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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할 수 없는, 당돌한 고이즈미의 신사참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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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이해할 수 없는, 당돌한 고이즈미의 신사참배"

일본 언론도 '총리 신사참배' 강력 비판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14일 오후 제2차 세계대전 A급 전범들이 합사돼 있는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전격 참배한 데 대해 한국 중국 대만은 물론 일본 언론들조차 "총리는 역사적 배려도 결여됐고 외교적인 감각도 잃고 있다"고 15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사진>

아사히신문은 15일 '야스쿠니 참배, 총리의 외교감각을 의심한다'는 사설을 통해 "고이즈미 총리가 또 다시 당돌하게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때가 때인 만큼 이 시기의 참배는 귀를 의심하게 하는 일"이라며 "이번 참배는 대체 어떤 이득을 생각해서인가. 이해할 수 없다"고 강한 톤으로 비판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사설 '총리 야스쿠니 참배, 사려가 결여된 행동'에서 "고이즈미 총리는 '1년에 한번 참배'를 사실상 공약으로 내세워 왔으나 과거 참배시 발생했던 혼란과 외교상의 손실을 생각할 때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주변국의 연대에 틈을 생기게 하는 행동은 국제적인 이해에도 반한다"고 지적했다.

닛케이신문은 '왜 이 시기에 야스쿠니 참배인가'란 사설에서 북핵문제로 국제공조가 절실한 상황에서 "(한중의 정권교체)시기에 참배를 한 것에서는 총리 나름대로의 배려도 엿보이지만 A급 전범을 합사하고 있는 야스쿠니 신사에 국가를 대표하는 입장의 총리가 참배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러한 문제로 중국이나 한국 등 주변 각국과의 외교관계에 쓸데없는 파란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평소 일본의 보수·우익 논조를 대변하는 논조를 보여온 요미우리도 이번 고이즈미 총리의 참배에는 비판의 대열에 동참했다. 신문은 '야스쿠니 참배, 총리의 의향이 이해하기 힘들다'는 제하 사설을 통해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이다. 올해는 왜 1월인가. 올해는 더 이상 참배하지 않는다는 의향도 밝혔다. 1년에 한번 참배하면 시기는 언제든 괜찮다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유일하게 일본 언론중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참배를 두둔하는 입장을 밝힌 신문이 산케이다. 산케이는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 평가하지만 명확한 설명을'이란 사설에서 "이 시기를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이해하기 힘든 면도 있지만 총리로서 국민을 대표해 전사자의 영령에 거듭 애도의 뜻을 표하려고 하는 자세는 평가하고 싶다"며 "고이즈미 총리가 (중국 등의) 항의에 굴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도 이번의 야스쿠니 참배는 평가할 가치가 있다"고 진짜 평가했다.

***정치기반 취약한 고이즈미 총리의 정치적 악수(惡手)**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14일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기습 참배한 것은 총리 취임 이후 세번째로 그는 2001년 8월, 2002년 4월에 이어 재임기간 3년 연속 참배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그는 야스쿠니에 참배하면서 총리 취임 전의 공약과 더불어 한중과의 외교관계를 의식한 듯 '내각 총리 대신'이라고 방명록에 기록하면서도 헌화료는 개인 돈으로 지불해 참배 행사에 대한 '공·사(公·私)'의 경계를 모호하게 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한편 "일한(日韓), 일중(日中) 우호에는 변함이 없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지난 두 차례의 참배에서 이미 한국과 중국의 거센 반발을 경험하고도 자신의 정치생명 연장을 위해서는 참배강행이 낫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오는 10월에는 자민당 총재 선거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그는 2001년 4월 자민당 총재선거에 출마했을 당시 일본유족회측에 "당선되면 야스쿠니를 참배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자민당내 기반이 취약한 고이즈미 총리에게는 올해 일본유족회 회장인 고가 마코토(古賀誠) 전 자민당 간사장이 자신을 지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인을 계속해서 보내고 있는 상태라 야스쿠니 '조기 참배'를 선택한 것이 이 아니냐는 해석이 많다.

그러나 고이즈미 총리가 자신의 정치생명 연장을 위해 북한 핵문제가 불거진 상황에서 한국 중국과의 외교관계를 고려치 않고 반발을 살 것이 불 보듯 명확한 신사참배를 강행한 것은 일본 언론들의 지적대로 '아무런 외교적 득실을 고려하지 않은 사려깊지 못한 행동'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특히 한국 중국의 권력교체기를 노린 그의 행동은 일본내 보수 언론들조차 이해할 수 없는 시기 선택이라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한편 김대중 대통령은 15일 방한하는 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 일본 외상을 만나 북핵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었으나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강행 후 면담일정을 취소했다.

