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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은 자살기도자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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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은 자살기도자가 아니다"

포스터-카터, '부시 행정부의 대북전략 부재' 비판

세계적인 북한전문가 에이던 포스터-카터가 독일 전국지 디 벨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은 어떠한 대북전략도 갖고 있지 않다"며 북한과의 대화를 거부하는 부시 행정부를 비판했다. 그는 "김정일은 자살기도자가 아니다"고 단언했다.

벨트는 24일 "미국은 어떠한 대북 전략도 갖고 있지 않다(Die USA haben keine Strategie für Nordkorea)"란 인터뷰기사를 통해 영국 리즈대학에서 한국 현대사를 가르치고 있는 포스터-카터가 진단한 북핵 문제의 해결방안과 해결자는 누가 될 수 있는지를 보도했다.

포스터-카터는 "(뚜렷한 대북전략을 갖고 있지 않은) 부시 행정부는 처음부터 북한 문제에 대해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했다"며 "미국이 유일한 초강대국이라고 하더라도 북한같은 한 국가를 '악의 축'속에 포함시키며 공공연하게 배척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런 사실로 미루어 볼 때 미국 정부는 대화에 관심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현재 상황은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전쟁기도로 악화될 것"이라며 "김정일이 다음은 우리 차례라고 생각하고 있는 점은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그나마 유일하게 안심할 수 있는 사실은 현재 미국이 어떤 군사적 행동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북핵 문제 대처방안에 대해 "클린턴도 군사적 수단을 고려한 적이 있지만 결국에 가서는 단지 압력행사와 대화의 정치만이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부시 행정부는 세계를 '선'과 '악'으로 양분하고 있다. 바로 이런 방식이 북한 문제에 있어 혼란을 야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과) 미국과의 대화가 중단된 것이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킨다"는 것이다.

포스터-카터는 따라서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하비에르 솔라나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같은 인물이 국제적 중재자로 나서서 미국을 고무시키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며 "그 후속 조치로 양자협상이 따를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북핵 문제 해결에는 유럽연합보다도 북한과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포스터-카터는 현 위기를 해결하지 않을 경우 북한은 점차 미사일 시험을 재개하는 등 위기감을 고조시켜 나갈 것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대화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50년 동안 강경노선을 고수해 왔고 겨우 몇 년 전부터야 대화를 갖기 시작했다. 우리 역시 고립화 정책을 통해 북한이 지금의 북한처럼 되는데 기여한 점도 있다"며 "우리는 중도노선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이것은 무척 어려운 과제다. 북한에 대해서는 확실한 처방전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이라크에만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현 상황은 앞으로 한두 달 동안은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북한 정권이 극단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이유는 "김정일이 테러리스트들에게 가담할 위험성은 없으며 그가 어떤 이데올로기에서도 벗어나 있고 안락한 삶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게 포스터-카터의 설명이다.

다음은 벨트지가 24일 보도한 포스터-카터 인터뷰 기사의 주요 내용.

***"미국은 어떠한 대북 전략도 갖고 있지 않다(Die USA haben keine Strategie für Nordkorea)"/독일 Die Welt, Heike Kreutz-Arnold**

에이던 포스터-카터(Foster-Carter)는 세계적으로 명망있는 한국 전문가중 한 명이다. 그는 영국 리즈(Leeds) 대학에서 한국 현대사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하이케 크로이츠-아르놀트는 북한 위기에 관련해 어떻게 이 위기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며 누가 해결할 수 있는가를 놓고 그와 대담을 가졌다.

벨트: 미국의 대북 정책을 어떻게 보는가?
에이던 포스터-카터: 미국 정부에는 현재 이쪽 아니면 저쪽이라는 확실한 대북전략이 없다. 나는 이를 무책임하다고 생각한다. 부시 행정부는 처음부터 북한 문제에 대해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했다. 미국이 유일한 초강대국이라고 하더라도 북한같은 한 국가를 '악의 축'속에 포함시키며 공공연하게 배척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런 사실로 미루어 볼 때 미국 정부는 대화에 관심이 없다. 현재 상황은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전쟁기도로 악화될 것이다. 김정일이 다음은 우리 차례라고 생각하고 있는 점은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그나마 유일하게 안심할 수 있는 사실은 현재 미국이 어떤 군사적 행동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벨트: 하지만 북한이 이라크보다 더 위험하지 않은가?
포스터-카터: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잠재된 위험은 더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그렇게 긴박하지는 않다. 북한이 테러리스트들과 관련이 없는 듯이 보이며, 혹은 바로 얼마 전에야 침략자로 대두됐기 때문이다. 물론 핵 확산의 위험성은 존재한다. 그러나 나는 김정일이 직접 무기를 손에 쥘 정도까지 왔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김정일은 자신의 한계를 알고 있고, 이 한계를 넘어선다면 그것은 자신의 파국이라는 사실을 파악하고 있다. 그는 자살기도자가 아니다.

