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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라덴, 비행기 이용 미 본토 공격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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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라덴, 비행기 이용 미 본토 공격 계획"

요르단 작년 여름 미국에 제보-'더러운 전쟁' 저자, 존 쿨리 밝혀

미 부시행정부는 지난해 요르단, 모로코 등 아랍권 친미 우방국의 정보기관으로부터도 9.11테러에 관한 사전 경고를 받았으나 이를 묵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 언론인 존 쿨리는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 21일자에 기고한 칼럼에서 미 정부는 지난해 여름 요르단 정보기관으로부터 오사마 빈 라덴이 미 본토에서 비행기를 이용한 대규모 테러를 계획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으나 이를 묵살했다고 주장했다.

'미, 외국의 경고도 무시했다(The U. S. ignored foreign warnings, too)' 제하의 이 기고문에서 쿨리는 요르단의 일반정보국(GID)이 지난해 여름 미국측에 빈 라덴의 테러조직 알카에다가 미 본토에 대한 대규모 테러를 계획하고 있으며 이 테러에는 비행기가 이용될 것이라는 정보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GID는 테러의 정확한 시점과 목표물, 그리고 테러를 위해 민간여객기를 납치할 것인지 여부까지는 알아내지 못했으나 이 테러작전의 암호명은 밝혀냈다. 아랍어로 '알 우루쉬 알 카비르(성대한 결혼식이란 뜻)'였다.

쿨리에 따르면 GID는 알카에다 조직원간의 통신 감청을 통해 이같은 정보를 알아냈으며 정보의 심각성을 감안, 압둘라 국왕의 측근이 직접 이 내용을 워싱턴측에 전했다. 쿨리는 이 정보가 암만 주재 미 대사관내 중앙정보국(CIA) 지부를 통해 워싱턴에 전달된 것으로 추정했다.

요르단측은 이 정보가 미국측에 확실히 전달되게 하기 위해 또다른 루트를 이용했다. 당시 암만을 방문중인 이란계 독일 정보요원을 통해 이 정보를 미국에 알린 것이다.

쿨리는 GID가 잘 조직되고 유능한 정보기관이라며 특히 90년대 이후 아랍 테러리스트들의 동향을 면밀히 추적해 왔다고 전했다. 미국 정보기관을 도와 미국과 캐나다 내의 알카에다 조직원을 색출하는 데도 GID는 수없이 많은 공을 세웠다는 것이다. 쿨리는 미 정보기관이 요르단측의 이같은 정보에 충분한 주의를 기울여 대응조치를 취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사후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쿨리는 최근 9.11테러 사전 대처에 관한 미 언론의 의혹 제기로 부시 행정부가 수세에 몰리자 당초 이같은 사전 경고 사실을 확인해 주었던 요르단 관리들은 태도를 바꿔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9.11테러 2개월 후인 지난 해 11월, 프랑스의 한 잡지와 모로코의 한 일간지는 거의 동시에 알카에다 조직에 침투했던 모로코의 한 비밀 정보요원에 관한 기사를 실었다.

이 기사들에 따르면 하산 다부라는 이름의 이 요원은 9.11테러 수주일 전 알카에다에 침투하는 데 성공했다. 이 요원은 모하메드 모로코 국왕 직속의 정보기관에 오사마 빈 라덴이 "2001년 여름이나 가을에 뉴욕에서 대규모 작전"을 계획하고 있다는 정보를 전했으며 이 정보는 워싱턴에도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부는 이 정보보고에서 빈 라덴이 지난 1993년의 폭탄 테러에서 뉴욕 세계무역센터를 붕괴시키지 못한 것을 "대단히 아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고 한다.

이후 다부는 미국으로 와 자신이 알아낸 정보들을 미 정보기관에 전했다. 익명의 프랑스 정보 요원에 따르면 당초 빈 라덴의 신임을 받았던 다부는 미국에 온 이후 알카에다와의 접촉이 끊어져 9.11테러의 구체적 정보까지는 알아내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현재 미국 내에서 신분을 위장한 채 미 정부 보호 하에 살고 있으며 미국의 대테러전쟁을 돕고 있다고 한다.

쿨리는 모로코 정보요원 다부에 관한 소식은 프랑스와 모로코의 최초 보도 이후 후속 보도가 일체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쿨리는 요르단 정보기관 GID의 사전 경고는 자신의 취재에 의해 사실로 확인된 것이며 모로코 정보요원의 경우는 후속 확인작업이 필요하지만 두 경우 모두 중요한 것은 미 정보기관이 우방국의 정보 협조에 보다 진지하게 대처했어야 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주 뉴스위크(20일자) 보도에 따르면 미 정보기관은 지난 해 초 말레이시아로부터도 알카에다 조직원들의 수상한 동향에 관한 정보를 제공받았으나 이를 묵살한 바 있다. 당시 말레이시아 정부는 알카에다 조직원들의 콸라룸푸르 회동을 사진과 함께 미국측에 전달했는데 이들 중 2명은 나중에 9.11테러범으로 판명됐다.

존 쿨리는 지난해 우리나라에서도 번역 출판된 '더러운 전쟁(Unholy War)'의 저자로 그는 올해 여름 이 책의 3번째 개정판을 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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