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심과 부심이 살인청부업자처럼 이용된 더러운 월드컵에서 이탈리아는 쫓겨났다."
18일 한국전에서 2:1로 역전패한 이탈리아 언론들이 경기를 진행한 심판들과 골든골의 주인공 안정환 선수를 상대로 막가파식 화풀이를 하고 있다. 이탈리아 언론들은 또 이탈리아팀의 패배가 한국의 월드컵 우승 장애물을 제거하기 위한 FIFA 등의 모략이라는 음모론까지 제기하고 있다.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 라 스탐파는 19일 '이탈리아팀의 패배는 한국팀의 우승 진출 장애물을 제거하려는 FIFA와 권력자, 광고주들의 모략' '안정환은 형편없는 투자대상의 주인공' 등으로 혹평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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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패배는 심판이 살인청부업자로 이용됐기 때문"**
'코리에레 델라 세라(Corriere Della Sera)'는 19일자 '권력자 집단과 트라파토니 감독의 실수'란 기사에서 "주심과 부심이 살인청부업자처럼 이용된 더러운 월드컵에서 이탈리아는 쫓겨났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그 원인이 "한국 대표팀의 우승 장애를 제거하기 위해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있는 FIFA와 한국인과 비슷한 비양심적인 굶주린 월드컵 위원들, 권력을 손에 쥔 거물들, 즉 터키인 에르직(Erizik), 독일인 로트(Roth), 스페인인 빌라리(Willari), 그리고 광고주들의 막대한 투자는 우연이 아니다"는 데 있다고 밝혔다.
또 "이탈리아 패배는 이탈리아팀을 포함해 이들의 계획을 위협하는 팀들을 제거하기 위한 조치"라며 "역대 월드컵에서 그 어느 나라 팀에게도 이렇게 많은 부당한 취급을 한 적이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 신문은 상기한 대표적인 사례가 "다섯골의 무효판정, 시뮬레이션 액션이란 불투명한 이유로 퇴장당한 토티, 크고 작은 여러 가지 오류의 세 경기 등"이라고 지적했다.
또 주심 선정과 관련해서는 "운 나쁜 우연의 일치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실수한 자들의 미숙한 경험으로도 여겨지지 않는다. 어제(18일)처럼 중요한 경기에 주심중 가장 젊고 경험이 부족한 주심이 결정됐다. 이 선택은 경기를 연극원본을 충실히 따른 결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었다"고 비판했다.
***"일본의 패배는 터키인 주심 대표의 자국 보호 대책이 원인"**
한편 일본의 8강 탈락에 대해서는 "주심 대표자인 터키의 에르직은 자기 나라를 만약의 횡포로부터 막기 위해 이탈리아 주심 콜리나(Collina)를 세웠다. 아니나 다를까 일본팀은 1대 0으로 패했다. 오랫동안 FIFA에는 이탈리아 위원은 없었다. FIFA가 (이탈리아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아무런 사전방책을 세우지도 않았다. 이탈리아 축구협회 위원들의 잘못인가? 아니면 시비걸기 좋아하는 이탈리아 관계자들의 탓인가? 그럴 수도 있겠다...."라고 해석했다.
이 신문은 "더러운 방법으로 결과를 조작하는 손들에 의해 움직여지는 월드컵이지만(유럽축구연맹인 UEFA도 마찬가지다) 이탈리아 축구협회 위원들을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위법을 저지르지 못한다고 질책해야 한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최종적인 목표는 결국 FIFA다. 이 신문은 "문제는 딴 게 아니라 언제까지 축구를 이렇게 잘못된 사람들이 운영하도록 놔둘 것이냐에 있다"며 11명의 위원들과 비서진으로부터 부정부패 혐의로 재판에 회부된 블래터 위원장의 사례를 들었다. 즉 재선이 불가능했던 블래터 위원장이 재선된 사례는 FIFA가 과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정부패 사건 때처럼 재편돼야 한다는 것이다.
