수 없다(無孝親之心 無孝之理 無忠君之心 無忠之理)”는 논리입니다. 충효의 이(理)가 있기 때문에 충성과 효심이 생긴다고 하는 주자의 입장과는 정반대입니다.

주자이론의 기초가 되고 있는 추상적 ‘이(理)의 세계(世界)’가 존재할 여지가 없는 논리입니다. 따라서 심론에 있어서는 이(理)의 객관적 실재성(實在性)을 전제하는 주자의 사상체계는 부정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심론은 ‘대학(大學)’의 3강령(三綱領)과 8조목(八條目)에 대해서도 다른 해석을 내놓습니다. 명덕(明德)이란 대인(大人)이 천지만물을 일체(一體)로 삼는 ‘마음’(心)이라는 것이지요. 따라서 명명덕(明明德)이란 그 ‘체(體)’를 수립하는 일이며, 친민(親民)이란 그 ‘용(用)’을 행하는 일이며, 지선(至善)이란 명덕(明德)과 친민(親民)의 기준이라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양명학(陽明學)을 심학(心學)이라고 하는 것이지만 3강령을 명덕(明德) 즉 ‘심(心)’ 하나로 통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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