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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의 직접 대화없이 사태해결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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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의 직접 대화없이 사태해결도 없다"

리처드슨 주지사 , WSJ 칼럼 통해 북미대화 촉구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한성렬 북한 유엔주재차석대사와 3차례의 회담을 가졌던 빌 리처드슨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가 부시 행정부에 북한과의 대화를 촉구하는 기고문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실어 눈길을 끈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WSJ 24일자에 기고한 칼럼 '산타페의 길(The Santa Fe Trail)'에서 자신이 북한과의 회담에 나선 이유는 조국인 미국을 돕기 위한 것이었다고 강조하고 "분명한 것은 미국과 북한이 직접 만나지 않고는 현 상황이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이며, 이 위기가 더 길어질수록 미국은 계속해서 북한을 끌고 가야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협상 없는 대화라는 미 행정부의 정책은 올바른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동시에 "그러나 핵 안보에 대해 협상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상황에서 미국은 북한과 마주 앉아 그들의 장황한 불평불만과 불가능한 조건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주고, 궁극적으로는 우리의 우방과 우리 자신을 핵 생산으로부터 보호하는데 필요한 양보를 얻어내야 한다"고 밝혔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또 당시 한 대사와의 회담 분위기를 전하며 한 대사가 가장 길고 열정적으로 감정표현을 한 부분은 북한이 부시 행정부로부터 받은 모욕을 설명하는 대목이었다며 "(한 대사는) 북한에 대한 식량원조 재개문제는 거론조차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제사회는 미국이 북한과 대화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한 그는 결론으로 "아무도 군수품 비용을 미국이 지불해야 한다고 요구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평양을 3차레나 방문한 대표적인 미국내 북한통으로 한성렬 북한 차석대사와는 이전에도 미군 조종사 석방문제 등을 놓고 협상을 벌인 바 있으며 북한으로부터도 신뢰를 받고 있는 인물로 알려졌다.

다음은 리처드슨 주지사가 기고한 월스트리트저널 24일자 칼럼의 주요 내용.

***산타페의 길(The Santa Fe Trail)/WSJ, 1.24, Bill Richardson 뉴멕시코 주지사**

빠르게는 이번 주 초부터 유엔 안보리가 북한에 대한 제재를 준비하는 상황에서도, 북한과 부시 행정부가 마침내 마주앉아 이번 핵 위기를 어떻게 가라앉힐 것인가에 대한 직접 대화를 할 것이라는 신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러한 대화를 위해 북한이 사용했던 여러 가지의 채널 중 하나였던 나는 이 회담이 가능하면 빨리 성사돼야 하며, 만일 이 회담이 성사된다면 부시 행정부가 이번 핵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가능한 방법 중 가장 큰 변화를 선택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북한과 미국 사이의 핵 위기에 관한 회담을 요청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북한이 처음으로 내게 연락을 해왔을 때 국제 외교는 내게 그리 중요한 문제로 생각되지 않았다. 당시 나는 높은 임금의 경제기반 구축, 수입과 자본 이익금에 대한 세금삭감, 그리고 교육환경 개선 등 나름대로 많은 어려움을 갖고 있던 뉴멕시코주 주지사로 막 당선됐던 때였다. 나는 우선 주정부를 구성하고, 취임 후 3주만에 개최될 주의회를 위한 전략을 준비해야만 했다.

그러나 회담을 위한 그 요청은 내게 중요했다. 나의 목표는 조국을 돕는 것이었다. 나는 북한과 이미 관계가 있었다. 나는 평양을 3번 방문했었다. 나는 1994년 북한으로 길을 잃고 들어간 한 미국인의 석방 협상과 2년 후 북한군에 의해 총격을 받았던 한 미국인 조종사의 석방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냈었다. 나와의 회담을 요청했던 북한의 한성렬 유엔주재 차석대사는 그 가운데 한 회담의 상대자였고, 그 후 내가 유엔대사로 미국과 북한의 관계향상을 위해 일하고 있을 당시 뉴욕에서 다시 회담의 상대자였다.

