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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빈 주필 중용한 중앙일보 인사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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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권영빈 주필 중용한 중앙일보 인사배경?

홍석현 회장 "누가 되든 야당지할 것"

지난 11일 조선일보가 신년 정기인사를 단행한 데 이어 중앙일보가 14일 고위급 간부들에 대한 대규모 인사를 실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중앙일보는 14일 수석부사장 겸 부발행인에 한남규 편집인, 부사장 겸 편집인에 권영빈 주필, 논설위원실장에 문창극 전략기획담당 이사, 고객서비스본부장에 이재홍 경영지원실장을 발령했다. 중앙일보는 또 상임고문에 이제훈 사장, 상임고문 대기자에 김영희 부사장 겸 대기자, 논설고문에 최철주 논설위원실장과 변상근 영자신문사업본부장, 전략기획실장 겸 비서담당부장에 이덕녕 정책사회부장 등을 각각 임명했다.

<사진 중앙일보가 14일 고위급 간부들에 대한 대규모 인사를 발표했다.>

***현 편집국 체제 유지와 권영빈 편집인 중용**

중앙일보 인사의 특징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이장규 현 편집국장 체제를 계속 유지한 채 권영빈 주필에게 편집인을 겸직토록 해 편집국 내 의사소통구조를 일원화했다는 점이다. 이 국장의 경우 지난 2001년 7월 편집국장에 임명돼 지난 12월 대선을 끝으로 교체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많았으나 이번 인사로 최소한 6개월 이상은 편집국장직을 계속 맡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지난해 11월 30일부터 12월 1일까지 보광 휘닉스파크에서 열린 간부 워크숍에서 "내년에도 이장규 국장체제로 갈 것"이라고 밝힌데 따른 것이다. 중앙일보 내부에서는 홍 회장이 외국 신문사례를 들며 "편집국장 임기가 최소 2-3년은 보장돼야 한다"고 평소 말해와 그같은 의중을 반영한 결과라고 보고 있다.

권영빈 주필의 편집인 발령은 그동안 편집인을 맡아온 한남규 편집인이 수석부사장 겸 부발행인으로 임명됨에 따라 논설을 담당하는 권 편집인이 앞으로 논설위원들을 편집국 운영에 적극적으로 참여케 해 편집국과 논설위원실간의 관계를 책임지게 했다는 의미가 있다. 신문제작에 대한 책임은 이장규 편집국장에게, 편집국과 논설위원실 전체 운영에 대한 총괄책임은 권 편집인에게 부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인사에서 홍 회장에 의해 중용된 것으로 풀이되는 권 편집인은 중앙일보 내부에서 다소 보수적이면서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남규 수석부사장이 실질적 사장**

두번째 특징은 사장 직책을 없애고 수석부사장 겸 부발행인이라는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 한남규 편집인을 승진 발령하고 상임고문에 이제훈 현 사장과 김영희 부사장을 임명했다는 점이다. 애초 중앙일보 내부에서는 한남규 편집인이 사장을 맡게 될 것으로 보고 있었으나 홍 회장은 수석부사장제도를 만들어 실질적으로는 사장 역할을 부여하면서도 일단 직책은 공석으로 남겨놨다.

한남규 수석부사장을 일단은 중앙일보사의 사령탑으로 내세운 셈이다. 부발행인 제도는 중앙일보가 처음 도입하는 것으로 홍 회장은 외국에 부발행인 제도가 있다는 선례에 따라 한 수석부사장을 겸직시켰다는 게 중앙일보측의 설명이다.

상임고문 발령은 일단 중앙일보 내부에 임원급에 대한 인사가 적체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퇴임 전 '자리 만들어주기'라는 지적이 많다. 한 간부급 기자는 "임원급이 너무 많다는 지적에 따라 고문 자리를 만들어 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회장비서실장 직급 대폭 낮춰**

세번째 특징은 편집국장 임명이 유력시되던 문창극 전략기획담당 이사의 논설위원실장 발령과 회장 비서실장 후임에 이덕녕 정책사회부장을 임명했다는 점이다. 문 이사는 이장규 편집국장의 입사 1년 선배로 지난해부터 편집국장으로 임명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왔다. 중앙일보 기자들은 이번 인사로 문 실장이 편집국장으로 가기는 다소 어려워진 것이 아니겠느냐는 평가와 함께 6개월 뒤에 다시 임명될 수도 있다는 상반된 예측을 내놓고 있다.

이덕녕 정책사회부장의 회장비서담당 부장 겸 전략기획실장 발령은 중앙일보 내부에서는 이번 인사에서 가장 평가할 만한 조치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동안 회장비서실장을 맡다가 편집국장으로 중용되는 경우가 관행처럼 돼 있어 편집과 경영의 분리라는 원칙에서 어긋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또 비서실장에 너무 고위급 간부가 임명되면 조직 특성상 권력집중을 막기 어렵고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기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이덕녕 부장의 회장비서실장 후임 발령은 이런 의미에서 편집국에 대한 편집권 독립이 지금보다는 더 보장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낳고 있는 것이다.

***2002년 12월 30일 편집국 인사는 사회부 강화가 골자**

중앙일보 인사는 지난달 30일 편집국 부국장급 이하 인사에 이어 실시됐다. 지난달 30일에는 편집국에 기획담당 부국장제를 신설하고 사회부를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연말 정기인사가 단행된 바 있다. 당시 인사의 특징은 사회부 강화로 요약된다. 정치부와 경제부에서 각각 2명과 1명의 중견기자를 사회관련부서로 배치했던 것이다.

중앙일보 인사가 갖는 정치적인 의미는 조선일보와는 달리 그리 크지 않다는 게 언론계의 지배적인 평가다. 현 편집국 체제를 그대로 가져가는 점도 그렇고 인사를 통해 특별히 노무현 정부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보이지 않는다는 점 때문이다.

***"중앙일보 인사의 정치적 의미는 크지 않다"**

한 언론계 관계자는 "홍석현 회장이 지난 97년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 지지문건 파동 때문인지 지난 12월 대선에서는 조중동 3사중 그나마 중립을 지키려고 신경을 쓴 것 같다"며 "현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이번 인사를 볼 때 향후 지면제작이나 논조 등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홍 회장은 지난해 11월말 간부 워크숍에서 "이번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가 되든 노무현 후보가 되든 중앙일보는 야당지를 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홍석현 회장 신년사 "개혁욕구 아우르는 열린 보수 자세 갖자"**

한편 홍 회장은 지난 2일 발표한 "군림하는 자세 벗고 젊은 감성 읽어내야-개혁욕구 아우르는 열린 보수 자세 갖자"는 제목의 신년사에서 "우리는 지금 한 시대를 보내고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는 변화의 정점에 서 있다"며 3김시대의 종말로 대변되는 정치적 변화와 20대 30대 세대의 시대적 변화욕구, 북핵상황으로 인한 한미갈등을 지적했다.

그는 중앙일보의 올해 방향으로 "낮은 데로 임하는 자세, 갈등과 분열을 치유하는 통합자로서의 자세, 조기경보를 작동시키는 언론 본연의 자세, 개혁과 보수를 함께 아우르는 열린 보수의 자세, 이런 몸가짐은 남에게 요구하는 자세가 아니다. 우리 중앙가족 모두가 이를 몸으로 보여 줄 때 중앙일보는 이 험난한 격동의 한해를 슬기롭게 넘어 갈 수 있다고 본다"고 제시하고 편집국 부장과 차장들에게 신문의 장래가 달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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