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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에겐 너무 소중한 '부동산 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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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에겐 너무 소중한 '부동산 부자'

[이태경의 고공비행] "새누리당 부동산 공약, 해도 너무 한다"

궤멸의 위기를 벗어나 원내 1당 자리를 노리는 탓인지 새누리당이 최근 기세 등등하다. 새누리당이 약진하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정권을 상실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낀 보수 및 영남의 결집, 박근혜를 오너로 하는 일사불란한 체계를 구축해 공천을 큰 잡음없이 끝낸 것, 복지 및 재벌개혁 등을 표방한 좌클릭 정책, 야권의 공천난맥상과 야권연대의 취약성 노정, 정권심판론에 집중하지 않고 FTA 및 강정 등으로 전선을 지나치게 확장한 야권의 전술적 실책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선거는 아직도 2주나 남았고, 선거에 미칠 변수는 무수히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새누리당은 벌써부터 승자의 여유를 부리며 좌클릭하는 것처럼 보였던 당의 정책 기조를 재빨리 원위치시키고 있다. 재벌개혁의 중요성 및 개혁의 범위와 수준, 방법 등의 측면에서 한나라당 시절로 돌아간데 이어 부동산 정책도 한나라당 본색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는 새누리당 황우여 원내대표가 27일 방송에 출연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 등을 총선 공약으로 내건 모양이다. 황 원내대표는 방송에 출연해 "요즘 서민과 중산층의 고통을 가중하는 민생 현안 가운데 두드러진 것은 바로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 문제"라며 "부동산 시장 침체는 비단 건설업체, 부동산업체 등 일부만의 문제가 아니다. 부동산 중개업소를 비롯해 도배와 장판 등 20여 업종의 관련업에 종사하는 중소상인들의 어려움과 맞물려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해결할 방안으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와 총부채상환비율(DTI)규제 완화를 제시한 것이다.

해도 너무 한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 표현이다. 부동산 부자들을 위해 초지일관한 이명박 정부가 대한민국의 부동산 정책을 누더기로 만든 것도 모자라 새누리당이 아예 대한민국 부동산 정책을 장사지내려 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명박 정부는 임기 내내 종부세 무력화시키고, 분양원가 공개나 분양가 상한제를 흔적도 없이 날려 버리고, 양도세 약화시키고, 공공임대 다 줄이고, 대출을 얼마든지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한 마디로 부동산 부자들의, 부동산 부자들을 위한, 부동산 부자들에 의한 정부였던 셈이다. 이명박 정부의 이같은 부동산 시장 질서 교란행위가 부동산 가격 상승이라는 결실(?)을 맺지 못한 유일한 까닭은 말할 것도 없이 전세계적 불황으로 인한 경기 위축 때문이었다.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은 부동산 부자들만을 위한 이명박 정부의 무한질주를 적극 도와준 전과(前科)이 있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한나라당의 후신인 새누리당은 개과천선할 생각은 하지 않고 부동산 부자들을 위한 마지막 선물을 할 궁리에 몰두하고 있다. 새누리당이 1당이 되어 부동산 부자들을 위한 부동산 정책 기조를 계속 유지하고 경기가 회복되면 부동산 가격이 꿈틀대기 시작할 텐데 벌써부터 걱정이다. 그나저나 부동산 부자도 아니면서 새누리당을 열광적으로 지지하고 옹호하는 사람들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하는 건지 궁금하다.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고 투기가 기승을 부리면 필경 새누리당을 지지한 서민 대부분이 직격탄을 맞을 확률이 높을텐데. 일종의 자해가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 지경이다.

끝으로 지금의 부동산 시장을 비정상으로 규정하면서 부동산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중소상인을 염려(?)하는 황우여 대표에게 한 마디. "부동산 가격은 느리게그러나 한참 더 떨어져야 하고, 부동산 연관산업에 종사하는 중소상인이 걱정되면 부동산 투기를 통해 이들을 구제하려 하지 말고 보편적 복지와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을 통해 이들이 다른 업종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라"

ⓒ프레시안 (조형·사진=손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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