이에 앞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이낙연 대변인은 14일 논평을 내고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에 또다시 참배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와 한국 등 인근 국가들의 비난이 연례행사로 되풀이되지 않고 진정한 선린우호 관계가 구축되도록 하는 방안을 지도자들이 진지하게 논의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 장치웨(章啓月) 대변인 또한 14일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를 전격 참배는 양국관계에 심각한 손상을 줄 수 있다며 "이는 중국 인민들과 다른 아시아 국가의 정서에 상처를 주고 있다. 우리는 일본 정부에 올바른 태도로 이 문제를 심각하게 다룰 것을 촉구한다"고 비판했다.

대만 외교부도 14일 성명에서 "일본은 전쟁으로 주변국들에게 고통과 불행을 안겨줬다"며 "역사는 망각돼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다음은 아사히신문 등 일본 주요 언론들의 15일자 사설 주요 내용.

***야스쿠니 참배, 총리의 외교감각을 의심한다/아사히**

고이즈미 총리가 또 다시 당돌하게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때가 때인 만큼 이 시기의 참배는 귀를 의심하게 하는 일이다. 일본은 지금 북한의 핵문제와 관련해 중요한 국면에 있으며 각국과의 연대가 불가결한 때이다. 그러기 위해서 중요한 상대인 한국 중국과의 관계에 이번 야스쿠니 참배가 어느 정도 악영향을 미칠 것인지 총리가 모를 리 없다.

2월 이후에는 한국도 중국도 새 정권이 발족한다. 그렇다면 그 전에 참배하는 쪽이 악영향을 최소화하는데 유리하다고 판단했을지도 모른다. 국회가 폐회중인 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안이한 생각이다. 참배에 대해 한중이 즉각 반발하는 것만 보더라도 총리의 외교감각에는 큰 의문이 생긴다. 총리는 역사적인 배려가 결여된 데에다 외교적인 감각도 잃고 있다. 이번 참배는 대체 어떤 이득을 생각해서인가. 이해할 수 없다.

***총리 야스쿠니 참배, 사려가 결여된 행동/마이니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가 14일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총리 취임 이후 3번째다. 고이즈미 총리는 "1년에 한번 참배"를 사실상 공약으로 내세워왔으나 과거 참배시 발생했던 혼란과 외교상의 손실을 생각할 때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매우 사려가 결여된 행동이다.

이 시기에 한 것은 2월에 노무현씨가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한국 방문과 5월로 예정돼 있는 중국 방문을 앞두고 '정월 참배'라면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선언 등 긴박해지고 있는 국제정세를 보면 외교적인 판단도 숙고한 것인지 의심스럽다. 북한에 핵개발을 포기시키는 데는 한미일을 포함해 북한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 중국 러시아와의 연대가 불가결하다. 그렇기 때문에 총리는 지난 방러에서 푸틴 대통령과 의견 교환하고 협력을 확보한 것이다. 중국은 북한에 중유와 식량을 원조하므로 영향력은 더욱 크다. 중국과 한국은 참배에 대해 곧바로 항의했다. 주변국의 연대에 틈을 생기게 하는 행동은 국제적인 이해에도 반한다.

어느 시기에 행하더라도 야스쿠니 참배에 의해 생기는 외교적 문제는 변함없다. 한국 중국은 전몰자의 위령에 반대는 하지 않는다. 야스쿠니 신사에 극동군사재판에서 A급 전범이었던 사람들이 합사된 이래 그곳을 국가의 대표자가 참배하는 것은 역사인식과 관련된다고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들은 국가가 전몰자를 위령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작년 12월 관방장관의 사적간담회인 '추도·평화기원시설의 본연의 방식을 생각하는 간담회'는 "일본이 평화를 적극적으로 바라고 행동하는 주체라는 것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국가를 내세워 추도·기념을 실시하는 국립의 무종교 항구적인 시설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러한 제언을 받고서도 "야스쿠니는 야스쿠니이기 때문에"라고 참배를 계속하는 진의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고이즈미 총리의 개인적인 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총리로서의 입장은 분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추도시설을 조기에 구체화시키는 것이다.

