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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의사 증원이 고작 490명? 갈등 회피하는 '보신주의' 숫자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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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의사 증원이 고작 490명? 갈등 회피하는 '보신주의' 숫자 골랐다"

국민중심 의료개혁 연대회의 "다사 사회 대비 아닌, 정치적 보신주의"

시민사회단체가 지난 10일 정부가 발표한 2027학년도 의대 증원 규모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앞서 제7차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는 2027년 490명, 2028~2029년 613명, 2030년 이후 813명 수준의 단계적 의대 증원을 밝혔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전국노동조합총연맹,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참여하고 있는 국민중심 의료개혁 연대회의는 11일 성명을 내고 "이번 결정은 초고령화로 인해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넘어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고 사망자가 급증하는 사회 단계인 다사 사회를 대비할 의료개혁의 해법이 아닌, 국가적 위기 대응 과제를 '정치적 보신주의'로 축소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2024년 이후 2년간 환자와 국민이 의료공백의 고통을 감내하고, 보건의료 노동자가 붕괴 직전 의료현장을 버텨온 대가가 고작 '2027년 490명'인가"라고 반문하며 "이재명 정부가 '2000명 증원'이라는 유산을 떠안고 혼란을 수습해야 하는 불가피성을 인정할 수 있으나 의사인력 확충과 의료개혁은 어느 정부라도 수행해야 할 국가과제"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갈등을 회피하는 숫자'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인구와 질병, 지역소멸, 돌봄수요 폭증이라는 국가 리스크를 기준으로 일관된 인력정책과 구조개혁 패키지를 제시하는 것"이라며 "국가데이터처의 장래인구추계가 보여주듯, 65세 이상 비중은 2025년 20%를 돌파했고, 베이비부머가 80대 중반에 진입하는 2038년 전후부터 사망자·중증·만성질환·장기요양 수요가 동시 폭증한다"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의사를 지금 늘려도 전문의로 현장 투입까지 최소 10~12년이 걸린다. 2027년 입학생이 전문의가 되는 시점은 2037년 이후"라며 "2020년 문재인 정부 당시 400명 증원도 막혀왔던 것에 더해, 지금 대폭 증원해도 빠듯한데 정부는 고작 490명으로 적당히 시간을 때우려 한다. 이는 2038년 의료대란 예고편에 다름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0일 의대 증원 규모를 발표하면서 정책적 판단에 따라 당초 추계에 의해 도출된 부족한 의사 수보다 75% 수준에서 증원이 반영됐다고 밝혔다.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 및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는 2037년 부족한 의사 인력 규모는 4262~4800명이라고 추산했다.

이들은 관련해서 "회의를 거치며 모형 조합을 압축하고, 가상의 600명(공공·지역의대)을 미리 빼고, 교육 여건 상한을 적용해 연간 613명(2027년 490명)까지 축소한 과정은 '숫자 깎기'의 정치공학에 불과하다"며 "추계위는 숫자 깎기의 명분을 만드는 기구로 소비되고, 보정심은 정치 리스크를 방어하는 기구로 전락했다"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한 "정부는 지역의사전형으로 9개 도 지역 10년 의무복무를 말하지만, 지역·필수·공공의료는 '사람'만이 아니라 '기반'의 문제"라며 "수도권 대형병원의 병상 확대 경쟁이라는 블랙홀을 방치한 채 지역에 인력만 쏟아붓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의료전달체계 확립, 2차 의료 붕괴 방지, 팀 의료 인프라 강화, 병상수급과 기능재편, 행위별 수가제 개편 등 공급구조 개혁을 증원정책과 동시에 추진해야만 한다"며 "이런 점에 대해 정부는 시민사회와의 대화와 사회적 합의만 강조할 뿐, 어떠한 대안도 책임성 있게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의료개혁을 위해 증원은 필요조건이며,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 전달체계 개편, 병상·재정·노동정책과 결합하지 않으면 반복적으로 무력화된다"며 "정부는 이 교훈을 '갈등 봉합'으로만 정리했고 그 결과가 오늘의 490명"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제 밀려오는 '다사(多死) 사회'를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인구구조에 따른 문제가 폭발할 그때 책임질 사람은 현 정부가 아니란 점만은 분명하고, 현장에 남아있는 보건의료인력과 국민이 전적으로 감당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미래 국민들이 겪어야 할 의료사태가 시한폭탄으로도 남아있다"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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