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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아라파트 국외추방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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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아라파트 국외추방 노려

<속보> 29일 라말라에 대대적 군사공격

“이스라엘은 나를 구속하거나 망명지로 유배시키거나 혹은 죽이려 한다.”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무조건적 휴전을 제안한 지 채 하루가 지나지 않아 이스라엘은 아라파트를 ‘적’이라고 공개 천명하고 라말라의 아라파트 근거지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을 단행했다.

이스라엘 군은 29일 아라파트의 근거지인 팔레스타인 행정수도 라말라에 대해 탱크를 포함한 대대적인 공격을 단행해 치열한 전투끝에 라말라의 팔레스타인 정부 청사들을 파괴시켰다. 이스라엘군은 아라파트 수반의 집무실이 있는 3층짜리 건물을 점령했으며 이로써 지난해 지난해 12월 이후 라말라시에 강제연금 상태인 아라파트의 행동반경은 더욱 제한되게 됐다.

그러나 자신의 사무실에 고립돼 있는 아라파트는 굴복을 거부하면서 결사항전을 다짐하고 있다. 영국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그는 아부다비 TV와의 전화통화에서 "알라신께서 나의 순교를 축복할 것"이란 말을 3번이나 되풀이하면서 항전을 다짐했다. 그의 사무실은 전기와 전화선마저 이스라엘군에 의해 끊긴 상태로 아라파트는 자신의 휴대전화이 아랍권 등 외부세계와의 유일한 통신수단이다.

외신에 따르면 파월 미 국무장관은 “아라파트에 대한 직접적인 신변을 해치지는 않을 것이나 그는 고립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은 28일 발생한 팔레스타인에 의한 이스라엘 네타냐시 등의 자살테러를 지목하고 “아라파트는 폭력행위를 중단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파월은 29일 워싱턴에서 “무고한 시민을 해치는 테러행위는 근절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이번 공격에 앞서 미국측과 사전 협의, 미국의 동의를 받아냈으며 이 과정에서 아라파트의 신변안전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스라엘 신문 하레츠는 이번 군사공격을 통해 아리엘 샤론 총리는 아라파트를 국외추방하려 하는 것같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이미 수개월전부터 벤야민 네타냐후 전 총리 등이 아라파트의 국외추방을 주장해 왔다고 지적했다.

하레츠는 그러나 샤론의 궁극적 목표가 아라파트의 국외추방인지, 아니면 더 나아가 팔레스타인 정치지도자로서 아라파트의 교체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지난 1982년 당시 이스라엘 국방장관이었던 샤론은 레바논 남부 팔레스타인 난민촌에 대한 대대적인 군사공격을 감행, 당시 이 지역에 머물고 있던 아라파트를 추방시킨 바 있다.

이스라엘 군은 10년 이래 최대의 군사이동작전을 시작했는데 이는 이스라엘의 공격이 대대적으로 그리고 오랜 기간 지속될 것임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이스라엘 군 방송에 따르면 2만명 이상의 예비병력이 팔레스타인에 대한 공격을 위해 소집됐다. 이스라엘 군의 실제 전력은 비밀이지만 정규병력은 18만6천명에 달하며 예비군은 44만5천명에 이른다.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과 아라파트에 대한 공격은 29일 발생한 예루살렘의 자살테러로 3명이 사망하고 19명이 중상을 입은 사태가 발생하며 더욱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아라파트는 현재 주변의 몇몇 측근들과 함께 창문없는 공간에 갇혀 있는 꼴이다. 한 이스라엘 평론가가 “만일 아라파트가 목욕탕에 가고 싶다면 이스라엘의 허가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할 정도의 상태인 것이다.

29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행정 수도에 대한 공격으로 건물붕괴는 물론 전기공급이 중단되고 전화는 불통상태이며 발전소 하나도 파괴됐다. 계속되는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아라파트는 현재 한 건물의 일개 층안에서만 활동이 가능하다. 라말라에 대한 이스라엘 군의 공격으로 5명의 팔레스타인 인과 1명의 이스라엘 인이 사망했고 60명의 팔레스타인 인이 포로로 잡혔다.

지난해 12월부터 이스라엘의 여행제한 조치로 라말라를 떠날 수 없었던 아라파트에게는 현재 수십대의 이스라엘 탱크들만이 원치 않는 이웃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밤을 넘긴 마라톤 회의 끝에 “이스라엘은 아라파트를 완전히 고립시키기로 결정했다”며 “그 이유는 최근 발생한 팔레스타인의 자살테러에 있다”고 말했다. 벤자민 벤엘리제 국방장관은 “아라파트에 대한 신체적 위협이 가해질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최근 3일간의 이스라엘에 대한 팔레스타인 테러는 30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27일(현지시각) 발생한 네타냐시의 테러로 인한 사망자만 현재 22명에 달하며 28일 이스라엘 정착촌에 대한 공격으로는 4명, 그리고 가자지구에서는 2명의 이스라엘 인이 사망했다.

28일 베이루트에서 사우디 압둘라 왕세자의 중동평화안을 만장일치로 수용한 아랍연맹 국가들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격이 자신들의 제안에 대한 공개적인 거부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아메드 마허(Maher) 이집트 외무장관은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아랍연맹의 평화제안을 전쟁을 위한 사망의 선전포고로 화답했다”고 말했다.

미국은 현재 이스라엘의 호전적인 태도에 대해 별 다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스엘 신문 하레츠에 따르면 부시 행정부는 지금까지 이스라엘에 대해 요구해왔던 ‘아라파트 축출은 안된다’ ‘팔레스타인 붕괴는 안된다’ ‘팔레스타인 영토의 재점령은 안된다’ 등의 3가지 원칙을 지켜야 하는지에 대한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다.

즉 이스라엘의 행동반경을 제한할 것인지 아니면 어떠한 방법으로 지금까지 지켜왔던 제한원칙을 수용하도록 설득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는 것이다.

한편 유럽 국가들은 중동지역의 위기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중동지역의 위기확산에 대해 평화적 협상재개를 촉구하고 이스라엘은 아라파트에 대한 공격을 자제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나선 것이다.

베드린 프랑스 외무장관은 “아라파트를 질식시키는 것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이스라엘이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으로 인해 얼마나 공포의식을 갖고 있는지는 이해할 수 있지만 아라파트가 모든 문제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인식은 일종의 강박관념”이라고 말했다.

애나 린드(Lindh) 스웨덴 외무장관은 “팔레스타인 수반에 대한 어떠한 공격도 국제사회에는 용인될 수 없다”며 “이는 보다 큰 손실을 초래할 뿐이고 이스라엘의 안정도 위협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린드 외무장관은 샤론 이스라엘 총리의 아라파트에 대한 공개적인 ‘주적’ 선언에 대해 “공포스러운 말”이라고 묘사했다.

하비에르 솔라나 유럽연합 외교ㆍ안보담당 최고대표는 아라파트와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외무장관과 전화통화를 한 후 대변인을 통해 “유럽은 군사작전에 의한 문제해결을 원치 않는다”며 “아라파트는 우리의 대화상대이며 적법한 자치정부 수반”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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