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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사업가 "나는 평양에서 자유를 만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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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사업가 "나는 평양에서 자유를 만끽한다"

프랑스 언론 '장밋빛 안경을 쓰고 본 평양'

북한을 바라볼 때 쓸 안경은 잿빛이 좋을까, 아니면 장밋빛이 좋을까. 한국에 비친 북한의 모습은 대부분 잿빛 안경을 통해 바라본 실태들이다. 탈북자ㆍ인권침해ㆍ식량난ㆍ독재 등등 언론에 비친 북한의 모습은 선진화된(?) 남한의 시각에서 볼 때 아직 후진 국가에 불과하다.

하지만 우리가 보고 듣는 북한의 모습이 전부일까. 혹시 아직도 옛날처럼 '뿔 달린 괴물'을 바라보는 시각으로 북한에 대해 선입관을 갖고 보는 것은 아닐까. 최근 금강산 관광을 다녀온 사람들은 북한 안내원들의 달라진 모습에 크게 놀랐다는 말을 하기에 바쁘다. 남한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가 스스럼없고 무척 적극적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웬만큼 민감한 정치 이야기도 잘 받아 넘긴다는 이야기다.

북한을 이해하고 판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안경을 쓰지 않고 보거나, 안경을 쓰더라도 색깔없는 안경을 쓰고 보아야 하는데 현실은 잿빛 안경을 쓴 상태에서 바라본 북한과 평양 이야기를 접하기가 다반사다. 안경(언론을 통하지 않고)을 쓰지 않고 북한을 보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장밋빛 안경을 쓰고 바라 본 평양은 어떤 모습일까.

'장밋빛 안경을 쓰고 바라본 평양' 이야기는 프랑스 일간지 라 크로와(La Croix)가 13일 월드컵을 맞아 특집으로 보도한 내용이다. 프랑스 사업가이며 기업컨설팅 회사 '리브라 콩세이' 대표 필립 드 샤보 라투르씨는 이 기사에서 "어느 누구도 목격한 적이 없는 강제수용소를 고발함으로써 서방기자들과 NGO가 북한의 평판을 많이 손상시켰다"고 말한다.

14년 전부터 서울에서 살고 있는 샤보 라투르씨는 1년 전 자신이 직접 운영하는 컨설팅 회사의 지사를 북한에 열었다. 홍콩과 이탈리아 경쟁자들을 물리친 결과인데 그는 2년 전부터 북한 사람들과 접촉하며 쌓은 신뢰가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라투르씨가 원하는 것은 북한과 유럽 기업들을 연결시켜 주는 것이다. 따라서 이 기사는 북한에의 투자 기회에 서방측 기업가들이 진지한 관심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다.

라 크로와는 이 기사 말미에서 라투르씨가 확신하는 북한의 개방과 남북통일의 결실을 보기 위해선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라 크로와 '장밋빛 안경을 쓰고 바라본 평양' 기사의 주요 내용.

***'장밋빛 안경을 쓰고 바라본 평양'**

필립 드 샤보 라투르씨는 14년 전부터 서울에서 거주하며 사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1년 전부터 그가 어디에서 주말을 보내는지는 짐작도 못 할 것이다. 그는 "평양에서"라고 의기양양하게 말한다. 마침내 그에게 신세계가 열린 것이다.

평양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기 위해 그는 상당한 희생도 감수하고 있다. 반드시 베이징을 거쳐 평양으로 가야하는 상당히 긴 여정이지만(서울에서 직접 평양으로 갈 수 있다면 비행기로 한 시간도 안 걸린다) 이 정도 장애는 그에게 아무 것도 아니다.

샤보 라투르씨는 "왜 그런지, 어떻게 그렇게 됐는지 잘 모르겠지만, 항상 북한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착각하지 마라. 그가 평양에 가는 것은 관광을 위해서도, 일주일간의 바빴던 서울 생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도 아니다. 더구나 그는 평양에서도 교통 체증을 경험했다고 장담하기까지 한다.

그는 처음으로 북한에 자신이 운영하는 컨설팅 회사 지사를 막 개설했을 뿐이다. 홍콩과 이탈리아 경쟁사와의 경쟁을 물리치고 이루어낸 일이다. 그는 "2년 전부터 북한 사람들과 접촉을 했는데, 관계가 친밀해졌다. 그들은 나의 북한 입국을 허용했고 나를 신뢰했다. 난 서두르지 않고 설명을 했으며 그게 전부다"고 설명한다. 우리의 이 프랑스인 실업가가 북한을 좋아한다는 것은 역력하다.

기업 컨설팅 회사인 '리브라 콩세이'의 대표 샤보 라투르씨는 유럽 회사들과 한국 회사들 사이에 다리를 놓아주고 싶어한다. "북한 사람들이 중시하는 것은 에너지, 그리고 산업 기간 시설-즉 기차, 트럭, 항구, 전기, 산업특구-이다. 북한은 배를 필요로 한다. 리스 시스템을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유럽 기업들이 이러한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질 거라는 것은 확실하다."

샤보 라투르씨는 북한 사람들이 자신에게 아주 보기 드문 특혜를 베풀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즉 그들이 언젠가는 자신과 거래를 하게 될 것이라는 희망이다. 북한 사람들과 투자 관련 상담을 하는 경우, 희망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이미 상당한 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프랑스 실업가는 북한의 스탈린 정치 체제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다. 더욱이 그는 "그 누구도 목격한 적이 없는" 강제 수용소를 고발함으로써 "서방 기자들과 시민단체들(NGO)이 북한의 평판을 많이 손상시켰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남한과 비교해볼 때 북한에서 사업을 할 경우 누릴 수 있는 이점을 강조한다.

그는 "감시당한다고 느껴본 적이 전혀 없다(아니면 그들이 감시를 기가 막히게 하는 것이겠지만). 밤에는 평양 거리를 마음대로 산책할 수 있으며, 내가 만나려고 하는 사람들을 만나지 못하게 하는 경우도 없다"고 말한다.

사업은 사업이다. '장기적'으로 볼 때 수익이 있으리라는 생각에 실업가들은 종종 현실을 장미빛 안경을 쓰고 바라본다. 몇 년 전, 중국에 대해서도 이와 똑같은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지 않았는가. 북한이 정말로 개방할 생각이 있는지, 중국처럼 야심만만한 경제 개혁 정책을 펼 생각이 있는지, 그리고 결국에는 남한과 통합할 생각이 있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한 관건이다.

샤보 라투르씨는 그것을 철석같이 믿고 있다. 그는 "북한 사람들에게 일거리를 가져다주어야 한다. 그러면 저절로 변화가 올 것이다. 김정일을 논외로 해서는 안된다. 심지어 평양에는 이제 인터넷도 있다. 장기적으로 볼 때, 북한은 문호를 개방할 것이고 언젠가는 통일이 될 것이다"고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결과를 알기 위해선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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