벨트: 그렇다면 부시 정권은 핵 위협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포스터-카터: 핵 문제가 유일한 문제는 아니다. 군사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중요한 사안들이 있다. 북한은 세계를 위협하며 자국 주민들에게 전횡을 일삼는 공룡이다. 클린턴도 군사적 수단을 고려한 적이 있지만 결국에 가서는 단지 압력행사와 대화의 정치만이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부시 행정부는 세계를 '선'과 '악'으로 양분하고 있다. 바로 이런 방식이 북한 문제에 있어 혼란을 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벨트: 김정일의 위협적 태도는 과연 얼마나 위험한가?
포스터-카터: 순전히 수사학으로만 판단한다면 우리는 지난 20년간 계속 전쟁 중에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다고 나는 아무런 위험도 없는 것처럼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북한은 항상 협박을 일삼아 왔고 바로 그런 이유로 사람들은 도대체 어느 시점이 돼야 그 위협이 정말로 심각한 것인지를 알지 못한다. 미국과의 대화가 중단된 것이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킨다.

벨트: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북핵문제를 유엔안보리에 회부한 것은 현명한 처사였나?
포스터-카터: IAEA의 입장에서 보면 100% 정당하고 불가피했다. 그러나 이런 조치가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북한은 미국과의 양자 협상을 원하고 있다. 유엔 안보리가 무슨 조치를 취할지 확실하지 않다. 유엔 안보리는 군사적 조치도, 제재조치도 고려하지 않을 것이다. 하비에르 솔라나(유럽연합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같은 같은 인물이 국제적 중재자로 나서서 미국을 고무시키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 후속 조치로 양자협상이 따를 수도 있다.

벨트: 중국과 러시아 정부는 어떤 성과를 이룰 수 있다고 보는가?
포스터-카터: 나는 이 문제의 경우 두 나라들이 유럽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푸틴 체제하에서 러시아는 대북 관계를 증진시켰다. 물론 이런 관계증진이 얼마나 중요한 내용들을 포함하고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중국은 원조를 통해 북한을 존속시키고 있다. 그런 까닭에 중국은 더 많은 영향력을 가지고 있고, 이번 분쟁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벨트: 그러나 중국은 분쟁에 개입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
포스터-카터: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국제분쟁에서 공공연하게 주도적 역할을 맡는 것은 중국의 스타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 배후에서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징후는 있다. 중국인들은 한반도내의 핵무기도 군축경쟁도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중국 지도부내에 의견차이가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후진타오 신임 당 총서기가 어떤 방향을 선택할 지 아직 알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후진타오의 세대는 한국 전쟁에 관해 그리 많이 알고 있지는 않다. 따라서 이웃나라에 대해 감정적으로 센티멘탈한 관계가 아니다. 우리는 더 실용적이거나 아니면 더 강경한 태도를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다. 북한의 탈북자 대거유입 사태와 중국 국경선 지역에 미군이 주둔하는 것을 막기 위해 기존의 노선들이 계속 유지될 것이다. 그러나 북한 정권이 계속해서 위협적으로 나온다면 중국인들은 더욱 강경한 노선을 취할 지도 모른다.

벨트: 그렇게 해서 독재자의 협박게임을 멈출 수 있을까?
포스터-카터: 북한의 태도는 높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고, 그들의 공격이 가능하게 만든다. 중국인들의 적절한 압력은 단기적으로 많은 성과를 거들 수 있을 것이다. 다른 한편 나는 오로지 '위협'만이 장기적으로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확신한다. 최종적인 그리고 충분히 강력한 힘을 가진 포괄협상으로 북한에 접근해 결국 이들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1994년의 북미협상은 충분한 힘을 갖지 못했다. 나는 한때 비관주의에 빠져 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도는 전혀 없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우리는 한국 전쟁 이후 북한을 고립시켰다. 그러다가 클린턴 정부와의 대화가 있었다. 이제 비판가들은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도 도움이 되지는 못했다고. 물론 우리는 50년 동안 강경노선을 고수해 왔고 겨우 몇 년 전부터야 대화를 갖기 시작했다. 우리 역시 고립화 정책을 통해 북한이 지금의 북한처럼 되는데 기여한 점도 있다. 우리는 중도노선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이것은 무척 어려운 과제다. 북한에 대해서는 확실한 처방전이 없기 때문이다.

벨트: 미국이 입장을 바꾸지 않는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포스터-카터: 북한 정권은 한 단계 한 단계씩 상황을 악화시켜 갈 수도 있다. 그 스펙트럼은 넓고 몇주, 아니 몇달동안 지속될 수도 있을 것이다. 미사일 시험도 생각할 수 있다.

벨트: 분쟁이 악화될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
포스터-카터: 현 상황은 앞으로 한두 달 동안은 개선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이라크에만 완전히 집중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에 요구되는 만큼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북한 정권이 극단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다. 나 역시 김정일이 테러리스트들에게 가담할 위험성은 없다고 생각한다. 김정일은 어떤 이데올로기에서도 벗어나 있고 안락한 삶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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