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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고속철 사고, 인재 증거 나와도 열차 파묻고 '쉬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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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고속철 사고, 인재 증거 나와도 열차 파묻고 '쉬쉬'

"벼락 맞아 멈췄다"는 초기 설명과 달라

39명이 숨진 중국 고속철 열차 추돌사고의 원인에 대해 중국 정부가 애초 알려진 자연재해가 아닌 신호 설비 및 관제 시스템 결함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막을 수 있었던 인재(人災)였다는 얘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8일 중국 <신화통신> 등은 안루성(安路生) 상하이 철도국장이 이날 오전 원저우(溫州)에서 열린 국무원 사고 조사팀 전체회의에 초기 조사 결과를 보고하면서 이번 열차 충돌사고가 원저우남역의 신호 설비 결함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봤다고 보도했다.

안 국장은 사고 당시 원저우남역의 신호 설비에 중대한 결함이 있어 벼락을 맞고 붉은 신호등을 켜야 할 구간이 녹색 신호등으로 바뀌었지만, 이 구간을 담당한 당직자는 고장이 난 걸 알지 못해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신호등 설비는 중국 베이징의 한 연구소가 설계해 2009년부터 쓰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설명은 애초 중국 당국이 사고 열차인 둥처 D3115호가 벼락을 맞고 멈춰서 경보 시스템까지 꺼지는 바람에 뒤따라오던 열차가 이를 알아채지 못하고 추돌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던 것과는 다른 설명이다.

어쩔 수 없는 자연재해가 아닌 설비 결함과 담당 직원의 소홀함 등이 복합적으로 연계돼 발생한 사고라는 점에서 안전사고에 대한 대비와 사고 후 조치에 대한 비판이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안 국장도 "이번 사고는 설비 품질과 철도 부문 인력의 자질, 현장 통제 능력 문제 등이 복합돼 나타난 것"이라며 "중국 철도의 안전 관리 능력이 아직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이번 사고와 관련 사고 열차의 잔해를 땅속에 묻어버리고 이틀 만에 운행을 재개했으며, 공식 수색 작업이 끝난 뒤에도 두 살배기 여아가 발견되는 등 사고 수습 과정 전반에 걸쳐 눈총을 받아왔다.

국무원은 26일 상무위원회에서 과학적이고 법에 근거한 사고 조사를 진행하겠다며 이번 사고과 관련된 철도부 관계자들에 대한 문책과 처벌 의지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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