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美 스타벅스 종업원 한인 비하…"찢어진 눈"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美 스타벅스 종업원 한인 비하…"찢어진 눈"

英 프리미어 리그에선 선수간 갈등, 인종차별 잇달아

최근 유럽과 미국에서 흑인과 동양인을 비하하는 인종차별 사건이 연달아 터지고 있다. 대부분 가해자의 사과로 수습이 되고 있지만 자칫 인종간 갈등이 심화될 수 있는 사안이어서 각국 정부도 관심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는 리버풀의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가 멘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수비수 파트리스 에브라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하고도 한동안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아 논란을 키우면서 결국 영국 정부까지 나서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수아레스는 지난해 10월 맨유와의 경기에서 에브라를 스페인어로 '흑인'을 뜻하는 '네그로스'(negros)라고 불러 화를 자초했다. 에브라는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에 이러한 발언을 알렸고 수아레스는 8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았다.

논란은 11일(현지시간) 수아레스가 징계를 받은 후 처음 가진 맨유와의 경기 시작에 앞서 에브라와의 악수를 거부하는 등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커졌다. 선수단 사이의 악수는 관례임에도 자신과 갈등을 빚은 에브라만 거부하면서 화해 의사가 없다는 뜻을 보인게 아니냐는 비난이 일었다.

이날 맨유는 공격수 웨인 루니의 연속골에 힘입어 수아레스가 한 골을 넣는데 그친 리버풀을 2대1로 이겼다. 수아레스는 퇴장하는 자신의 근처에서 더 과장된 몸짓으로 승리를 자축하는 에브라의 모습이 카메라에 담기면서 더욱 체면을 구겼다.

▲ 11일(현지시간) 영국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리버풀의 경기는 리버풀의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의 인종차별 발언 이후 열린 첫 '리턴 매치'로 관심을 모았다. 자신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수아레스가 이날도 자신과의 악수를 거부해 이중의 모욕을 당한 맨유의 수비스 파트리스 에브라(오른쪽)는 팀이 2대1로 승리한 이후 퇴장하는 수아레스 옆에서 일부러 과장된 몸짓으로 승리를 자축했다. ⓒAP=연합뉴스
케니 달글리시 리버풀 감독은 "수아레스가 악수를 거부하는 장면을 보지 못했다"며 감싸기에 나섰지만 상대편의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수아레스의 악수 거부는 "리버풀의 수치"라며 그런 선수들은 리버풀에서 다시 뛸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퇴출까지 거론했다.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모국인) 우루과이에서는 '네그로스'라는 말이 비하의 뜻을 담고 있지 않다"고 항변하던 수아레스도 결국 꼬리를 말았다. 그는 12일 리버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에브라뿐만 아니라 우리 구단에도 상처를 줬다"며 "에브라와 경기 전에 악수를 해야 했고 뒤늦게나마 사과하고 싶다"고 밝혔다. 맨유 측 역시 수아레스의 사과를 받아들이겠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지난해 첼시의 주장을 맡았던 존 테리가 퀸스파크레인저스의 수비수 안톤 퍼디난드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했다가 영국 대표팀 주장 자리를 박탈당한데 이어 인종차별 발언이 또 터지면서 영국 정부도 단순한 해프닝으로는 넘기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직접 나서 선수 대표단과 축구협회, 프리미어리그 고위 임원 등이 참여하는 '인종차별 시정 정상회담'을 열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에서는 스타벅스 종업원이 한인 비하

한편, 미국에서는 한인이 인종비하의 타깃이 돼 국내에서도 관심을 모았다. 지난 10일 미 애틀란타에 거주하는 한국인 김 모 씨가 지난달 21일 현지 스타벅스 매장에서 컵에 동양인을 비하하는 '찢어진 눈'이 그려져 있었다며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 등을 통해 사진을 공개한 것이 발단이 됐다. 현지 스타벅스 매장에서 보통 음료 컵에 고객의 이름을 적어 주문한 음료를 받을 수 있게 하지만 이 매장의 백인 종업원이 한인인 자신에게만 모욕적인 그림이 그려진 컵을 줬다는 것.

▲ 미 애틀랜타 시에 거주하는 한인 김 모 씨가 지난달 21일 현지 스타벅스 매장에서 인종차별을 당했다면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컵에 그려져 있는 '찢어진 눈' 그림은 동양인을 비하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김 씨는 10일 애틀랜다 한인 매체를 통해 자신이 스타벅스 본사에 항의했지만 '상품권을 원하면 지급하겠다'는 반응만 얻었고 해당 매장의 매니저도 무성의한 태도를 보이자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후 애틀랜타 한인단체와 아시아인 인권단체 등이 법적 대응을 경고하자 스타벅스 측도 황급히 수습에 나섰다. 13일 스타벅스 대변인은 <연합뉴스>에 "스타벅스는 평등과 화합, 다양성을 증진시키는 정책을 선도하고 지지하는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며 "이런 일은 용납될 수 없고 우리가 추구해온 친절 서비스와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일으켰던 매장 종업원은 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는 지난달 9일에도 피자업체 파파존스의 뉴욕 맨해튼 매장 종업원이 고객인 한인 고객에게 이름 대신 '찢어진 눈을 가진 여성(lady chinky eyes)'이란 말이 적인 영수증을 줬다가 인종차별 논란을 불러온 바 있다. 파파존스는 당시 보도자료를 내고 공식 사과한 뒤 해당 직원에게 인사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미 텍사스주 댈러스에서는 한인과 흑인간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지난달 9일 주유소를 운영하는 미국 시민권자 박 모 씨가 흑인 고객 제프리 무하마드와의 언쟁 과정에서 '아프리카로 가라'라는 실언을 했다가 흑인들의 집단 반발을 불렀다. 이후 흑인 사회에서 한인상점 불매운동까지 추진되는 등 사태가 확산되자 박 씨는 지난 3일 흑인을 대상으로 한 지역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