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보당국은 지난 해 9.11사태 이전 자체 수사요원 및 외국 정보기관들로부터 비행기를 이용한 테러에 관한 사전 경고를 받았으나 이에 대해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20일자)가 보도했다.
뉴스위크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경고들(Unheeded Warnings)' 제하의 기사에서 FBI 내부 문서 등을 인용해 지난해 7월부터 애리조나주, 미네소타주 등의 현지 FBI 수사요원들과 프랑스, 말레이사아 정보당국이 테러 위험성을 사전 경고했다고 밝히고 미 정보당국의 고위관계자들이 이에 대해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것같다고 지적했다.
이제까지 9.11테러의 사전 경고에 대해서는 일부 진보적 언론매체(wsws.org) 등이 의혹을 제기해 왔으나 미국의 주류언론이 이 문제를 들고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음은 이 기사의 주요 내용이다. 기사 원문은 www.msnbc.com에서 볼 수 있다. 편집자
미 연방수사국(FBI)은 9.11 테러에 관한 사전 경고는 없었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FBI 내부 문서에 따르면 현장 수사요원들은 워싱턴의 FBI본부가 인정하는 것보다 훨씬 더 걱정했음을 시사하고 있다.
지난 2001년 7월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한 요원이 작성한 메모는 애리조나의 한 비행학교에 다니는 중동 출신 남자들의 의심스러운 행동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지난 주 상원의 한 청문회에서는 이보다 더 폭발적일 수 있는 내부메모의 존재가 알려졌다. 일반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이 청문회에서 로버트 뮐러 FBI 국장가 언급한 이 메모는 미니애폴리스 지부 요원이 작성한 것으로 프랑스계 모로코인 자카리아스 무사위라는 비행학교 수강생이 '세계무역센터에 무언가를 돌진시킨다'는 계획을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의심하는 내용이다.
특히 이 메모가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이유는 무사위가 9.11테러 관련자중 유일한 생존자로 현재 재판에 회부돼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뮐러 국장이 말한 이 메모는 테러 며칠 전인 2001년 9월초 쓰여진 것이다. 이 메모를 작성한 FBI 요원은 대테러팀의 일원으로 무사위가 무슨 일을 꾸미려 하는지 필사적으로 추적중이었다. 무사위는 이에 앞서 지난해 8월 비행학교 교관들로부터 그가 대형항공기 조종법을 배우는 데 의심스러울 정도의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제보에 의해 미 이민당국에 체포됐다.
FBI 현지 요원들은 프랑스 정보당국을 통해 무사위가 과격 이슬람 단체들과 연관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 낸 뒤 그의 컴퓨터를 조사하기 위한 국가안보 수색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당했다. 이들은 결국 그의 이메일 교신을 분석한 끝에 그가 런던 히드로 공항으로부터 뉴욕 JFK 공항까지 보잉 747기를 몰고 오는 법을 배우고 싶어 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FBI 요원들은 이 구간에 어떤 목표물들이 있는지 머리를 쥐어짜며 의논했다. 이들은 "무사위가 비행기를 가지고 무슨 일을 저지르려는 계획임을 철석같이 확신하고는 미친듯이 그 `무슨 일'이 무엇인지 알아내려고 노력했다"고 한 고위 관리는 전했다.
한 요원은 무사위가 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에 비행기를 돌진시키려는 것도 `한가지 가능성'이라고 적어냈다. 그러나 FBI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는 가능한 시나리오들을 '추측'한 것에 불과했다고 일축했다.
의회 조사관들은 이보다 더 폭발력 있는 문서들이 앞으로 공개될 것으로 믿고 있다.
그중 하나는 지난 2000년 1월 말레이시아 당국이 제공한 정보를 미 중앙정보국(CIA)이 적극적으로 조사하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당시 말레이시아 당국은 알 카에다 조직원들이 콸라룸푸르에서 회동한 사실을 사진과 함께 미국에 제공했다. 이들중 2명은 후에 9.11 테러범으로 판명됐다. 그러나 미 정보당국으로부터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이에 따라 말레이시아측도 감시를 중단했다고 말레이시아의 한 관리는 뉴스위크측에 말했다.
CIA 관계자들은 이 회동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훨씬 뒤에야 밝혀졌으며 CIA가 FBI에 경고했을 때는 이미 때가 늦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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