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신의주 특구는 북한 경제개혁 상징"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신의주 특구는 북한 경제개혁 상징"

FT 등 세계 언론 북한 경제개혁 조치에 주목

북한의 신의주 특별행정구 신설 발표에 세계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과 유럽, 일본에 이어 미국과도 관계개선 의지를 피력하고 있는 북한이 경제특구 신설을 통해 정말 개방의 길로 나서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진의파악에 세계 주요 언론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이다.

세계 언론들은 북한이 그동안 굳게 닫혔던 문호를 개방하며 일부 경제개혁 조치를 통해 생존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과연 북한의 경제개혁이 성공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회의적이다. 일단 북한이 외부 세계에 너무 알려지지 않은 사회이며 동시에 북한 내에는 외국인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 외국 투자자들의 발길을 끄는데 장애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많은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 '투자자들이 북한 개방을 주목하고 있다(Investors eye North Korean openings)'는 기사에서 북한의 예측 불가능성으로 인해 장밋빛 전망을 내놓기는 어렵지만 최근 북한이 보여준 한국 일본과의 화해관계 구축은 세계에서 가장 폐쇄된 공산주의 경제도 외국자본에 문호를 개방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줬다고 논평했다.

FT는 북한의 외자유치 계획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국 투자자들의 신뢰인데 정치가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문은 또 북한 경제개혁을 중국과 비교하며 중국의 개혁은 성장에 초점을 맞춘 반면 북한은 절망상태에서 급조된 개혁을 추진하고 있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위험이 크다고 지적하고 북한이 외자유치를 본격화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북한 내 인권개선과 군사위협 감소라고 충고했다.

홍콩에서 발행하는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 또한 24일자 '중국인 재벌이 신의주 경제특구 행정장관에' 기사를 통해 23일 행정장관에 임명된 것으로 발표된 중국인 양빈씨에 대해 많은 관심을 표명했다. AWSJ는 양빈씨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신의주 특구의 완전자치지구를 약속했다고 말했지만 "북한이 과연 이를 계기로 전체주의 국가를 탈바꿈시킬 수 있을지 여부는 명확치 않다. 과거 1990년대 중반에 외국인투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나진-선봉지역에 자유무역지구를 설정했으나 성과는 미미했을 뿐"이라고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AWSJ는 그 이유로 북한의 전통적인 관료주의 전기와 인터넷, 식수 등 인프라, 그리고 중국 정부로부터 탈세조사를 받아온 양빈 행정장관의 불투명한 전력 등을 지적했다.

다음은 FT와 AWSJ 기사의 주요 내용.

***FT '투자자들이 북한 개방을 주목하고 있다'**

북한이 다음 차례의 신흥 황금시장 후보가 될 것 같지는 않다. 무엇보다 북한에는 외국인이 거의 없다. 게다가 이 나라가 거의 기근상태에 있다는 서방언론의 주기적 보도를 제외하고는 경제적 실상에 대해 알려진 바도 거의 없다. 이 나라의 독재자 김정일은 외부세계와 접촉하는데 있어 주로 예측할 수 없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북한이 일본 및 한국과 화해 관계를 구축함으로써 세계에서 가장 폐쇄된 공산주의 경제도 외국자본에 문호를 개방할 수 있다는 희망을 외교관과 투자가들 사이에 불어넣었다.

지난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평양 방문은 북한이 수 십년의 고립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신호로 평가받고 있다. 남북한간 철도 연결공사 역시 냉전의 마지막 전선이 허물어지고 있음을 암시한다. 평양이 외교공세와 더불어 계획경제를 개혁한 조치는 잠재적 투자자들에게 고무적인 증거로 비춰진다.

북한은 지난 7월 가격과 임금을 올리고 인민과 기업의 정부 의존을 줄이는 한편 지난주에는 중국과의 국경도시 신의주를 '특별경제구역'로 선포했다. 지난 여름 북한을 방문한 홍콩 투자가들은 북한이 외국자본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음을 시사했다.

수년간 개혁에 저항해온 평양은 중국, 베트남, 기타 공산국가들의 모델을 추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1990년대 옛 공산국가들과의 물물교환 무역이 붕괴된 후 국제 원조 및 중국과 한국의 지원으로 지탱해 왔다. 분석가들은 김정일에게 유일한 희망은 외국투자를 유치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지난 12개월 동안 북한을 두 차례 방문한 홍콩상하이은행(HSBC)의 한 경제전문가는 북한 경제가 '산업혁명 후'의 경우처럼 전기, 인프라 등의 부족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철강생산이 중단됐다.

그러나 이런 배경에도 불구하고 일부 외국인들은 북한 투자를 서두르고 있다. 최근 북한 고려호텔을 찾은 세네갈 사업자는 햄버거 장사를 계획하고 있고 칠레 사업가는 사육조류 사업을 희망하고 있으며 싱가포르 사업가는 호텔건설을 계획중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국 사업가들의 신뢰이다. 한국 회사들이 북한에서 사업을 하는 데 최대 걸림돌은 정치다. 이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한 한국 기업들은 북한 투자를 꺼린다.

