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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경제정책, 사회주의 아닌 진짜 자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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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경제정책, 사회주의 아닌 진짜 자본주의"

윌리엄 페섹 IHT 칼럼 통해 한국경제 낙관

김석중 전경련 상무가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와 대통령직 인수위의 경제정책이 '사회주의적'이라고 말했다는 뉴욕타임스 보도가 한국 정치권과 경제계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우리 사회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노무현 차기정부와 경제계의 갈등이 시작됐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하지만 노 당선자와 인수위의 경제정책을 바라보는 외국 언론들의 시각은 정 반대다. 장하성 고대 교수의 경제논리와 비슷한 접근방법을 취하고 있는 노 당선자가 추구하는 경제정책은 반기업이 아니라 반재벌이며 이는 사회주의가 아니라 진정한 자본주의라는 것이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은 22일 세계 최대 경제전문통신인 블룸버그통신의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의 분석기사를 통해 외국 투자자들은 노무현 정부하에서 지금보다 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맞게 될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물론 북미갈등으로 고조된 한국내 위기상황 등을 잘 아울러야 한다는 충고와 함께다.

다음은 IHT가 22일 보도한 윌리엄 페섹 칼럼의 주요 내용.

***북핵 분쟁 한국기업에 타격 줘(Saber-rattling punishes Korean firms)/IHT, 1.22. William Pesek Jr.**

경제에 문제가 있음을 알리는 가장 분명한 신호는 누구나 믿을 수 있는 기업들이 채권판매를 그만 둘 때이다. 한국최대 금융기관인 국민은행은 최근 8억5천만달러 규모의 해외채권 판매를 연기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20일 북한의 핵무기 계획을 둘러싼 긴장 고조를 이유로 채권판매를 다음 달까지 늦추겠다고 밝혔다. 이 은행은 외국의 많은 투자자들이 '한반도 리스크(Korea-related risks)'를 보상할 더 많은 수익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이 적기가 아니라는 점을 인식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행운의 반전(反轉)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5주 전까지만 해도 한국경제는 아시아의 많은 이웃 나라들이 부러워하는 대상이었다. 국민은행과 같은 기업들은 5년전 아시아 금융위기 속에서 기침하고 피폐해있던 경제를 이제는 세계에서 존경받는 위치로 돌려놓았다는 점에서 축하를 받고 있다.

최근 투자자들은 한국이 투자하기에 좋은 나라인지, 혹시 큰 실수를 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 증권시장의 상황을 대표하는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12월 12일 북한이 원자로 재가동 계획을 발표한 이래 12%나 떨어졌다. 이 원자로는 핵무기 개발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폐쇄됐던 것이다.

국민은행의 주가도 12월 중순이후 8% 이상 하락했으며 한국의 해외차입 비용도 높아졌다. 투자자들은 국민은행의 이번 조치가 다른 국내은행들의 채권판매 계획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수군거리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외환은행은 약 5천억원의 채무를 매각할 계획이다.

무디스 투자회사의 선임 애널리스트 토머스 번(Byrne)은 북한의 핵무기 계획을 둘러싼 국제적 소동이 한국의 대외신인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외부충격에 대한 취약성이 한층 드러났다"고 말했다.

바로 이런 점들 때문에 노무현 당선자는 아시아 4위의 한국경제가 안정을 유지토록 투자자들에게 확신시켜 주기 위해 애를 쓰고 있는 것이다.

2월 25일 취임하는 노 당선자는 한국에서 외국 투자자들이 가장 큰 환영을 받을 것이라는 점을 일깨워주고 있다. 투자자들은 한국내 자산을 매각하기보다는 노 당선자의 말을 경청하고자 하는 것 같다.

노 당선자는 지난 주 주한 외국기업가들에게 외국인 투자는 조선, 컴퓨터 메모리칩 생산과 기타 산업에서 세계 수위를 자랑하는 한국경제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매우 성공적으로 진행중인 정부의 개혁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노 당선자는 북한 핵위기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북미간의 긴장고조가 한국을 상대로 거래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을 우려케 하고 있다. 주가는 내려가고 금리는 오르며 국내 기업인들은 경제에 대해 점차 비관적이다.

동시에 노무현 당선자는 한국민들이 미국인들을 싫어하지 않는다는 점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인상은 외국의 언론보도가 준 인상 때문이기도 하며 정확한 것은 아니다. 많은 한국인들은 미국과 다른 강대국들에 불만을 갖고 있고 감사하게 여기지 않는다. 불행한 사건들이 발생했다. 그러나 강렬한 반미감정 이야기는 과장된 것이다.

노무현 당선자는 한국을 주시하는 대다수 외국인 투자자들이 그가 반대방향으로 갈 것이라며 짙은 우려를 보이는 이 민감한 시기에 시장을 진정시킬 필요성을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그에게는 반기업 국수주의자 시골뜨기, 심지어는 '사회주의자'라는 딱지까지 붙어 있었다.

'사회주의자'라는 표현을 둘러싼 한때의 소동은 투자자들로 하여금 노무현 정부하에서 제대로 일을 해나갈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갖게 만들었다. 김석중 전경련 상무는 최근 노 당선자의 생각이 '사회주의적'이며 기업들은 이 점을 우려한다고 말함으로써 한국 정계에 충격파를 던졌다. 김 상무는 자신의 말이 잘못 전달됐다고 항의했으나 반작용은 부인보다 거셌다. 전경련은 사과문을 들고 노 당선자 집무실로 걸어자기 않고 뛰어갔다. 이번 사건은 '한국주식회사'가 노 당선자의 경제정책에 어떤 우려를 갖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는 투자자들에게 좋은 뉴스다. 전경련은 한국의 악명높은 기업집단 재벌을 대표하는 단체다. 97년 외환위기 이전 전경련은 한국 경제 위에 군림하고 경쟁과 혁신을 질식시키면서 경제를 위험에 빠뜨렸다. 재벌들의 문어발식 확장과 국내산업에 대한 강력한 장악력으로 소비자들은 피해를 입었고 대외경쟁력은 방해를 받았다.

퇴임하는 김대중 대통령은 재벌의 고삐를 쥐는 데 중요한 진전을 이룩했으나 아직도 할 일이 많다. 많은 나라에서 대기업의 뒤를 쫓는 지도자는 반기업적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그 반대다. 중소기업이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재벌을 축소하는데 있다.

노무현 당선자는 일부 신문사 논설위원들이 스탈린식 철권경제에 대한 답안이라고 부르는 장하성 고려대 교수보다 더욱 강력한 인물로 입증될지 모른다.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지난 몇 년간 맹렬한 활동을 해온 장 교수는 불법적인 기업관행에 한 줄기 빛을 던지려는 사명감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장 교수가 노리는 진짜 표적은 국제시장이 한국기업의 가치를 낮게 평가하는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다. 많은 투자자들은 '한국주식회사'가 투명성이 결여되고 기업지배구조가 적절치 못하다고 본다. 장 교수는 회사가 기업관행을 깨끗이 하면 증시의 자본구성이 커져 결국 투자자를 살찌게 만들 것이라고 믿는다. 이런 점에서, 그는 사회주의자가 아니라 진정한 자본주의자다.

노 당선자도 이와 비슷한 접근방법을 취하고 있는 것 같으며 그렇게 되면 해외의 투자자들은 더 좋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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