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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정계은퇴, 한나라당 갈팡질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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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정계은퇴, 한나라당 갈팡질팡

서청원 등 네거티브세력 '인책론' 급부상

16대 대통령선거에서 패배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가 20일 오전 "오늘 저는 정치를 떠나려고 하며, 깨끗이 물러나겠다"고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이 후보는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저는 국민 여러분의 선택을 받지 못했고, 패배를 인정하고 깨끗이 승복한다"며 "노무현 당선자에게 축하를 드리며, 부디 나라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훌륭한 대통령이 되어주기시를 바란다"고 말했다.

***李, "한나라당은 진정 건전하고 합리적인 개혁적 보수의 길을 가라"**

이 후보는 "법과 원칙을 바로 세우는 게 저에게 주어진 시대적 사명이라고 굳게 믿어왔고, 인간의 존엄과 가치가 존중받는 사회를 만드는 게 평생의 꿈이었지만 이번에도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며 "제가 부덕하고 불민한 탓에 오늘의 결과를 가져온 것이며, 여러분 앞에 엎드려 용서를 비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우리 당은 절망의 나락에 떨어졌지만 여러분이 뭉치면 희망의 새 길을 찾아낼수 있는 만큼 환골탈태의 모습을 보여달라"며 "자유민주주의와 대한민국의 국가안보 및 경제안정을 지키는 파수꾼이 돼야 한다"고 당원들에게 당부했다.

그는 "진정 건전하고 합리적인 개혁적 보수의 길을 간다면 언젠가 국민들은 여러분의 손을 들어줄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모든 걸 던짐으로써 국민의 마음에 가까이 가는 새로운 한나라당을 꼭 만들어 달라"고 강조했다.

이회창 후보는 대법관, 감사원장, 국무총리 등을 거쳐 지난 96년 신한국당 선거대책위원회 의장으로 정계에 입문한 후 신한국당 대표와 한나라당 총재 등을 거치며 5년여동안 야당을 이끌어 왔으나 지난 15대 대선에 이어 16대 대선에서 다시 패배했다.

***머리 잃고 갈팡질팡, 최병렬 체제냐 김덕룡 체제냐**

이회창 후보의 정계은퇴로 머리를 잃은 셈이 된 한나라당은 본격적인 헤쳐모여를 시작하면서 정계개편이 불붙을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아직 대선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로 과연 어떤 방향으로 현재의 위기상황을 대처해나갈 것인지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일단 서청원 대표체제로 가는 방안도 예상할 수 있으나, 이번 대선 패배에는 네거티브 공세 일변도로 선거운동을 끌고나간 당 지도부의 책임이 크다는 '당내 인책론'이 강한 상황이어서 서 대표 체제로 갈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19일밤 대선 패배가 확실시된 후 서 대표 등이 모인 대책회의에서는 '서 대표 인책론'이 강하게 제기돼, 회의장 밖에까지 고성이 들릴 정도로 회의 분위기가 험악했었다.

때문에 정가에서는 일단 비상집단체제를 도입한 뒤 당의 진로를 정한 뒤 새 대표를 뽑는 방식이 유력시되고 있다. 이와 관련, 보수진영에서는 보수 성향이 짙은 최병렬 의원을 차기대표로 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 대선 패배의 원인이 젊은 세대에게 환멸감을 준 극보수세력의 네거티브 공세였다는 대목을 고려하면, 과연 보수세력의 의도대로 차기대표 체제가 구축될지는 아직 의문이다.

이회창 후보가 정계은퇴를 발표하면서 "진정 건전하고 합리적인 개혁적 보수의 길을 간다면 언젠가 국민들은 여러분의 손을 들어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한 대목은 이번 대선의 패인을 극우세력에게 의존한 대목으로 평가하면서, 한나라당이 앞으로는 건전합리 개혁보수세력 중심으로 재편돼야 한다는 마지막 조언을 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럴 경우 김덕룡 의원 등 당내 소수파인 개혁보수가 전면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노무현 당선자의 정치개혁도 큰 변수**

그러나 한나라당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는 또다른 변수는 노무현 당선자의 정치개혁 방향이다.

노 당선자는 선거기간중 집권후 최우선 과제로 정치개혁을 약속했다. 그는 단순한 민주당 재창당 차원을 넘어서 '신당 창당' 가능성까지도 강하게 시사했었다.

노 당선자는 이같은 신당 창당과 관련해 그동안 그를 지지해온 개혁국민당뿐 아니라, 한나라당내 극우세력 및 부패세력을 제외한 중도파들까지도 아우르는 구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국회의석의 절반을 크게 넘는 1백51석의 의석을 갖고 있는 한나라당을 그냥 두고는 순탄한 국정운영이 쉽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게 아닌가 싶다.

과연 이같은 당 안팎의 상황을 고려할 때 과연 한나라당이 앞으로 어떤 모양새가 될지는 아직 예측불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국민의 지지를 받는 야당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선 이회창 후보를 두번이나 낙선시킨 주범인 당내 네거티브 세력의 숙정부터 이뤄져야 할 것이라는 게 정가의 일반적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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