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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알아야 할 美 중동정책의 10가지 잘못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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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알아야 할 美 중동정책의 10가지 잘못 <上>

마구잡이 무기 수출로 전쟁 조장

미국의 테러전쟁이 본격화되면서 미 중동정책에 대한 의문과 비판이 커지고 있다. 비판론자들은 석유자원의 확보를 최우선 정책목표로 하는 미국의 현 중동정책이 계속되는 한 테러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한다. 오사마 빈 라덴 등 테러범의 색출, 제거는 테러 근절의 근본적 대책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다음은 미 중동지역 전문가인 스티븐 준스 샌프란시스코 교수가 미국의 중동정책에 대해 비판한 10가지 사항을 요약, 정리한 것이다. 민간 싱크탱크인 포린 폴리시 인 포커스의 중동지역 책임자로도 일하고 있는 준스 교수의 비판을 2차례로 나누어 싣는다. 편집자

1. 미국은 중동 지역의 군사화를 부추겼다

미제 무기의 대부분이 중동 지역으로 수출돼 무기제조업자들에게는 막대한 이윤을 창출해주고 이미 지나치게 군사화된 이 지역을 더욱더 군사화시키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미국은 무기 수출을 자제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 지역으로의 미제 무기 반입은 걸프전 이후 600억 달러 수준을 넘어섰다.

무기판매는 미국과 중동국가들 사이의 정치적 연대를 쌓아주는 주요한 요소이며 특히 무기수입국 군수뇌부와의 관계에 있어서 더욱 그렇다. 미국이 이 지역에 직접 군사개입할 경우를 상정한다면 이 지역에 미제 무기 시스템을 구축해 놓는다는 것은 전략적인 이득이기도 하다. 무기판매는 또한 서방국가들에서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군수산업을 지원할 수단이기도 하다.

미국은 매년 약 30억달러의 예산을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원조비로 쓰고 있다. 미국은 군사원조의 이유로 이스라엘을 주변 아랍국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아랍 국가들이 사들이는 무기의 80%가 미제 무기이다.

1978년 이스라엘과 이집트간의 캠프데이비드협정은 여러 면에서 평화협정이라기보다는 미국을 포함한 3자 군사협정의 성격을 띤다. 왜냐하면 이 협정의 결과로 매년 50억달러 이상의 미제 무기가 이 두 국가로 반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제 무기는 이스라엘, 터키 등에 의해 민간인 살상용으로 쓰이고 있는데 이토록 많은 나라들이 무기의 힘을 빌어 권력을 유지하고 있는 지역에서 테러행위가 빈발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2. 미국은 중동 지역에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다

미국은 오래전부터 터키의 군사기지에 지상군을, 동지중해 아라비아해에는 해군을 배치해 왔으며 걸프전 이후에는 사우디 아라비아에도 대규모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다. 대부분의 걸프지역 아랍 국가들과 지도자들은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이후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으며 91년 후세인에 대한 걸프전에서의 미국의 강력한 리더쉽과 이라크의 대량 살상용무기제조를 막겠다는 유엔의 확고한 의지에 감사하고 있다.

동시에 미국의 전쟁 목적에 대한 비판도 무성하다. 걸프지역의 아랍 민중은 물론 몇몇 지도자들조차 미국의 전쟁 목적은 민족자결권이나 인권을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이 지역 원유에 대한 접근권리를 보호하고 이 지역에서 미국의 전략적 발판을 얻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많은 아랍인들은 아랍 국가들의 대량살상무기 획득을 저지하려는 미국의 정책에 반대하고 있다. 왜냐하면 중동 지역을 비핵지대화하자는 아랍인의 요구는 거부하면서 이스라엘의 핵무기 보유는 묵인하고 이 지역으로 미제 핵무기를 반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세기 동안 강대한 외부세력들의 반복된 정복에 시달려온 이 지역에서 미국의 계속되는 군대 주둔은 점점 더 큰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사실 최근 몇십년동안 미국의 군사적 역할이 커지는 지역에서 미국의 이익은 덜 보장되고 있다.

3. 미국의 이라크 경제제재로 엄청난 인도적 희생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은 경제제재를 통해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제조 능력을 무력화시키고, 나아가 사담 후세인을 축출하게 되길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강력한 경제제재는 오히려 후세인 정권을 강화시켜주고 있다.

