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의 기자들이 만났다. 남측 한국기자협회 대표단과 북측 조선기자동맹 대표단은 16일 8.15민족통일대회가 진행중인 워커힐호텔에서 모임을 갖고 6.15 남북공동선언의 취지를 살리는 보도와 사업을 추진한다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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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로 진행된 남북언론부문 모임에서는 남측 대표단(단장 정일용 한국기자협회 남북교류특위 위원장)이 제안한 6개항의 남북언론교류 활성화를 위한 제안서에 대해 북측 대표단(단장 엄일규 노동신문 편집위원)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측 기자대표단의 제안서는 ▲올 가을, 또는 내년 봄 평양에서 토론회 등 남북기자대회 개최 ▲2003년 봄 서울에서 열리는 동아시아 기자포럼에 북측 대표단 초청 ▲내년 봄 한국기자협회가 모금한 평양과학기술대학 설립기금 전달 협조 ▲한국기자협회장 평양초청과 연합뉴스·조선중앙통신간 기사교류 ▲9월 부산 아시안게임 참가 북측취재단 지원 ▲한국기자협회와 조선기자동맹 중앙위원회간 정기적 기자교류사업 등 6개항을 포함하고 있다.
4명이 참석한 북한 대표단은 남측 제안에 대해 ‘남북간 기자교류는 아직은 시기상조이나 6.15공동선언 실현을 위해 남북 기자들이 같이 노력하자’며 특히 남북기자토론회와 아시안게임 참가 북측취재단을 위한 남측의 지원제안에 대해 적극적인 합의자세를 보였다. 북측은 조만간 두 사안에 대해 남측에 답변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북측 대표단은 또 정기적 기자교류와 통신사간 기사교류 등 다른 4개항의 제안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검토하겠으나 남북간 언론교류사업은 대표단의 단독적 결정으로 이뤄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점을 들어 상부에 보고한 후 답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문별 모임이 끝난 후 가진 커피타임에서 남북 기자들은 “앞으로 자주 만나자”며 환담을 나눴다. 북측 엄일규 단장은 ‘북쪽 언론은 통일이 잘 돼있어 언론이 6.15선언 실현을 위한 통일지향적인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하면 그대로 가는데 남측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며 남측 언론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정일용 남측 단장(연합뉴스 논설위원)은 이에 대해 ‘남쪽의 언론은 다양성을 보장하고 있어 일률적으로 통제할 수 없다’며 “이런 행사를 통해 북측이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자세를 보여야 남측 언론도 달라질 수 있다”고 언론교류를 위한 북측의 협조를 당부했다.
북측 대표단의 전성철 조선중앙통신 기자는 이 자리에서 ‘남측이 북측을 북한이라고 지칭하는 것은 옳은 명칭이 아니다. 남측이 하는 대로 북이 따라 하면 남을 남조선이라고 지칭해야 하는데 상호 존중하는 의미에서 상대방이 꺼리는 명칭은 쓰지 말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당초 오전 8시30분으로 예정됐던 이날 부문별 행사는 30분 정도 늦게 시작됐으며 각 분과별로 활발한 토론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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