내 경험에 의하면 북한은 자신들이 신뢰할 수 있는 미국 행정부내의 채널을 찾고 있었다. 또한 내 철학은 처음부터 의견이 일치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지라도 대화라는 것은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나는 회담을 가짐으로써 북한의 입장을 명확히 하는 것을 도울 수 있다고 생각했으며, 또한 나는 이번 상황이 너무 심각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무엇이든지 다 해야 한다고 느꼈다. 나는 북한의 의견을 백악관에 전했고, 그러한 회담이 유용한 것인지에 대한 결정은 백악관이 하도록 맡겼다. 부시 행정부와 콜린 파월 국무부 장관은 당파를 초월해 북한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를 알아내기 위해 이 회담의 성사를 허락하도록 요구됐다.

과거 우리의 만남 때문에 한 대사와 나 사이에는 어떠한 어색함도 없었다. 또한 내가 미 행정부의 대표가 아니라는 점이 분명했기 때문에, 나는 두 나라간의 가장 민감한 사안들까지도 제3자의 입장에서 대화할 수 있었다. 나의 비공식적인 역할은 내가 협상자가 아니라는 점을 의미했으며, 나는 이 회동에서 상대방을 생각을 듣기 위해 참석한 것이었다. 바로 이러한 점들 때문에 나는 가장 중요한 정보들을 수집할 수 있었다.

나는 이 직업에 뛰어든 뒤 일찍이 상대방이 말을 하는 방식에서 묻어나는 감정으로부터 어떤 사안들이 상대방에게 정말로 중요한 것인가를 배울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 이번 사건의 경우 가장 길고 열정적인 감정적 표현은 한 대사가 북한이 부시 행정부에 의해 무시당함으로써 겪었던 모욕을 설명할 때였다. 그는 우선 순위를 분명히 하듯 북한에 대한 식량원조 재개문제는 거론조차 하지 않았다.

언론인들은 이 곳 산타페에서 개최됐던 3일간의 파란색 칠리(멕시코인들이 즐겨 먹는 남미산 고추) 외교에 대해 약간의 초현실적인 분위기가 있었다는 식의 논평을 했다. 그들은 가장 아름다운 남서부의 평화로운 광경을 내려다보고 있는 뉴멕시코 주지사 관저가 위치한 절벽의 아름다움과 그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회담의 심각함 및 북한의 비극적인 삶의 황량함을 비교했다. 내가 주의회 법관 후보자 인터뷰와 주 비즈니스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그들과의 회담자리에서 떠나 있는 동안, 한 대사는 터키석 보석을 구경하거나 서양의류를 쇼핑했다.

더 극명한 대조는 (이 회담에서 한 대사로부터 나오는) 미국과의 대화에 대한 바람을 내게 표현하는 방식과, 이 회담장 외부로부터 흘러나오는 평양으로부터의 증가되는 호전적인 성명문 사이의 대조, 공식적인 북한의 입장과 비공식적인 이번 회담 사이의 단절성이었다. 우리가 가진 3일간의 회담기간 동안 북한은 핵비확산조약으로부터 탈퇴했고 미사일 실험을 재개하겠다고 위협했다.

내 생각에 평양의 성명 발표는 그들의 방식으로는 상당히 전형적인 것이다. 바로 협상을 하기 위해 회담에 참석할 때 내놓을 것이 더 많도록 하기 위해 극단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내가 그 미국인 조종사의 석방을 위해 참석했던 협상을 떠올리게 한다. 내 회담 상대자는 그 조종사가 감옥에 수감될 것일 뿐만 아니라 미국은 그 조종사의 비행기를 공격해 떨어뜨리는데 든 북한의 군수품 비용까지도 미국이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분명한 것은 양쪽이 직접 만나지 않고는 현 상황이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이며, 이 위기가 더 길어질수록 미국은 계속해서 북한을 끌고 가야 한다는 것이다. 협상 없는 대화라는 미 행정부의 정책은 올바른 것이다. 그러나 핵 안보에 대해 협상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상황에서 미국은 북한과 마주 앉아 그들의 장황한 불평불만과 불가능한 조건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주고, 궁극적으로는 우리의 우방과 우리 자신을 핵 생산으로부터 보호하는데 필요한 양보를 얻어내야 한다. 국제사회는 미국이 북한과 대화하기를 기대한다. 아무도 군수품 비용을 미국이 지불해야 한다고 요구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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