영양실조와 별것 아닌 질병으로 매달 5,000명이(대부분 어린이들이다) 죽어가고 있으며 이같은 인도주의적 위기는 이라크의 전통적 적대국을 포함한 전세계가 제재 완화를 요구하도록 만들고 있다. 게다가 국민들의 생존이 더욱더 정부에 의존하게 되면서 이들이 공개적 저항을 할 가능성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걸프전 이전의 경제제재 때와는 달리 이라크 국민들은 현재 고통의 책임을 후세인 정권이 아닌 미국측에 돌리고 있다. 나아가 정치적 저항세력의 중추가 될 중산층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형편이다. 야당 세력 대부분도 미국의 공습과 경제제재에 반대하고 있다.

4. 미국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에서 공정한 중재자가 아니다

지난 20여년동안 중동 평화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치들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국제적 합의가 있어 왔다. 주변국가들로부터 이스라엘의 안전을 보장 받는 대신 이스라엘군은 국제적으로 인정된 경계선 안으로 철수한다, 서안 지구와 가자 지역에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건설한다, 예루살렘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공유하되 특별한 지위를 보장한다 등이다.

지난 30년을 거치면서 팔레스타인해방기구는 처음에는 이스라엘에 대한 테러와 함께 이스라엘 국가를 공개적으로 부정했지만 지금은 2국가 해법이라는 국제적 합의를 지지하고 있다. 대부분의 아랍국가들도 비슷한 진화 과정을 거쳐 이러한 평화정착을 지지한다.

그러나 미국은 이러한 국제적 합의를 계속 거부해 왔으며 현재도 이스라엘 우익 정부와 비슷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즉 이스라엘 주권하의 하나의 예루살렘을 지지하며, 이스라엘의 불법 점령지에 대해서도 부분적 철수입장만을 밀어붙이고 있다. 또 팔레스타인 땅은 몰수할 수 있고, 유태인만의 정착촌 건설은 허용하면서 이스라엘 영향력 밖에서의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은 거부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평화협상 과정을 통틀어서 미국은 당사자 해결 원칙을 고집하고 있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점령군 사이에는 엄청난 힘의 격차가 있는데도 말이다. 미국은 오슬로 협정에 따라 팔레스타인인들이 대대로 살던 땅의 78%를 포기했음에도 불구하고 팔레스타인이 더 양보하지 않는다고 비난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이제는 단지 1967년 이스라엘군이 점령한 땅에서 철수하기를 원하고 있다. 이 땅은 국제법상 이스라엘이 철수해야만 하는 땅이다.


5. 이스라엘 점령군에 대한 미국의 지원은 중동 전역에서 엄청난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중동 국가들의 절대 다수는 이스라엘이 유대인 독립국으로서 해당지역에 눌러앉게 될 것이라는 점을 뒤늦게 깨달았다. 그러나 이스라엘 점령군과 정책에 대한 미국의 외교적, 재정적, 군사적 지원에 대해서는 크게 분노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관계는 대단히 특이하다. 이스라엘은 세계인구의 1천분의 1에 불과하며 개인 소득은 세계 16위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미국의 전체 대외원조의 약 40%를 받고 있다. 최근의 직접원조액은 연간 35억달러를 넘어섰으며 다른 루트를 통해 추가로 10억달러를 더 받고 있다.

미 의회도 이러한 원조에 대해 거의 만장일치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인권과 국제법을 강조하는 민주당 의원들도 같은 입장이다. 미국 국민들이 이스라엘의 생존권을 강력하게 지원하고 미국이 그 권리의 보장자 역할을 하기를 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미국의 지나치고도 무조건적인 지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행정부와 의회의 선출직 고위관리들 사이에는 가까운 미래에 미국의 지원액을 줄이자는 요구가 거의 없다.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 지원의 대부분이 미제 무기 구입이나 기존대출금에 대한 이자 형태로 미국에 다시 돌아오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을 계속 지원하다는 미국의 공식 정책은 이스라엘의 생존권에 대한 미국인들의 도덕적 의무감보다는 이스라엘이 중동 지역에서의 미국의 전략적 이익을 지켜주고 있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제까지의 미국의 원조 액수중 99%는 이스라엘이 6일 전쟁을 통해 주변국 전체를 합친 것보다도 강력하다는 사실을 입증한 1967년 이후에 제공됐다. 이스라엘의 평화운동 지지자들은 미국의 무조건적인 이스라엘 지원이 이스라엘 정부의 정책 변화를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스라엘의 안보와 팔레스타인의 권리는 미국이 생각하는 것처럼 상호배척적인 것이 아니라 상호의존적이라는 것이다.

이스라엘이 국제법을 위반하고 팔레스타인과의 이전 합의를 파기하며 인권을 유린함에도 불구하고 미국 지원이 무조건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한, 이스라엘이 정책을 바꿀 동기는 주어지지 않는다. 그 결과 발생하는 아랍세계의 분노는 이스라엘과 미국의 장기적 안보 이익을 위협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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