***왜 이 시기에 야스쿠니 참배인가/닛케이**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이 시기에 참배를 한 것에서는 총리 나름대로의 배려도 엿보이지만 A급 전범을 합사하고 있는 야스쿠니 신사에 국가를 대표하는 입장의 총리가 참배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이러한 문제로 중국이나 한국 등 주변 각국과의 외교관계에 쓸데없는 파란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

야스쿠니 참배문제를 둘러싸고 일중관계는 뒤틀어져 일중 국교정상화 30주년인 작년 총리의 방중은 불가능했다. 3월에는 후진타오(胡錦濤) 체제가 시작되고 일중관계를 재건할 좋은 기회로 보여진다. 한국과의 관계는 작년 월드컵 축구 공동개최로 한층 양호해졌으며 2월 노무현 차기대통령의 취임으로 더욱 관계발전이 기대되고 있다.

총리는 양국에서 새로운 체제가 출범하기 전에 야스쿠니 참배를 끝내는 것이 반발이 적을 것으로 판단했을 것이다. 현재, 북한의 핵개발 문제를 둘러싸고 한미일 3국의 연대가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북한 문제에서는 중국, 러시아의 협력도 불가결하다. 이러한 중요한 때에 야스쿠니 참배문제로 한일, 중일의 관계를 해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이를 총리는 명심해야 한다.

***야스쿠니 참배, 총리의 의향이 이해하기 힘들다/요미우리**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이다. 올해는 왜 1월인가. 올해는 더 이상 참배하지 않는다는 의향도 밝혔다. 1년에 한번 참배하면 시기는 언제든 괜찮다는 것인가.

총리가 이번에 참배시기를 앞당긴 것에 대해서 외교상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한일 양국의 새 정권 발족 후에 참배하면 새 정권이 대일 비판의 재료로 해 일본과의 관계가 삐걱거릴 수 있다. 새 정권 발족 전에 참배하는 쪽이 그 영향이 적다고 총리는 판단한 것 같다.

이상한 생각이라고 밖에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국가의 지도자가 전몰자를 추모하기 위해 참배하는 것은 그 나라의 전통과 관습을 토대로 한 행위이다. 원래라면 타국으로부터 이래저래 주문을 받을 일이 아닌 것이다. 물론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 때마다 국내적, 국제적인 문제가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혜를 짤 필요가 있다.

관방장관의 사적간담회는 작년 12월에 정리한 보고서에서 '국립·무종교의 추모·평화기념시설'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내세웠다. 이번 총리의 참배는 이러한 제언을 토대로 했는지, 또한 제언 그 자체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분명하지 않다. 야스쿠니 참배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총리는 좀더 명확히 말할 필요가 있다.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 평가하지만 명확한 설명을/산케이**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했다. 총리취임 이후 세 번째 야스쿠니 참배다. 이 시기를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이해하기 힘든 면도 있지만 총리로서 국민을 대표해 전사자의 영령에 거듭 애도의 뜻을 표하려고 하는 자세는 평가하고 싶다.

고이즈미 총리는 작년 10월 일중 정상회담에서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으로부터 세 번에 걸쳐 지금까지의 야스쿠니 참배에 대해 집요한 항의를 받았다. 장 주석의 발언은 지극히 무례한 언사였다. 고이즈미 총리가 이에 굴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도 이번의 야스쿠니 참배는 평가할 가치가 있다.

그러나 "왜 1월 14일인가"라는 이유는 아직 이해하기 힘들다. 전후, 역대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는 통상 봄과 가을의 봄철 대제나 종전기념일인 8월 15일에 실시해 왔다. 고이즈미 총리도 재작년은 8월 15일 예정을 이틀 앞당긴 13일에 참배하고 작년은 봄철대제인 4월 21일에 참배했다. 종전기념일이나 대제의 시기가 되면 중국 등으로부터 참배중지를 요구하는 외압이 고조되므로 이를 피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이유라면 불필요한 배려이다. 국민에게 좀더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

중국 외교부는 이번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에 대해 곧바로 아나미(阿南) 주중일본대사를 불러 항의했다. 그러나 이처럼 거듭되는 내정간섭은 일중공동성명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라는 사실을 중국은 빨리 알아차려야 한다. 한국도 실망감을 표명했다. 일본정부는 주변 각국의 반응 등에 동요하지 말고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는 내정 사항임을 한중 양국에 확실하게 설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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