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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마, 정치범 70여 명 석방…반응은 '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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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마, 정치범 70여 명 석방…반응은 '싸늘'

<가디언> "진정성 의심…수십 년 인권 탄압 사라지는 것 아냐"

버마(미얀마) 정부가 군부 독재 시절 수감됐던 민주화 인사 수십 명을 석방하는 등 서방 국가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AFP> 통신은 12일 버마 정부가 이날 재소자 6359명을 석방하기 시작했으며 이 중에는 정치범도 포함되어 있다고 보도했다. 태국에서 활동하는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지금까지 70여 명의 정치범이 석방된 것으로 파악됐으며, 향후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버마 국영 텔레비전은 11일 고령이거나 병든 재소자, 모범수 등을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석방하겠다고 보도한 바 있다.

풀려난 정치범 중에는 2007년 민주화 시위를 이끌었다가 68년 형을 선고받았던 승려 우 감비라, 2008년 태풍 나르기스로 13만8000명의 사망자가 실종되거나 사망했을 때 버마 정부의 대책을 비판했다가 59년 형을 선고받은 자르가나르, 소수민족인 샨족의 지도자 세이 틴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1988년 민주화 운동을 일으킨 학생 운동가 아웅 카우 소이도 이날 버마 양곤의 한 감옥에서 출소해 <AFP>에 "21년하고도 이틀을 감옥에서 보냈다"며 "자유를 얻어서 기쁘지만 아직도 갇혀있는 이들에게 미안하다"라고 말했다.

버마에 경제 제재를 가하고 있는 서방 국가들은 버마 정부가 약 2100명의 정치범을 수감한 것으로 추정하면서 경제 제재를 푸는 선결 조건으로 정치범의 전원 석방을 내걸고 있다.

▲ 2008년 버마에서 약 13만8000명의 사망자와 실종자를 낸 태풍 나르기스와 관련 버마 정부의 대응을 비판하다가 투옥된 민주화 인사 자르가나르가 12일 석방돼 환영을 받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해 11월 20년 만에 총선을 실시한 버마 군부는 테인 세인 대통령이 이끄는 민간 정부에 올해 3월 권력을 이양했다. 하지만 총선 당시 군부는 민주화의 상징 아웅산 수치 등 정치범의 선거 참여를 금지했고 이에 수치가 이끄는 민족민주동맹(NLD)은 선거 보이콧을 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총선 직후 아웅산 수치가 가택 연금에서 해제되는 등 버마 정부가 민주화 의지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외부의 시선은 냉랭한 편이다.

<가디언>은 버마 통치자들이 정치범의 수감 사실을 인정하지 않아왔으며, 사실상 군부가 군복을 양복으로 갈아입은 것에 지나지 않는 민간 정부에서도 마찬가지였다고 지적했다.

토마스 퀸타나 유엔(UN) 인권위원회 특별조사관은 지난해 버마를 방문한 후 버마의 비밀 정치범 수용소에서 오랜 기간 광범위한 인권 유린이 저질러져 왔다며 이는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가디언>은 그같은 비판이 사실상 '리모델링'된 버마 군부(민선 정부)가 반대파를 탄압하는 강도를 표면적으로 느슨하게 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자원이 풍부한 버마는 외국 자본의 투자를 받기 위해 서방의 경제 제재를 풀고 싶다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달 환경 파괴 우려가 일었던 밋손 댐 건설을 중단하는 등 서방으로부터 환영받을 수 있는 행동을 보여 온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댐 건설 중단으로 댐 건설에 참여하고 있던 중국은 불쾌감을 드러내는 중이다. 2014년 동남아시아 국가연합(ASEAN)의 의장국 자리를 노리고 있는 버마로서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다른 국가와의 관계 개선을 위한 차원에서 민주화 의지를 '포장'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신문은 "독재자가 몇 번 펜을 끼적인다고 수십 년의 탄압과 학대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면서 버마 정부가 갑자기 도덕성을 회복하거나 서방의 제재 압력에 무릎을 꿇은 것 같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버마 정부의 민주화 의지에 대한 '진정성'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인다면 여전히 인권 침해를 당하고 있는 민주화 운동가와 국민의 민주화 열망이 묻힐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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