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테러는 시아파 주민들의 밀집 거주 지역인 바그다드 동쪽 후세이니야와 북쪽 카드히미야 지역에서 일어났으며 21건의 폭발 가운데 11건은 차량 또는 자살 폭탄테러였다.
사상자 수에 대한 보도는 엇갈리고 있으나 최소한 수십 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이며 100명 이상이 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살레흐 메흐디 알 하스나위 이라크 보건장관은 최소 37명이 숨지고 320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BBC>와 <알자지라>, <뉴욕타임즈>는 병원과 경찰 관계자 등의 말을 인용해 최소 63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고, 현지 보안소식통을 인용해 최소 100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한 외신도 있다.
폭탄테러의 배후나 용의자는 아직 알려진 바 없다. 이번 테러는 지난 2일 58명이 사망한 바그다드 시내 가톨릭 교회 인질극 사건 이후 이틀 만에 일어났다. 앞선 사건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이다.
이라크 당국은 폭발 발생 지점 근처를 봉쇄하고 인근 지역에 통행금지령을 내렸으나 일각에선 연이은 테러 발생이 이라크 보안 당국의 무능으로 인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한 병사가 폭발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
전 세계 테러 비상…예멘 소포 폭탄·송유관 폭발은 알카에다 소행 의심
바그다드에서는 지난 사흘 동안에만 두 건의 테러에서 최소 121명이 사망한 셈이다. 이는 비단 이라크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세계는 테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라크에서 연쇄 폭탄테러가 일어난 날인 2일 오전(현지시각) 예멘에서는 한국석유공사 송유관 중 일부가 폭발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한 예멘 보안 당국자는 이번 폭발이 타이머가 달린 폭발물에 의한 것으로 보이며 알카에다의 소행으로 여겨진다고 아랍 위성방송 <알아라비야>에 말했다.
미국과 유럽은 '소포 폭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달 29일 예멘에서 미국으로 향하던 항공 화물에서 폭탄으로 의심되는 물건이 발견됐다. 발견 지점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와 영국 두 곳이며 미국은 이를 알카에다와 연관된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정보 당국 관계자는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알카에다의 폭탄제조 전문가 이브라힘 하산 알 아시리를 지목하고 있다고 지난 1일 밝혔다.
예멘 군과 정보기관은 아시리를 추적 중이다. 한 보안 당국 관계자는 아시리가 마리브와 샤와브 지방에서 목격됐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이 관계자는 "아시리는 예멘 알카에다의 우두머리인 나세르 알 와하이시 등과 함께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정보 기관에서 행방을 파악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작전이 진행되고 있는 마리브와 샤와브 지방은 바로 한국 송유관 폭탄 사고가 일어난 곳이다. 두 사건의 연계를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실제 '브루킹스 도하 센터'의 이브라힘 샤르키에 부소장은 "송유관 파괴는 우리가 예상했던 사태의 하나"라며 "알카에다는 예멘 정부의 군사작전이 확대되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임을 경고하기 위해 송유관을 파괴한 것"이라 말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유럽은 '그리스발' 소포 폭탄 대란
유럽에서는 '그리스발' 소포 폭탄이 문제가 되고 있다. 그리스 경찰에 따르면 2일 저녁까지 아테네에서만 최소 11개의 소포 폭탄이 발견됐으며, 같은날 스위스와 러시아 대사관에서는 소포형 폭발물이 폭발했다.
소포의 수신처는 니콜라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외에 아테네 소재 스위스와 러시아, 불가리아, 독일, 멕시코, 칠레, 네덜란드, 벨기에 대사관 등 공관 8곳이 포함됐으며, 아테네 공항에서도 유럽연합(EU) 최고법원과 유럽경찰(유로폴)로 발송된 2건이 발견됐다.
같은 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실에도 그리스로부터 배송된 소포 폭탄이 발견됐다. 이 폭발물은 지난달 31일 그리스에서 물류 배송업체(UPS)를 통해 발송됐으며 아테네에서 발견된 소포 폭탄과 유사한 형태라고 알려졌다.
혹시나 더 있을지도 모를 소포 폭탄을 찾아내기 위해 그리스 항공 당국이 48시간 동안 항공 소포와 우편의 발송 작업을 중지하는 사태도 빚어졌다.
하지만 '그리스발 소포 폭탄'과 '예멘발 소포 폭탄'에 연계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그리스 경찰은 설명했다. 두 폭발물이 유사한 것은 사실이지만 제조 방법이 단순하기에 우연의 일치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스 당국은 그리스 국내 극좌 테러리스트 조직을 배후로 의심하고 있다.
지난 1일 아테네의 한 택배 회사에서 일어난 첫 번째 폭발 당시 현장 인근에서 체포된 2명의 그리스 남성 중 1명은 과거 그리스의 급진 조직인 'CFN'에 가담한 전력이 있는 인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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