***라 스탐파 "안정환 선수는 형편없는 투자대상의 주인공"**
라 스탐파는 19일자 '영웅해고'란 기사를 통해 이탈리아를 침몰시킨 안정환 선수를 맹공격하고 나섰다. 1966년 이탈리아를 격침시킨 북한의 박두익 선수까지 거론한 이 신문은 "부질없는 행동으로 우리를 집으로 보낸 안정환은 내일부터 소속팀을 잃을 것"이라며 "왜냐하면 페루자는 더 이상 약 1백50만 유로(Euro)의 투자를 원치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라 스탐파는 "실제 안정환이 무엇을 했는가"라며 "알렉산드로 가우치(Alessandro Gaucci) 페루자 구단주와 세르세 코스미(Serse Cosmi) 구단 감독이 단지 녹화테이프만 보고 나서 그를 해고했을까? 한국전 경기내용을 담은 테이프가 페루자 구단에 발송되고 난 후 안정환은 형편없는 투자대상의 주인공이 됐다. 게다가 이탈리아와의 경기 도중 페넬티킥에서도 실수를 했다"고 혹평했다.
이 신문은 안 선수에 대한 페루자 구단의 계약해지 통보와 관련해 "분노가 지배하는 순간이라서도 아니고 탈락에 대한 복수의 갈증이 불타서도 아니다"며 "안 선수와 이탈리아 축구사이에는 무언가 화합되지 않는 것이 있음이 확실하다"고 정당화했다.
***페루자 구단주 "안 선수 집에 보내겠다"**
가우치 페루자 구단주는 또 "항상 물보라를 일으키는 사람이 있다. 그가 처음 왔을 때는 한 마리의 양 같았고 빵 사먹을 돈도 없었다. 이제 이례적인 돈을 받고서도 베풀지는 않는 부자가 됐고 게다가 우리들에 대해서 험담을 한다. 그를 집에 보내겠다"고 말했다.
라 스탐파는 페루자 구단주의 결정은 현재 한국인들이 열광하고 있는 안 선수에 대한 확고한 처벌 통고라며 "이탈리아 축구에는 적합하지 않고 정확한 정체성도 없는 한 센터선수가 매순간 공격수로 변모한다"고 물음표를 던졌다.
코스미 페루자 감독은 안 선수에 대해 "우리에게 관심도 없는 형태의 축구를 한다면 한국에 남아 있는 것이 좋겠다. 우리에게는 도움이 안된다. 우리 팀에는 아무 손해 없다. 다만 운이 없었을 뿐이며 한번쯤 실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이어 안정환 선수에 대한 인신공격까지 서슴지 않는다. "그는 이탈리아에 적응하지 못했다. 이런 관점에서도 그를 서울로 돌려보내는 것은 애석하지 않다. 2년이 지나도록 이탈리아어를 못했으며 사람들이 스파게티를 사랑하는 것에 대해 이해하기 힘들어 했다. 감독은 모든 선수들에게 경기 전에 칼로리가 많은 스파게티를 먹게 했으나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한바탕 설전을 벌여야 했다. 그는 동양식 생활방식을 끊지 못했다. 밀라노까지 가서 한국식품을 구입했다"는 것이다.
안정환 선수에 대한 라 스탐파의 인신공격은 집요하다. 이 신문은 "월드컵이 그의 어깨에 달려 있고 젊은 나이에 갑자기 유명해져 상품가치가 올라 한국은 그를 강하게 붙잡고 있다"며 "그는 적어도 꽤 나은 계약서에 서명하려고 찾고 있을 것이다. 한국 소녀들은 이탈리아에 치명타를 가한 그에게 대단한 애정을 쏟고 있다"고 비아냥댔다.
라 스탐파는 안 선수가 어린 소녀들의 심장에 화살을 맞추기는 쉬웠어도 히딩크 감독에게는 달랐다며 "월드컵 초반 안 선수는 (후보로) 벤치에 앉아 있어야만 했는데 미국과의 경기에서 감동적인 동점골을 넣은 후 감독은 더 이상 그를 자를 수 없었을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탈리아 분노와 절망 이해하지만 축구는 축구일 뿐**
이같은 언론들의 반응은 이탈리아 축구의 패배가 이탈리아인들에게 얼마나 큰 충격을 주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골든골의 주인공 안정환 선수에 대한 비난 역시 이탈리아 프로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가 자신들을 집으로 돌려보낸 데 대한 분풀이라고 보인다.
이탈리아의 분노와 절망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나 월드컵은 월드컵으로 시작하고 끝나야 한다는 진리를 축구 전통강국인 이탈리아 언론이 차분히 돌이켜봐야 할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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