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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강용석, '해적' 꼬투리 잡는 사이 구럼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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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강용석, '해적' 꼬투리 잡는 사이 구럼비는…

흙탕물 유입으로 환경 파괴 시작…찬반 몸싸움 가열

'고대녀'로 불리는 김지윤 통합진보당 청년비례대표의 '해적기지' 발언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국방부가 연일 그의 발언을 비판하는 가운데 해군은 김 후보를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발단은 김 후보가 지난 4일 자신의 트위터에 '제주 해적기지 건설 반대! 강정을 지킵시다'라고 적힌 태블릿PC를 든 '인증샷'을 올리면서 촉발됐다. 이에 대해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8일 "해군을 해적이라고 한데 대해 통탄을 금할 수 없다"며 "천안함 피격 당시 전사한 46분은 전부 해적이란 말이냐"고 반발했다.

▲ 김지윤 통합진보당 청년비례대표 후보가 트위터에 올린 사진. ⓒ김지윤 트위터
김 대변인은 9일에도 "당 청년비례대표 후보가 제주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을 해적기지로 표현한 데 대해 강하게 유감을 표한다"고 강조했다. 해군은 이날 최윤희 해군참모총장 명의로 이날 서울중앙지검에 김 후보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했다. 천안함 유가족도 고소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 후보는 8일 보도자료를 통해 "강정마을 주민들을 짓밟고 자연 유산을 파괴하며 군사기지 건설을 강행하는 이명박 정권과 해군 당국을 '해적'에 빗대 비판한 것"이라며 "미국은 동아시아에서 제국주의적 해양 지배를 하려 하는데, 제주 해군기지가 미국의 이런 '합법적 해적질'을 돕게 된다는 점에서도 '해적'기지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무소속 강용석 의원도 '전매특허'인 소송전에 가세했다. 강 의원은 8일 김 후보가 해당 트윗으로 해군·해병대 전우회 소속 예비역들을 모욕했다며 "해군·해병대 전우회 소속 예비역 123명을 대리해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9일에는 자신의 팬클럽 회원 십 수명과 함께 강정마을을 찾아 해군기지 건설 촉구 시위를 벌였다. 강 의원은 이날 오전 기지 공사장 출입구 근처의 강정천 다리 앞에서 '대양해군 건설'이라는 피켓을 들고 "할아버지 고향이 서귀포 법환동 출신이다. 반드시 해군기지가 제주에 들어 서야 된다"고 시위를 벌이다 기지 건설 반대 활동가들이 반발하자 5분 만에 자리를 떠났다. <제주의소리>는 이 자리에서 한 마을 주민이 "할아버지 고향 팔아 먹으려 왔느냐"며 "할아버지 무덤에 가서 해군기지를 찬성하느냐고 물어보라"고 호통쳤다고 전했다.

▲ 9일 오전 강용석 무소속 의원이 지지자들과 함께 강정마을을 방문해 플랜카드를 들어보이고 있다. 강 의원은 집회신고가 이뤄지지 않아 이후 홀로 1인 시위를 벌이다 5분 만에 자리를 떴다. ⓒ연합뉴스

한편, 통합진보당은 김 후보와의 거리두기에 나선 듯 하다. 통합진보당은 8일 청년비례선출위원회를 통해 "김 후보가 통합진보당의 청년비례대표 후보로 최종 선출된 바는 없다"며 "김 후보가 거론한 '제주 해적기지 건설 반대' 표현은 청년비례선출위원회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유시민 공동대표도 9일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적절치 못한 표현으로, 정당 활동하는 사람으로서 합리적이고 적절한 이야기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발파 3일째 맞은 강정마을, 활동가 25명 무더기 연행

정치인과 군이 인증샷을 두고 다투는 사이 해군기지 건설 재개 3일째를 맞은 이날 강정마을에서는 기지에 반대하는 종교인과 활동가들이 발파를 막기 위해 공사장 안으로 침입했다가 무더기로 연행됐다.

문규현 신부 등 종교인 및 활동가, 주민 등 30여 명은 이날 오전 기지 공사장 서쪽에서 펜스를 절단기로 끊고 구럼비 해안 안으로 들어가 오늘 예정됐던 세 번째 발파를 막으려 시도했다.

이들은 곧 경찰 90여 명과 시공사 측 직원 20여 명의 제지를 받고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여성 활동가 1명이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됐다. 경찰은 기지 안으로 들어간 이들을 연행해 버스에 실어 공장 정문을 통과하려 했지만 활동가들이 버스 밑으로 들어가 눕는 등 저지에 나서면서 다시 수십 분간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시공사 측 직원에 의해 취재 중인 기자들의 장비가 일부 파손되기도 했다.

경찰은 연행된 이들을 상대로 무단침입 혐의 등에 의해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8일 오전 경찰에게 폭행을 가한 혐의로 연행한 오 모 씨에 대해에도 이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이날 예정되었던 발파 작업은 오후 2시가 넘어설 때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발파 작업이 이어지면서 구럼비 해안 앞 바다로 흙탕물이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 해군기지 저지 범도민 대책위원회는 9일 보도자료를 내고 "최근 비가 내리지 않았음에도 (발파로 인한 토사가) 구럼비 해안으로 유입된 것은 구럼비 암반 밑으로 흐르는 지하수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 사진 가운데에 보이는 구럼비 해안 주위에 흙탕물이 유출되고 있다. ⓒ제주 해군기지 반대 범도민대책위원회
기지 시공사가 발파로 인한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임시 배수로와 침사지 등을 만들었지만 발파를 위해 암반에 뚫은 구멍으로 지하수가 용출됐고, 이 공간에 토사가 유입돼 구럼비 해안까지 흙탕물이 나오게 됐다는 것이다.

범대위는 "주민들은 지하수 오염 가능성과 용출수의 영향 여부에 대한 조사를 해군과 제주도에 요구했지만 모두 묵살됐다"며 "결국 사업자인 해군과 환경영향평가 협의 내용 이행을 관리해야 하는 제주도의 무책임함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범대위는 또 토사 유출을 막기 위해 바다에 설치한 오탁방지막도 최근 풍랑으로 훼손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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