한국회사들의 북한 투자 매력은 높다. 북한의 노동 비용은 남한의 0.6%에 불과하다. 홍콩 투자회사 CLSA의 쿨 회장은 북한과 중국의 개방 모습이 대조적이라고 말한다. 중국은 1978년 경제를 개방하면서 점진적이고도 합리적인 계획을 통해 충분한 준비를 했다. 그러나 북한의 개방은 급작스럽고 제대로 준비되지 않았다. 따라서 인플레 유발 위험을 안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중국의 개혁은 성장에 초점을 맞춘 반면 북한의 경제개혁은 절망상태에서 급조된 것이다. 북한은 무엇보다 전면적인 개혁을 시행할 경우 인민들에게 과도한 자유를 허용, 결국 외국 영향력에 자신을 노출시킬까 우려하고 있다.

어쨌든 북한이 인권을 개선하고 군사위협을 줄일 때까지는 외국투자는 본격화되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북한이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악의 축' 국가로 남아 있는 한 미국의 투자는 거의 가능성이 없다.

***AWSJ '중국인 재벌이 신의주 경제특구 행정장관에'**

중국의 최대 갑부중 한 사람인 양빈이 폐쇄적 국가인 북한의 북서쪽에 위치한 신의주 경제특구 행정장관으로 임명된 것은 북한이 세계 경제권으로 나오려는 전에 없던 분명한 의지로 보인다. 북한 당국자들과 양빈씨는 23일 앞으로 50년 동안 자본주의 방식으로 통치될 신의주 특별행정지구에 입법, 사법, 행정을 망라하는 자치권이 부여된다고 발표했다.

이 계획에는 주민들의 강제이주와 북한과 자치지구를 격리시킬 벽을 세우는 공사가 포함돼 있으며, 또한 아시아 유럽 미국으로부터 입법의원으로 활동할 인사들을 영입하고 한국과 일본의 기업들을 유치하여 제조업과 농업에 종사하도록 할 예정이다. 평양의 청사진은 중국의 베이징과 경제특구인 홍콩과의 관계를 모델로 삼고 있으며 "정부는 신의주 지역내 토지의 개발, 사용, 관리 권한을 부여하고 지역내에서 사업투자를 권장할 것"이라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양빈씨는 북한 지도자 김정일이 완전자치지구의 아이디어를 수용했으며 중앙정부가 이 지역내 업무에 대해 통제하지 않는다는데 합의했다고 말했다.

북한이 과연 이를 계기로 전체주의 국가를 탈바꿈시킬 수 있을지 여부는 명확치 않다. 과거 1990년대 중반에 외국인투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나진-선봉지역에 자유무역지구를 설정했으나 성과는 미미했다. 아무리 노력을 한다해도 신의주지역을 자유무역지구로 만드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전통적 관료주의는 기업가와 투자자들을 위축시킬 것이며 전기, 인터넷, 맑은 물, 도로 등도 매우 열악한 상태이다. 또한 신의주 자유무역지구에 중심역할을 할 양빈씨에게 의문이 있다. 수억달러가 넘는 재산을 가진 그는 베이징의 세무당국으로부터 탈세조사를 받아왔고 홍콩에 본사를 둔 주력사업체는 경영진 교체와 기업공개로 어려움을 겪을지 모른다.

지난 주 김정일은 고이즈미 일본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으며 이로 인해 두 나라가 국교를 맺게 되면 100억달러 정도의 일본 원조가 북한경제 건설에 쓰이게 될 것이라고 일본의 분석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평양에서 10년 이상 거주해온 한 아시아계 관리는 '신의주 경제특구의 지정과 이를 통한 북한의 확장된 경제체제 구축 효과는 1948년 북한정부 수립이래 최대의 개혁사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 놀라운 계획 중 하나는 현재 약 20만명의 신의주 시민들은 대부분 군인과 그 가족들인데 양빈씨는 앞으로 2년 내에 신의주는 50만명의 기술자와 행정능력을 갖춘 시민들로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빈씨는 "우리는 최고의 인재와 최고의 법률을 가질 것"이라며 이전 홍콩에서처럼 유럽인을 포함한 외국인들이 행정직과 사법직을 수행할 것이며 새로운 부두와 항만시설이 개발되면서 투자자들을 유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빈씨는 신의주 자유무역지대의 성공은 북한과 북아시아의 경제를 신장시키겠지만 김정일은 대부분의 북한주민들을 사회주의 체제속에 두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신의주가 사회주의 북한과 담을 경계로 격리되지만 신의주가 성공하게 되면 결국 전 북한이 개방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이 양빈씨를 왜 신의주 행정장관직에 선출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으나, 양빈씨는 1980년대에 네덜란드로 정치적 망명을 했다가 나중에 중국으로 되돌아 왔으며 약 9억달러 정도의 재산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신의주 자유화계획에 1년 이상 관여해 왔으며 주로 농업과 항만 개발에 집중해왔다고 한다.

양빈씨 스스로는 불법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완강히 부인하고 있지만 양빈씨는 그가 중국당국으로부터 탈세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그의 홍콩소재 원예기업의 주가는 크게 폭락했다.

북한 당국자들은 지난 23일 저녁 신의주 특구 행정장관으로 임명받은 양빈씨를 축하하며 인민문화광장에서 거대한 연회를 열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